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하나,

   이탈
               - 이장욱

조그만 나사는 천천히 회전한다.
한 바퀴를 돌아가는 아주 오랜 동안
구멍 깊은 곳으로 그가 빠져나간 만큼 바람 든다.
안 보이는 그곳을 메우기 위해
사기그릇이 놓인 선반은 느리게 기울어진다.
너를 보내고 돌아오면서 나는
시속 일백 킬로로 질주하는 택시 안에 있었다.
나는 밤하늘을 바라보았지만
추락에 대해 상상하는 별들은 없었다.
별 하나가 보이지 않게 궤도를 바꾸는 순간
실내의 난은 무거워진 몸을 낮춘다.
소파에 누운 네 몸의 빈 곳으로
잠은 별빛처럼 스며든다.
하지만 모든 것은
약간의 이동일 뿐이니까.
그것은 술을 마시며 네가 한 말이었다.
붉고 긴 선들이 사 차선 거리 저편으로 사라진다.
내가 밤하늘의 시선으로 나의 질주를 바라보자
사기그릇이 놓인 선반은
어떤 추락에 대해 상상한다.
조그만 나사는 천천히 회전한다.
구멍 깊은 곳으로 천천히 바람은 든다.
밤거리의 저편으로 나는
조금씩 기울어진다.
 

---
오늘은 이 시가 맺히더라고요. 하지만 모든 것은 약간의 이동일 뿐이니까.
안녕히 주무세요^^
    • 시 감사요. 안녕히 주무세요~ +_+
    • 자기 전에 이 시를 보고 가네요. 시가, 참 좋아요. 감사합니다.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8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1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7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2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4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30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9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8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4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