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적인 지지 혹은 헌신적인 애정을 받은 경험이..

있으신가요? 부모님이나 가족을 제외하구요.

 

 

 

저는 고등학교 1학년때 같은 반 아이한테  비슷한 것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좋았어요. 뭔가 으쓱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

그런데 시간이 갈 수록, 내가 그런 대접을 받아도 될 인간인가.

저 아이가 나에 대해 뭔가 착각하고 있는 것이 있는 것 같다.

그런 생각이 들면서, 약간 짜증도 나면서,

어느샌가 그 아이를 점점 멀리하게 되었습니다.

같은 버스탈 수 있는데, 일부러 다른 버스를 탄다거나...

결국 그 아이도 지쳤는지, 아니면 질렸는지 저에 대한 지지를 그만 두게 되었구요.

 

 

샤넬의 칼 라거펠트가 예뻐라하는 남자모델이 있습니다. 이름은 지아비코니 밥티스트.

이동 중에는 항상 같은 차를 타고. 대외 행사에 항상 참여하고. 런웨이에서 항상 마지막을 장식합니다.

저 번에 아이스버그가 주제인 콜렉션을 펼쳤을 때는 츄바카같은 옷을 입히더군요.

새삼 라거펠트가 지아비코니를 얼마나 사랑하는가 느껴졌어요. 빙하위에 북극곰. 칼은 그렇게 생각하나봐요. 그 자체로 완벽.

모델로서 라거펠트의 애정을 받는 건 정말 영광일 거에요.

저 아이는 전생에 무슨 업적을 남겨서 칼 할배의 애정을 받을까, 되게 좋겠다고만 생각했는데,

문득 제가 어렸을 때가 생각나니까 과연 지아비코니가 순수하게-혹은 온전하게- 그 애정을 받아드리려나 의문이 들었죠.

모델이 아니었으면 라거펠트의 공세?를 과연 좋아했을까?

아니 모델이라 치더라도 애정을 받아들이는 그 배후에는 아무것도 없을까?

 

 

헌신적인 사랑이라고 쓰다보니까 란위가 생각났습니다.

저는 보지 않았어요. 그런 게 싫어요. 그 헌신의 깊이가 깊을 수록 마주보고 있는 사람과 저울의 기울기가 달라지면,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모두에게 상처이자 비극이어요.

 

 

그래서 일방적인 애정보다는 상대의 빈 곳을 채워주는 관계가 좋아요.

영화도 그런 게 좋아요.

쉘터란 영화가 있는데,

 

 

 

 

 

 

 

    • 가영/
      저를 두고 그런 말씀 하시면 안되죠...
    • 가영/저를 두고 그런 말씀 하시면 안되죠...2
    • 으으, 그런 애가 있긴있었는데 100% 착각이었어요. 차라리 애초부터 없는게 나아요.
    • 글이 잘렸나봐요; 저도 영화 쉘터 좋아해요>.<
    • 그게 뭐에요 도대체?
    • 우와 그런 게 가능한가요. 할까요.
    • 독짓는젊은이//부모는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근데 저의 경우는 아니네요. 이렇든 저렇든 꼭 조건 한가지는 들어가야 만족을 하시죠. 그래서 사람에 대한 기대치를 팍 낮추어 뒤통수 맞는경우를 방지해주시니 부모님께 그저 감사할뿐..ㅋㅋ
    • 타보//본문에 부모 제외라고 해서... 그런 부모님에게서 태어난다면 인생 거저 먹는 거네요.
    • 란위는 급 결말만 아니면 나름 훌륭한 영화였을텐데... 아무리봐도 결말이 아쉬워요.
    • 저는 상대에게 애정을 바랬으므로 무조건적인건 아니었는데
      정말 잘해줬습니다 마음도 퍼주고 물질도 퍼주고 (뭐 꼭 비싼건 아니었지만)
      물론 제가 그런걸 받은적은 없군요-.-
    • 그 사랑이 엄밀한 의미에서의 무조건적인 사랑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겠죠. 아마 콩깍지에 씌여서 맹목적으로 퍼주는 사랑..에 가까운데, 그 형태가 남녀간 사랑에서처럼 격렬하다기보다 부드럽고 순종적(복종적)인 형태였기에 '헌신적이다'라고 느끼고, 그래서 '무조건적이다'라고까지 잘못 생각한 경우 아닐까요? 이런 경우는 당연히 부담스럽죠. 장점은 극대화해서 보고 단점은 보는 듯 말 듯 하게 만드는 콩깍지가 벗겨지는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애정의 대상이 되는 사람은 누구보다 잘 알거든요. 헌신적으로 받들다가 애정이 식는 순간 자신의 우상을 버려버리는 팬들이 대표적인 예지요. 연예인들도 팬들이 주는 애정의 가소로움을 잘 알고 있기에 늘 불안해하며 팬들에게 쉽게 마음을 못 여는걸테고요. gotama님이 받으셨고, 그래서 부담스러워하셨던 애정도 이런 종류의 것이 아니었을까요. 라거펠트가 보인 애정도 비슷하군요. (연예인 추종하는 팬..이라기 보다, 예쁜 펫을 총애하는 주인..에 가깝지만, 애정이 식는 순간 길거리에 버리고 다른 대상을 찾아 떠날거라는 점에서는 비슷하지 않나요.)

