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은 절대 영화보기전에 보지말자

2011년 제인에어~!

오늘 5시 땡퇴근후에 와이프와 부랴부랴 센텀시티로 날아갔습니다.
롯데시네마 디지털로 본사람은 나포함 10명쯤?
계속 여자만 들어오더군요.
와이프왈 여자영화니까 그렇다면서.. 그럼난 뭔데?
그거슨 여성홀몬분비가 많아서 그렇답니다.
그게 비정상이라는군요. ㅜㅠ

BBC버전과 비교하는 공식 감상기가 아닌관계로 잡담성 소감만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이 영활 보고 다짐한게 있습니다.
원작은 절대 영화보기전에 보지말자.입니다.

원작의 감동을 느끼고 보는 영화는 너무나 구멍이 송송뚫려있다고 할까요? 원작을 보지 않고 감동을 받았다면 엄청난 이익을 본게 됩니다.

제아무리 원작을 읽은 사람의 실랄한 비평을 듣더라도 자신은 소설원작의 감동을 모르니 영화속, 감독의 원작 재해석판 환타지속에서 허우적대는 행복감을 맛볼 뿐입니다.

후에 원작을 읽는다면 영화말고 또 다른 행복이 배가 됩니다. 이래저래, 감성체득의 효율성을 따진다면 엄청난 이익을 보게되는 것이죠.

여배우 제인에어, 남자배우 로체스터 모두 좋았지만 원작을 느끼고 축약본으로 슥슥 지나가는 모습들이 그래 이건 영화야 BBC4부작도 후반부에 허접했는데 이거면 감지덕지다.

이렇게 위안하면서 봤습니다. 어떤 제인에어보다 어린시절 부분은 좋았습니다만, 그외 이야기 핵심 에피소드들이 시간에 쫒기어 깊이 들어가다 말고, 은근슬쩍 분위기로 끌고가는모습들이 눈에 쏙쏙 보이는데 미치겠더군요.
나중에는 화가 나서 내가 책을 읽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아마 그러면 더 행복하게 영화를 봤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44년판 BBC판 원작소설을 읽고 보는 영화는 엄청난 짧은 시간에 분위기로만 끌고가는 영화속에 내가 빠진다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너무 좋은눈, 너무 맑은물 이 좋은것만 아니라는걸 뼈저리게 느끼는 영화였습니다.

아름다움을 보는눈으로 봐야될것을 사람의 내장까지 보는 눈으로 봤으며 체내에 풍성한 영양소를 공급해야될 물이 들어가야 하는데 병균과 불순물을 100% 순도로 없앤 증류수가 체내에 들어가 풍성한 물의 고마움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뒤에 앉은 두처자분들 엘레베이터 같이 타고내려오다가 하는말을 들었습니다만 그들 역시 중간에 나올려다가 음악이 좋아서 끝까지 봤다는군요. 와이프도 이건 아니다면서 절래절래.... 너무기대를 많이 했었나 봅니다.

지금 읽고있는 오만과 편견도 영화보고 BBC판 보고 그리고 원작을 읽어야 겠습니다. 원작도 원작이지만 나의 소중한 감성, 영화로 인해 처음 얻게되는 first aspiration은 꼭 지켜야 겠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할수는 있습니다. 원작을 봤다면 그것은 소설이므로, 영화로서 영화의 감동을 느껴야 한다고.

그러나 나에게는 이말이 불가능하다는걸 느꼈습니다. 감동의 감성을 받아줄 내자신이 받아들이는 이원화 체계가 안되어있다는겁니다.

왠만한 고수가 아니면.. 아니 고수 할애비라도 이게 가능할까?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솔직히 저역시 영화보는대는 베테랑이라고 자부를 하는데 이게 안되더군요.

 원작을 읽을때의 무한감동이 영화만의 속성을 감수하고 순수 영화체계로 감동을 만들어서 받아들일수있는 체계!

저는 그부분은 신의 영역이라고 까지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바로 영화든 그림이든 음악이든 모든 예술의 끝자락은 동일하기때문에 이원화가 애초부터 안되기 때문입니다.

 

한가지더 듀나님의 리뷰중 각본가 모이라 부피니의 시도로 세인트존이 제인을 억합하는 가부장적 기독교문화의 대표자로 나타냈다고 하는데 이점은 개인적으로 인정할수없는 부분입니다.

