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카페에서 사주팔자 본 이야기.

 

친구가 몇주전에 나름 용하다는 사주 카페에 가서 사주를 봤는데 꽤 잘 맞추더라며 (가족의 특징이나 자기 성향 같은거요) 재미있어 하더라구요.

2n년간 사주팔자, 점, 관상, 타로 등등 동서양 불문하고 운명에 관한 예언이나 분석은 전혀 믿지 않는다고 자부하며 살아왔지만....

좀 솔깃하더군요. 게다가 제 친구는 남편운도 잘 나오고 직장운도 좋게 나오고.

재미삼아 커피 마시며 점보는 거이니까 아무래도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는가 보다, 복채 많이 내고 무서운 소리 들을지도 모르는 신점보단

낫겠다 싶어서 나도 한번 가볼래! 해서 오늘 갔다왔어요.

 

근데.

헐렝망구..........

왜 나한텐 좋은 소리를 하나도 안해주시는건가요! ㄷㄷ

웃으면서 듣다가 점점 얼굴 굳어지고......재미삼아 보는 거라지만 마음은 꽁해지고....한숨만 나오고;;

 

저는 태어난 날짜와 시를 풀이해보면 태양같은 사람(세상을 비추는 사람 이런 거 아님...ㅠ;;)이라 

남자가 들어와도 못견디고 나간대요. 어쩌다 남자가 와도 목만 축이고 넘 더워서 간대요.흑흑.

그래서 남자를 오래 만날려면 제가 많이 베풀고 지원해줘야 한다더군요. 헉.....이게 뭔가요.흑.

20대에는 남자를 만나도 내가 퍼줄 것 아니면 오래도 못가고 돈도 다 새어나갈꺼래요. ㄷㄷ

 

결혼운도 까마득히 늦게 보인답니다. 빠르면 30대 중반. 꺄하하.....

그 남자는 대기만성형일 것이지만 저처럼 역시 집안엔 돈이 없는 남자일 것이라 합니다.

(연하에 마마보이 기질도 있을지도 몰라서 제가 누나같이 감싸주는 관계라는... 허....저도 보호받은 싶은 여자인데ㅋ)

 

가족운은 어떤가 했더니 부모님이 전에도 그랬겠지만 앞으로도 서로 금전적으로 도움받을 일은 없대요.

(헉, 과거 이야기는 정확합니다. 제가 좀 없어보여서 때려맞추셨을까요;)

그리고 제 팔자엔 불로소득이나 일확천금도 없고요. 어딜가나 부지런히 일할 팔자이며 재물운은 원래 없다고 합니다.아....ㅠㅠ

 

조...좋은 이야기도 좀 있어야 하는거 아닌가 싶은데...그냥 예의상 그래도 결혼하고 나면 남편이 성실해서 살만 하다..던가...

스스로 열심히 일하면 성과가 있을 거다 라던가...(그렇겠죠. 이론상으론 누구나;)

 

지금까지 재복이 없어 고생 많이 했고, 그리 연애운이 없었던 인생이라 그 부분을 맞춘 거 같아서

오~좀 맞긴 한데? 싶기도 한데

......믿는건 아니지만 기분은 조치아나요!ㅠ

와서 엄마한테 이야기했더니 너네 언니도 사주 많이 봤지만 다 틀렸었다라시면서도 쓴웃음 작렬;ㅋ

 

태어나서 처음 보는 거라 뭔가 기대는 살짝 했지 말입니다.

돈복이 없으면 배우자복이 있든가......;;

 

이런 단순한 사주팔자 한번 보고  혹시나...정말 그렇게 되는거 아닐까 하는 불안이 들다니

사람들이 심심풀이로 점보러 갔다가 속아서 굿하고 오는 이유를 알겠어요;;;

 

 

 

 

    • 재미로 자주 신점 봤다는 사람 이야길 들어보니.... "뭐라고? 얘, 하나도 안 맞더라! 오호호호~~" 였어요. ㅎㅎㅎ
    • ㄴ 오,제발요. 그래야 해요.ㅎㅎ지금 사는것도 고역인데 계속 그럴꺼라 생각하니 뭐, 믿을 게 아닌걸 알면서도 슬프더라구요;;;ㅋ
    • 제가 전에 올린 야바위글에서도 그렇듯이 사람들 속는 건 한순간이죠.
      '안녕하세요 저는 속기로 예약이 되어 있읍니다.'라기보다는 극적인 순간에 마음이 움직여서 보통 때는 하지 않았을 판단을 하게 된다든지... 화자가 의도한대로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매우 자신있는 말투로 청자가 딴 생각이나 재어보기를 못하게 몰아가는 순간을 잘 감지해야 하는 것 같아요.

