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클래식 음악 연주자들은 대중음악에 대한 거부감이 없나요

지난주에 이탈리아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인 Latte e Miele 한국 공연을 보고 왔습니다.

1부엔 비교적 최근 음악을 연주했고 2부에는 그들의 초기 걸작 Passio Secundum Mattheum을 들려주었습니다.

Passio Secundum Mattheum엔 합창이 삽입되어 있어서 국내 합창단을 섭외한 것 같습니다.

라이브 중간 중간에 삽입되는 코러스들 들으면서 문득 든 생각이 지금 합창을 하는 멤버들이 속으로 자존심 상해하지 않을까하는 것이었습니다.

나름대로 정규과정을 훈련받은 아티스트가 대중음악가의 백 코러스를 하는데 대해 자괴감이 들지 않을까 듣는 내내 불편하더군요.

 

이런 제 생각은 전적으로 개인적인 경험과 배경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주변에 클래식 음악을 전공하고 그쪽 계통에 종사하는 젊은 분들이 없거든요.

그리고 클래식 음악계에 종사하는 몇명 아는 분들은 모두 연배가 있는 분들이고 좀 완고하고 보수적인 편입니다.

이분들은 대중음악에 대해서 상당히 부정적입니다. 팝이나 가요 뿐만 아니라 국악도 상당히 혐오하십니다.

클래식 음악인들의 대중음악에 대한 혐오 내지는 무시의 정도가 우리나라가 심한 편인 듯 합니다.

우리나라에선 가요에 대비해서 성악이라고 구별해서 부르고 성악을 하는 사람도 성악가라고 칭합니다.

그런데 영어에서 찾아보면 성악은 그냥 Vocal이고, 성악을 하는 사람도 Vocalist 또는 Singer라고 부르네요.

락 밴드에서 노래를 부르는 사람도 Vocalist고 오페라 아리아를 부르는 사람도 Vocalist인 셈입니다.

제가 듣기로 작고한 카라얀 같은 분은 Wham의 노래를 좋아했다고 합니다.

파바로티는 아예 파라로티 & 프렌즈란 음반을 시리즈로 만들어 팝 아티스트와 공연을 하기도 했죠.

 

그래서 요즘 2-30대 층에서 클래식 음악을 배우거나 하는 분들은 생각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취향에 따라 다를순 있겠지만 클래식 음악을 하는 분들도 여가시간엔 가요나 팝음악을 즐기기도 하는지요?

노래방에 가면 클래식이 아닌 음악을 같이 부르면서 즐기는지요?

 

    • 제 친구는 서울대에서 성악을 전공하는데 가요(특히 힙합)를 즐겨 듣습니다. 노래방에서도 유행하는 노래를 부르고요.
    • 어려서부터 엘리트 교육 코스를 밟은 분들의 경우는 모르겠지만, 보통 무난한 코스(?)를 거쳐 클래식 음악 하는 분들이라면 대중 음악에 대한 반감을 갖고 있는 경우가 오히려 드물 것 같습니다.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 성악 등등으로 음대 다니는/졸업한 사람들을 여럿 알고 있는데 미니 홈피에 가면 온통 최신 가요들이 bgm으로(...)
    • 반감 갖고 있죠. 하지만 드러내진 않고..
      평소에 즐겨듣는다는건 말그대로 걍 듣는다는 거지 음악적으로 평가해준단 의미는 아니구요.

      어차피 뭔짓 해봤자 20세기에 예술은 이미 대중예술의 시대로 접어들었기 땜에 안됨
      지네가 하는것도 더이상 이전의 고급예술이 아닙니다. 대중예술적 요소가 상당히 많이 첨가되었죠.
      근데 어차피 일선연주자들은 예술사 공부 열심히 안할테니 이런말해봤자 소용없음.
    • 케이스 바이 케이스 아닌가요. 특정 음악 직종에 종사한다고 취향이 모두 같으면 그거야 말로 괴기한 일.

      redeemer/ 반대일 걸요. 억지로 고집을 세우면 요새 클래식 연주가 더 '고급'이죠. 예를 들어 요새의 정격연주는 이전의 텍스트에 여분의 '신성'을 부여하니까.
    • 제 친구는 그냥 스스로 '가수', '오페라 가수'라고 하더군요.
    • DJUNA / 현재와 같은 대중사회이전의 고급예술과 사회경제적 기반이 달라졌단 겁니다.

      또 웃긴게 그런사람들이 대중예술 깔때보면 항상 대상이
      말러 vs 오렌지캬라멜 혹은 베토벤 vs 지드래곤이죠.
      절대 비틀즈 밥딜런 마빈게이는 얘기 안합니다.
      천호동 피아노학원 박선생님 vs 샘 쿡은 왜 안하는지 궁금해요.
    • 어느 쪽으로든 일반화 하기는 힘든 부분인 거 같아요 요즘 시대에는. 이젠 클래식 계통도 생각보다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모이거든요.
    • 라떼미엘레면 양반이죠. 방송국에서 가요 반주해주는 관현악단 분들은 얼마나 짜증날까요.
    • 제 주변 경험으로는 그런 분들 의외로 그런 생각은 잘 안하시더라구요. 그저 직업일 뿐. 대신 좋은 무대에 서고 싶은 열망은 있으시긴 하죠.
    • 클래식애호가라면 모를까, 클래식 전공자들이 대중 예술 경시하는 비율은 그리 크지 않을걸요. autechre 님 댓글은 좀 다른 이야기긴 하죠. 그건, 음악적인 야심의 문제니까요. (댓글중에 베토벤이랑 지드래곤 비교하는 얘기는 재미있네요. 대체 어떤 음악을 하는 사람이 그런 단세포적인 비교를 하면서 타장르를 무시한다는 건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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