바로 원작에서 브론테의 의도이기때문이지 이영화 각본가 부피니가 이부분을 한것은 아니라는거지요. 솔직히 이부분에서 그가 한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 제인에어라는 소설을 정말 너무나도 좋아해서 온갖 드라마, 영화 다 챙겨봤는데 저는 어떤 걸 보더라도 원작에 대한 그 충만함 때문인지 몰라도 그럭저럭 다 좋았어요. 어차피 원작을 다 표현하진 못하더라도 다른 맛이 있을거다라는 생각에... 이번 영화는 안 보려고 했는데 제인에어 어린시절이 좋았다는 말에 다시 혹하네요. 저는 어린 제인에어가 참 좋거든요.
    • 저역시 다른 맛일거라는 맘으로 갔습니다만 달리 다르게 만든걸 말하라면 제인에어가 영화시작하자마나 벌판을 헤매는 장면에서 시작한다는것~! 이후 전부분은 전지적작가싯점의 주인공어린시절부터 풀어나갑니다. 딱 그것 하나말고는 이야기 끌고 가는부분들이 죄다 원작 축약본입니다. 심도있는 에피소드에서는 그럴것이다라는 분위기로 모두 넘깁니다. 사실 이런 연출은 화가 나더군요. 뭔가를 그림을 만들어서 짧은설명 장면으로 넘기던지 하면 괜찮은데 그게 전혀 없습니다. 오죽했으면 와이프도 한마디 거드는데, 파티장면을 좀더 넣던가..(그러고 보니 이씬도 긴가민가 할정도로 그냥 흟어가는걸로 끝. 상류사회 귀족들이 빈정대는 분위기가 얼마나 많은데요? 이부분은 로체스터가 귀족들에게 환멸을 느끼고 제인과의 순수한 사랑을 결정하는데 개연성부여의 중요한 부분인데 말입니다. 이걸 생략하고 로체스터와 제인은 분위기로만 서로 눈을 보면서 사랑을 갈구합니다. 이게 아닌데... ㅠㅜ)
    • 무비스타님의 댓글에 의해서 즉시 보고싶은 욕구감소 시작했습니다. 서로 눈을 보면서 사랑을 갈구라니!! 흠.
    • 유명 원작을 소재로 한 영화라면 피할 수 없는 한계 아닐까요? 원작을 뛰어넘는 건 고사하고 원작에 충실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쉬운 일이 아니죠. 영화는 기본적으로 두 시간 안팎에 이야기들을 압축시켜서 담아야 하는 태생적 한계가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유명 원작을 영화화 한다는 것 만으로도 노력이 가상하다는 기본 어드밴티지를 주곤 합니다. 굳이 원작 팬들까지 만족시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냥 영화관의 관객들만 만족시켜도 할 일은 했다고 보는... 그런데 제인 에어는 굳이 영화관을 찾은 관객들 중 원작팬이 꽤 많은 비중을 차지 했을 거라고 보기 때문에(마케팅 측면에서..) 원래 영화가 지닌 가치 이상으로 폄훼되는 경향이 있다고 봅니다.
    • 푸른새벽/재해석은 필요합니다. 저역시 이런 활동을 찬성하는 사람중 한사람입니다. 원작을 충실히 담아내라고도 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작가정신이 반영되지않는 원작의 축약형태로 여러 액세서리로 분위기를 발라서 내놓는게 문제입니다. 저는 오늘 다른 제인에어를 보러갔습니다. 왜냐면 BBC4부작 200분짜리도 3부까지는 참좋았는데, 4부에서는 원작속 이야기 주어담는다고 허접했기 때문입니다. 영화는 2시간도 안되는데 모든 이야기를 원한다면 가당치나 하겠습니까? 제발 원작제인에어가 아니라도 좋으니 너만의 제인에어를 보여다오 했습니다. 속으로 빌었습니다. 그러나 이 기도는 저의 욕심일 뿐이었습니다. 딱 감독에게 묻고 싶은것은 당신의 이 영화를 보는 사람은 원작을 잊고 보길 바라는가? 원작과 비교해서 보길 바라는가? 에 대한 답을 듣고 싶었습니다.
    • 솔직히 제인의 학교에서 밤에 문두드릴때 로체스터 얼굴을 보고 그래~! 이거야 원작과 제발 다른 이야기를 보여다오........ 이랬는데 왠걸 원작에도 나오는 제인의 로체스터 회상장면이었습니다. 아마 이영화에서 각본가 부피니의 파격이라면 이장면이 가장 큰 파격적인 장면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것 말고는 없습니다.
    • 게시물 제목이 그냥 우스개 소리로 한 얘기인 것 같지만 진심이라면 영화라는 매체를 대하는 태도가 드러나는 말이기도 하네요.

      원작소설이 있는 영화를 두고 원작을 읽었을 때의 줄거리, 원작의 감성이나 감동 따위를 반복하는 것으로

      영화화를 잘 한거냐 판단하는 게 아니라

      다른 매체로 어떻게 구현 (어떤 경우는 재현)을 했는가를 보는 관객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원작을 먼저 읽어보는 게 좋겠죠.

      영화라는 매체로 그저 감정과 감동을 소비하는 이들이라면 원작이 있건 말건 상관없을 겁니다.


      * 영화를 좀 본다는 베테랑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단지 영화 편수를 닥치는 대로 채우는 페티시즘 혹 스노비즘에 기인한 태도라면

      그게 과연 베테랑인가 싶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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