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은 사람을 바꾸지 못해"

어떤 만화가가 한 말이었어요.

"그래서  난 그냥 더 놀아. 더 웃고 더 먹어" 란 요지의 문장이 이어졌지요.

곰곰히 생각해 보게 되더군요.

 

논쟁을 통해 내가 바뀐 적이 있었던가? NO!

내 논리에 의해 누군가 변화한 적이 있었던가? NO!

결국 사람을 움직이는 건

정념이지. 논리가 아니다란 말도 떠오르구요.

 

처음 듀게에 올 때는 논쟁 꾸러미가 너무너무너무 재미있어서 ("맙소사! 세상에 이렇게 똑똑한 사람들이 다 있지!")

모조리 프린트 해두고는

퇴근길에 들고 나와 지하철에 서서 읽곤 했었는데 말이죠.

 나의 사고회로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도 용납할 수도 없는 것을 보고 발끈해서 '내가 니들을 계도하리라 화르륵'

이런 심리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 시간에 쓰레기 하나 더 줍는 게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생각.

 

어떤 논쟁은 그저 자기의 욕구불만에서 비롯된 걸로만 보여요.

더 많은 노래를 부르고 더 많은 키스를 하고 더 많은 춤을 춰요. 이 아까운 젊음에. 

 

    • 논쟁 당사자들은 별로 안 바뀌는데(그 논쟁에 적극 임할 정도로 자기 입장이 분명할 거니까요) 논쟁 자체의 퀄리티가 높다면, 그 논쟁을 구경하는 다수의 사람들에게는 조금씩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저도 굳이 온라인에서 수준 높은 논쟁을 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오프라인에서 맛있는 거 먹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즐겁게 놀기를 더 선호합니다.
    • 하지만 논쟁이 쓸모없는 건 또 아니죠.
      그걸 보고 배우는 사람도 나오고, 당사자도 몰랐던 걸 배우기도 하구요.
      그리고 아주 드물게 변화하기도 하더라구요.

      저는 변화라는 것이 빠르게 진행될 리 없다고 생각해요. 느리지만 분명히 변하는 것, 저는 그걸 믿습니다.
    • 어떤 만화가인지 알수 없을까요? 무척 공감되는 말입니다. 서로간의 입장차이만이 더욱 분명해진다는 생각이들어 언젠가부터 논쟁을 피하고 있습니다..
    • 전 변한적 꽤 있어요.
      여기서 논쟁할 때에도 막상 앞에서는 자존심 세우고 고집부리다가 뒤에 가서 어...생각해보니 저사람 말이 일리있구나 하고 생각을 바꾼 적도 꽤 있고요. (아 부끄러)

      그러고보니 이렇게 댓글을 달기 시작하면 논쟁에 대한 논쟁이 되는 건가요ㅎㅎㅎ
    • 사람은 못바꿔도 생각은 바꾸지 않나요? 아 부끄럽다 혹은 아 그렇구나 라던가 ...
    • 모든 사람이 바뀌리라는 생각은 안 합니다. 글을 읽은 만 명 중에 한 사람이라도 바뀌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위해서 쓰는 거죠. 다 그런 거 아니던가요. 남을 변화시키는 게 어렵다고 눈 감고 있으면 세상이 어찌 될지 솔직히 좀 겁나는군요.
    • 확고한 주장이 있는 당사자들은 못 바꿔도 그 전 단계에 있는 아직 생각이 정리되지 않은 사람들은 논쟁에서 나오는 나름대로의 논리와 근거들을 보면서 바뀌기도 하지 않나요? 사실 제가 막연하게 이렇게 생각했는데 보니깐 저 말이 맞는거 같아! 뭐 이렇게 바뀌었던 적이 꽤 있는지라;;
    • 안 바뀌는 사람이 무섭지 많은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바뀐다고 믿어요.
    • 저도 이 게시판에서 생각이 바뀌었던 적이 많이 있어요. 모르고 있거나 제가 잘못 아는 부분을 깨닫고, 오 역시 여기분들은 대단해 멋지시다 했었던 적 많아요. 항상 어른스럽고 깊이있고 간결하고 따뜻한 글들 보면서 감탄하고 그분들에게는 존경심이 생겨요. 어느 분이라고 딱히 말은 하지 않겠지만 게시판에 그런 분들이 많으시거든요. 사랑합니당~ ㅎ
    • 생각을 확장하거나 심화시키는 건 보았어도
      토론으로 상대방의 생각을 전환시키는 경우는 거의 못본듯
    • 음.. 변화의 유무는 개인의 품격에 따라 갈리지 않을까요. 절대 안 바뀔 뿐더러 주변 사람까지 피곤하게 하는 사람의 경우엔 원글님 말씀이 맞겠고요.
    • 어떤 댓글이 달릴까 궁금해서 남긴 걸까요. 댓글 읽고 보니 왜 기분이 좋은가요.
      열등감을 까뒤집어 보여줄 뿐이면서 '이거 논리야'라고 우기는 '어떤 논쟁'에 포인트를 두는 글이라고 조심스레 고쳐 봅니다.
      상대방의 말에는 귀를 틀어막은 채 내 말만 고래고래 지껄이는 어떤 사람들에 대해 지쳐서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걸지도 몰라요.
      트위터나 듀게에서 논쟁을 보다보면 어느새 머리가 탁해져서 피해왔거든요.

      논쟁 당사자는 별로 안 바뀌는데 구경하는 사람들. 혹은 자신의 논리를 의심하던 사람들 등은 변화한다는 점 동의합니다.
    • 개인대 개인으로는 잘 변하지 않지만 사회안에서의 논쟁은 장기적으로 조금씩 변화를 만들어낸다고 봐요
      노예해방,인권,환경..그런 변화된 가치들이 지난 세기의 꾸준한 논쟁으로 조금씩 설득력을 얻어냈다고 보구요.
    • 글쎄요. 전 논쟁/토론을 하다가 아 내가 그런 측면에서는 생각하지 못했구나...하고 생각을 바꾼 적도 있는데요. 배운게 많은 논쟁,토론이었다 개운하기도 하고요. 감정적인 논쟁은 개운한 느낌이 없고 진탕같죠
    • 그리고 사람을 설득시키고 생각을 바꾸게 만드는 것은 굉장한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설득력은 어지간한 내공으로는 쉽지 않은 일일테고 지식 이상의 무언가를 담았기 때문에 사람의 마음과 생각을 움직이게 하는 것 같아요.
    • "더불어 말할 만한 사람인데 그와 더불어 말하지 않으면 사람을 잃는 것이고, 더불어 말할 만하지 못한 사람인데 그와 더불어 말하면 말을 잃는 것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사람도 잃지 않고 또 말도 잃지 않는다." 공자님 말씀이라는데 들고와봤네요. 일단 논쟁에서 상대가 말이 통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걸 오늘 새삼 듀게에서 느꼈습니다. 근데 모든 논쟁이 쓸모없는 것 같지는 않아요.
    • 네모/댓글의 종결자! 좋은 말이네요. 맘에 담아요. 수준높은 논쟁이 고픔....
    • 눈이 내리면/쪽지 보냈어요
    • 논쟁의 당사자들이야 이미 확고한 사고구조를 갖고 있을테니 생각이 바뀌기야 어렵겠지만, 그걸 지켜보는 사람들에겐 영향력이 적지 않습니다. 많은 정보를 얻게되고 또 아직 정리되지 않는 생각들이 다른 이들의 논쟁을 통해서 정리되기도 하니까요. 저 역시도 남들의 논쟁에서 많이 얻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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