축구해서 충분히 경제적/ 사회적 보상을 받고 있는데 병역이라는 국민의 의무 사항과 연결하는 발상이 참... 무슨 병역 면제가 선물도 아니고. 하기사 옛날부터 원체 부역 등은 빽 없고 돈 없는 백성들만 했지, 그 외의 계급은 하지도 않았어요. 병역 관련해서 선물인냥 퍼주고 이러니 군대는 최대한 뺄 수 있는 만큼 빼자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거겠죠.
전 축구를 국가주의적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서서 바라봐야 한다는 입장이라 이런 의견이 탐탁치 않네요. 축구 선수 뿐만 아니라 모든 예체능인이 기량이 녹슬지 않도록 군대에서 배려해 주는 방안을 생각하면 모를까, 면제 운운은 문제가 심하게 있다고 봐요.
가라/ 동의 안 하고 축구를 사랑했어도 동의 안 했을 겁니다. 국위선양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운운은 꼭 축구 아니더라도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일례로 '비'는 어때요? 비, 엄청 국위선양하고 있는데요. 이번에 현역 판정 나왔는데 그런 기준이라면 당연히 면제시켜 줘야죠. 월드스타라는 점에 동의 안 할지도 모르지만 한국 연예인으로서 세계적으로 그 정도 인지도와 스타성을 갖고 있는 이는 드물죠.
인기종목이라는 이유로 16위 안에 드는 성적으로 군면제 얘기가 나오는 게 참 그렇네요. 실현이 되든 안 되든. 올림픽이나 아시안 게임에서 한자리 등수 안에 들어도 병역 특례는 꿈도 못 꾸는게 대부분의 운동선수들일텐데. 그리고 막말로 축구가 이런 전세계적인 인기 종목으로 부상한데에 한국 축구선수들이 뭔가 딱히 대단한 공헌을 한것도 아니지않습니까.
좋은 기량 발휘할 나이에 군대에서 썩어야할 많은 남성분들, 특히 쉬는게 기량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예체능 특기자들을 보면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지만 (저부터가 예체능계라 주변에 그런 사람들 많거든요)그렇다고 축구만 이런 특례 주는 건 말도 안 되죠. 원칙은 원칙 아닌가요. 전 2002년에도 4강의 기쁨과는 별개로 병역 면제 특례는 좀 그랬어요.
병역 문제에 이렇게 관심이 있는게 결국 개인의 영역으로만 생각하니 그런 것 아닌가요. 병역 문제는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경쟁력과도 무관하지 않을텐데요. 병역특례는 운동선수 말고도 필요한 사람 많죠. 그러나 결국 반대하는 사람도 병역면제가 필요하다 치더라도 저들만 주기엔 배아프다는 논리고 찬성하는 사람도 그걸 한국이 안고있는 문제로 보고 풀어나가기보단 선물식으로 주고보자는 식이니 얘기가 진전이 안되는 거죠.
징병제 좋아하는 사람없는데 그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나 불만을 숨기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은 것이 이런 현상을 만들어내는 것이죠. 자신의 문제이기도 한 부분의 문제의식을 늘 다른사람의 문제가 나올때만 겉만 핥는 식으로 드러내는 상황들이요.
병역특례 찬반유무와 관계없이, WBC와 월드컵은 규모나 역사나 권위 면에서나 비교할만한 대회는 아닌 거 같습니다. UN이나 IOC보다 회원국이 많은 FIFA 주관이라는 것 뿐만 아니라, 월드컵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에게 꿈의 무대인 대회이고, WBC는 일개 국가 사무국에서 주최하고 탑클래스 메이저리거들은 안나오고 싶어하는 대회잖아요.
이런 혜택일수록 원칙과 대상이 분명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지나치게 인기에만 영합하는 면이 있어요. WBC도 그렇고, 마음대로 넣었다 뺐다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비인기종목-문화예술 분야와의 형평성도 고려해야 하고요. 월드컵이 대단한 대회라는 건 축구에나 그렇고, 다른 종목들도 나름대로 (일반인은 잘 모르지만) 권위있는 대회들이 있을 겁니다. 월드컵에 예외를 적용하려면 다른 대회도 마찬가지여야겠지요. 병역혜택을 줘도 상관이 없지만, 관련 법조항이 분명히 있는데 이를 무시하는 조치를 취하려고 한다는 게 영 마음에 안 드네요. (게다가 몇년 사이 관련해서 개정하고 고친지도 얼마 안 된 조항이거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