      근데 저도 점이나 카드 같은거 좋아합니다. 카드는 그림도 예쁘니까요~
    • 여유있는 남자와 결혼해서 얼른 가난한 가족에서 벗어나고 싶은데 교제하는 사람마다 시원찮고... 이런 모습을 보이신거 아닙니까?
      점도 단순한 사주풀이가 아니라 에너지를 교환하는 거라고 하네요. 상대의 기가 왕성하면 남편복이 없어도 본인이 더 잘나간다. 부모복이 없으면 자수성가한다. 이렇게 말해준다고 합니다.
      복이 없다는 말에 신경쓰지 마시고 평생 일한다고 하니 남의 돈 빌려쓰는 일 없고 아쉬운 소리는 안하겠구나.. 그렇게 생각해보세요. 늦게 결혼한다는 데 연하의 남편.. 좋을 것 같은데요.
    • 이런 말 하면 미신에 약한 사람처럼 보이겠지만 (약간 그렇긴 해요ㅋ;)
      정말로 사주 잘 보는 사람 만나면 처음 앉자마자 끝날때까지 무릎만 칩니다.
      근데 사주를 잘 보고 못 보고를 떠나 그분은 그다지 좋은 사주쟁이? 는 아닌 것 같아요.
      잘 봐주시는 분일수록 사주는 가이드 라인이라는 것을 주지시키고 미래를 일단 열어놓고 말씀해 주는 편인데..
      그렇게 생각하면 좋은 사주쟁이는 사실 점쟁이라기보단 상담사라는 생각도 듭니다. 니 미래가 이럴거야 단언하면서 똑똑 찝어주는 것 보다는
      과거와 현재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이러저러 하는게 좋지 않을까..' 라는 조언을 해주니까요.
    • 사주는 믿지 않지만..사람을 이해하는데 뛰어난 분이 있고 필요한 소리나 위로를 해주는 데 탁월한 분이 있다는 건 믿어요. 악의를 섞지 않고 점을 봐주는 사람이면 믿든 안 믿든 크게 해될 건 없는 것 같아요.
    • 사주 보는 거 웬만하면 나쁜 얘기 안 하죠, 프로들이라면. 칼같이 해석하면 덜덜 떨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상담자에게 겁이나 주는 건 사주를 보는 목적 자체에서도 벗어난 고약한 행동이 아닐까 싶습니다. 듀게에서도 사주 보는 분들 몇 분 있고, 저는 자미두수와 타로카드 쪽이긴 합니다만, 어느 쪽이든 사주를 보는 건 이 더럽고 치사한 새상 어떻게 한 번 잘 살아 볼까 하는 자세에서 비과학적인 수단이나마 동원해서(+어느 정도는 오컬트적인 심심파적) 살 길 알아보자고 하는 거지, 나쁜 말만 하고 겁주고 하는 건 공포정치 효과(여기선 역술인에게 돈을 주는..)밖에 더 되겠나요.

      저보다 훨씬 실력 뛰어나신 분들도 많아서 감히 쓰기는 좀 그런데, 겁주는 실 예를 하나 들자면, 예컨대 이렇습니다.
      자미두수에 보면 길성과 악성이라는 게 조합을 이룹니다. 이 조합이 어느 부분에서 어떤 구조로 형성이 되느냐..에 따라 해석을 하게 됩니다. 이 악성 중에 경양이라는 놈과 타라라는 놈이 있는데 경양과 타라가 퓨전하면 양타격으로 업그레이드 됩니다. 그런데 경양이라는 건 옛날 중국에서 양 잡아 제사지내는 걸 표현하는 말입니다. 당연히 양 죽일 때는 칼로 잡지요. (희생양이라는 말이 여기서 나왔죠.) 별로 좋은 얘기는 아닙니다, 대부분의 경우. 그리고 얘가 타라성을 만나서 양타가 되면, 자미두수상에서는 뭔가 예기치 못한 accident가 터진다는 걸 뜻합니다. 자 이제 겁을 줍시다. 사람의 여러 가지 복락을 분류별로 늘어놓은 12궁 중에 총운을 관장하는 궁은 명궁입니다. 글자부터 목숨 명이죠. 명궁에 양타가 끼면? 옛날 점쟁이들은 사형당하는 수라고 봤습니다. 명궁에 칼이 들어왔으니 모가지가 달아난다 뭐 이렇게 해석을 합니다. (뭐 역사적으로 새남터에서 목 달아난 인간 중에 실제 저런 사례가 없는 건 아닙니다.) 어쨌거나 미아리 점쟁이들은 저럽니다.
      그리고는 "부적 써줄테니 이거면 괜찮을거야" 하고 돈을 법니다.(물론 부적도 그네들의 음양오행상으로는 근거가 있습니다... 과학적이진 않지만.) 그리고 좀 더 질 나쁜 인간들은 저기서 "굿 하게 돈 천만원만 들고 오소..." 뭐 이렇게 나가는 거죠.

