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기르며 보니 부끄러워해요. 안녕핫세요님 말처럼 미용처럼 외모가 부끄럽다 여기기도 하고 흥분상태로 움직이는걸 쫒다 대상이 급 방향을 바꿔 못 따라가고 민망해졌을때 감추려고 괜히 '난 절대 저걸 잡으러 온게 아니고 처음부터 달려와서 여기서 뒹굴려 그런거다.' 하는 식으로 부끄러움을 무마하려는 행동도 많이 해요. 나는 누구인가, 무엇으로 사는가 뭐 이런 철학적 사유는 불가능하지 않을까요?
여우난곬족 / 가끔 개가 뻘쭘함을 느낀다고 생각할 때가 있는데 제가 넘겨 짚은 건지도 모르겠어요. 제 손가락을 잘근잘근 씹는 장난을 치다가 힘 조절을 못 하면 (아프진 않은데 그 이상은 안 된다고 알려주려고 제가 비명을 질러요) 고개를 두리번두리번 하면서 입맛을 다십니다.
개나 고양이는 미러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해요. 지금까지 이 테스트를 통과한 동물은 2세 이상된 인간, 침팬지, 오랑우탄 같은 영장류와 돌고래, 그리고 코끼리 정도입니다. 거울 속의 자신을 인식할 수 없다면 자의식이 있다고 말할 수 없고, 자의식이 없다는 것은 스스로를 주위 환경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는 말이죠. 미러 테스트는 정말 최소한의 조건입니다. 이걸 통과한다고 해서 우리가 느끼는 걸 그대로 느낀다는 보장도 없어요.
나와 타인/환경을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면 공감능력도 감정이입능력도, 역으로 타인의 입장에서 자신의 행동을 판단하는 능력도 없다는 말이죠. 그런 의미에서 개나 고양이가 뻘쭘해한다든지, 쪽팔려한다든지, 수치심;;을 느낀다든지 하는 건 불가능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