      그리고 사실 엄밀한 의미에서 무조건적인 애정이란 사실 부모도 거의 못 주는 수준의 것이죠. 성적 돈 직업 재력 명예 평판 외모와 상관 없는건 물론이거나와, 심지어 태도 심성 행동거지와도 상관 없이 어떤 사람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는게 무조건적인! 사랑인걸요. 부모들도 자신들의 부모에게 이런 식의 사랑을 받아본 역사가 없기에, 자식들에게 그런 사랑을 줄 수 없어요. 그래서 세상에 존재하는 사랑은 대부분 조건이 걸려있죠. 무조건적인 사랑은 종교에서나 가능한 수준..
    • 그리고 상대에게 바라는 것이 없이 주기만 하는 사랑으로 보이는 사랑이라고 해서 역시나 무조건적인 사랑은 아니죠. 이 경우는 사랑을 주는 사람의 심리구조가 뒤틀려있는 경우가 있어요. 애정이 너무너무 받고 싶은데, 평생동안 나는 사랑을 받을 수 없다..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을 때, 나는 사랑받을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에 움츠러들고 있을 때, 마음에 드는 타인이 나타났다면 그 타인에게 무조건적으로 애정을 베풀고 헌신(복종)하여 타인이 나를 떠나지 않고 곁에 머물게..즉 부여잡고 있게, 사랑을 무조건적으로 퍼주는 경우가 있거든요. 결국 그 사랑은 족쇠인거죠. '무조건적인 사랑과 헌신을 바칠테니 나에게서 떠나지 말아줘요..' 결국 원하는게 있는거죠. 의식적인 원함이 아니어서 그렇지..
    • being/ 맞아요. 저도 거의 아가페적인 사랑을 베푼 적이 있는데 상대가 애인이었고-_- 물론 바라는 바가 있었죠.
      소용 없더라만은... 내품에서 좀 강해지고 혼자 살 수 있으면 떠나라고 했더니 정말 떠나더라고요. 키잡하려고 했던건데 쳇.
    • 무조건적인 애정이라...그런건 당연히 받아본 적 없고

      근데, 언급하신 모델은 정말 멋지더군요. 지아비코니 밥티스트. 검색해서 이미지를 찾아봤습니다. 덕분에 멋진 모델 하나 알게됐네요. 칼 라거펠트가 만든 코카콜라 라이트 광고도 멋지던데요. 그래도 7만원짜리 콜라라니...-_-;;
    • 챈들러/무조건적인 애정이라는 측면의 생각은 저도 동감이에요. 그런데 제목과 본문에 무조건적인 애정이란 말은 없습니다. 일부러 의미를 조정해서 단어를 골라 썼는데, 힝....

      zmzzz,미리내/사실 쉘터때문에 이런 글을 썼답니다. 글이 끊긴 건 아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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