      근데 사주니 자미니 하는 것들은, 유사과학 내부의 체계와 논리를 따른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확률론이라 이해하시는 게 편합니다. 따라서 음양오행과 천기의 움직임을 살펴봤을 때, 올해는 이런 가능성이 높아지더라.... 그러니까 조심 좀 하는 게 좋겠수. 아니면 올해가 찬스니까 한 번 망설이는 게 있으면 질러 봐! ... 이 정도로 그치는 게 전 옳다고 봅니다. 운기상으로 보니까 수화목금토... 어디보자... 올해 물가에 가지 않는 게 좋겠구만(이거 많이 듣죠?) 뭐 이런 식. 위에서 말한 명궁에 양타격도... 제가 아는 사람은 저거 스물네살에 들었는데 그냥 맹장수술하더군요-_-;; (어쨌거나 칼을 대긴 댔네..) 다른 경우에는 쌍꺼풀수술-_- 하는 경우도 봤구요.

      그러니 사주 등의 전통적 해석은 때와 장소 상황에 따라 전부 달라져야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미 전문적으로 보시는 분들이 얘가 뭔 개소릴 써놓냐 싶은 분도 있을 텐데, 어디까지나 예시로 든 거니 그냥 넘어가주시기 바랍니다.. 실제 케이스에서는 의사가 증세 보고 문진하듯 벼라별 변수가 다 생길 테니까요. 명반부터 일단 짜야 되고)

      +
      개인적으로 사주니 타로니 하는 것은 일단 수단 자체는 비과학적이긴 하지만 나름대로 '카운셀링'을 하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제 경우에는 콜드 리딩도 적극적으로 활용을 합니다. 어쨌거나 상담자가 갖고 있는 멘탈의 문제를 해결해 줌으로서 도움되는 게 목적일 테니까요.
    • 한줄요약: 차라리 듀게에 성별이랑 생년월일'시'(<- 이거 중요) 써놓고 좀 봐주세요 하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디씨였던가 어디선가에는 실제로 저렇게 보고 피자 복채로 쏴주고 하는 경우도 많던데요. (제가 지인들에게 타로 봐줄 때는 후배들에겐 100원 잘 모르는 사람에겐 2천원 혹은 밥한끼. 그정도 받았던거 같고..)
    • 사주는 나온 괘를 어떻게 풀이하느냐, 하는 해석(학)이라고 생각해요. 평생 일만 해야하는 개미팔자라던 제 가까운 이는 대기업 들어가 매일 노예처럼 혹은 산업혁명 시대의 노동자처럼 과잉노동에 시달리긴 하지만 어쨌든 잘 나가는 대기업 사원인 거죠. 불로소득 좋으세요? 졸업 후 십여 년이 넘도록 어쩌면 평생, 어떠한 기관에도 소속되어 본 적 없이, 부모나 배우자가 주는 돈으로 사는 삶일 거에요. 제가 보기엔 희노애락이 절제된 거의 무위에 가까운 삶이 사주의 세계에선 높이 평가받는 경향이 있는거 아닌가 싶고, 그게 체질에 맞는 분도 계시겠지만, 요즘 세간의 기준으로 보면 뭐 썩 좋을 것도 없는 걸 가지고 좋네 어쩌네 하는 것 같아요.
      마흔 넘은 언니들 얘기가 남편 나이 한 살이 연봉 1억이랍디다. 연하 3년이면 3억이란 소리죠. 나이 어린 남편 만나고, 평생 본인이 흘린 땀으로 먹고 살 것이며, 그러한 자립능력의 기반에는 경제적 도움을 일찍 끊으신 부모님 공도 큰 것이니 나쁘지 않습니다. 또 뭐 있었죠? 늦은 결혼? 아무래도 공부나 일 많이 하시겠는가보네요. 일찍 결혼해 살림과 육아에 매몰되기 보다는. 남자한테 퍼준다..란 부분은, 퍼줄 게 있다면 있는대로 좋은 거고, 없다면 없어서 못 줄테니 염려할 것 없어요. 하여간 카산드라 같은 점쟁이 만나 욕보셨습니다. 공지영 소설가는 다른 소설가 두 명과 함께 점을 보러 갔는데, 유독 공지영에게만 천상의 선녀였다는 둥 원래 이쪽 세계에 사실 분이 아닌데 천계에서 죄를 지어 벌 받아 내려와 고생이 많다는 둥 하는 얘길 들었대요. 함께 가신 분들, 같은 돈 냈는데 누군 공주고 누군 무수리냐며 분개. 점쟁이가 눈치도 없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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