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초콜릿 레볼루션 알렉스 쉬어러 지음, 이주혜 옮김/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방금 이 책을 읽었어요. '국민건강당'이 정권을 잡고 건강에 나쁜 것들-특히 단것-을 금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죠.
(초콜릿, 사탕, 설탕, 시럽, 꿀 등등 금지. 과일은 허용. 어길시 수용소에 끌려가 재교육당함.)
미국에 금주령이 내렸을 때와 마찬가지로, 밀매업자들이 득실대고, 주인공 소년들 역시 초콜릿과 자유를 위해 밀매업에 나섭니다.
읽고 나서 생각해봤는데, 술과 단것 중, 어느 쪽이 더 금지했을 때의 사회적 저항이 거셀까요?
개인적으로는 어느 쪽을 포기 못하시겠어요?
저는 단것을 포기 못하는 쪽. 술은 어차피 잘 마시지도 않고 그리 즐기는 쪽도 아닌 편이라 선택이 쉬웠지만...
술을 포기 못하는 성인들도 많겠지만, 단것에 대한 갈망이야말로 거의 생득적인 것이니 박빙의 승부가 될듯?
(뱃속 태아도 단것에 반응한다면서요? 임신한 친구가 초음파 찍으러 갔는데 아기 각도가 잘 안나오니 의사가 사탕 하나 주면서 "이거 드시고 복도에서 좀 걷다 오세요"라고 했다던가...)
=====
덤으로 책 내용 중 일부.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소수에 불과했다. 대다수가 국민건강당에 표를 던졌다. 국민건강당이 이 나라를 깨끗하고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줄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나머지는 스머저의 아빠처럼 선거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놈이 그놈이지 뭐."
당시 아빠는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아빠의 생각이 틀렸을 수도 있다.
선거가 끝나고 국민건강당이 집권했을 때, 스머저는 엄마와 아빠가 서로 다투는 소리를 들었다.
"이게 다 당신 같은 사람들 때문이에요."
엄마가 말했다.
"당신처럼 투표를 하지 않으니까 그 사람들이 집권한 거라고요. '착한 사람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악이 득세한다'라는 말 몰라요? 다 당신이 저지른 일이에요."
=======================
이상한 점은 사실 국민 대다수가 국민건강당에게 표를 주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이해가 안 돼요, 엄마."
집에 돌아온 헌틀리는 엄마에게 물어보았다.
"대다수 국민이 원하지 않은 사람들이 어떻게 선거에서 승리하고 또 집권할 수 있어요?"
엄마는 잠시 생각을 해보더니 분명한 어조로 말했다.
"그건 정치적 무관심 때문이란다, 헌틀리."
헌틀리는 정치적 무관심이 무슨 뜻인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
"한마디로 게을러빠졌다는 소리야.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단지 투표소까지 가는 게 귀찮아서 투표를 하지 않았다는 뜻이지. 내가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이 반대표를 던져주겠지, 나까지 성가시게 나설 필요가 있겠어? 뭐, 이런 태도란다. 그런데 알고 보면 나 말고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생각하고 투표를 하지 않은 거지. 무슨 말인지 알겠니?"
"조금은요."
하지만 헌틀리는 여전히 무슨 말인지 잘 이해되지 않았다.
"그런 걸 뭐라고 부르는데요?"
"민주주의."
엄마가 대답했다.
"마음에 들든 안 들든 지금은 국민건강당이 집권했단다. 이들은 앞으로 5년 동안 정부를 차지하게 되었고 반대의견도 표결을 통해 이길 수 있게 되었어. 그러니 그들이 초콜릿은 몸에 나쁘다고 말하면 나쁜 거야. 더 이상 설탕을 먹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면 먹어서는 안 되는 거지. 그게 법이란다. 농성시위나 가두행진으로는 변화를 불러올 수 없어.”
“하지만, 엄마. 초콜릿을 조금 먹는 게 그렇게까지 나쁜 일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엄마도 그래. 이 엄마가 알고 있는 건 이 세상엔 다른 사람들을 위해 무엇이 옳은지 알고 있다는 생각에 이건 해라, 이건 하지 마라, 이렇게 살아라, 남들에게 설교하는 걸 너무나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거야. 이들은 자기가 알고 있는 길만이 유일하게 올바른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기 생각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