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의 시대, 흠...

원작의 단점만 고스란히 재현하는데 그친 영화였습니다. 전 원작을 10년 전쯤에 읽었는데 당시에도 이 책은 아주 인기가 좋아서

대표적인 스테디셀러였죠.  그 무렵 이주현이 나왔던 광고에서 이 책이 등장하고 원제를 응용한 광고카피 때문에 더욱 화제가 됐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떤가 궁금해서 읽은 작품인데 초반 100페이지 정도 가량만 좋았고 나머지는 정말 별로였어요.

도무지가 등장인물들의 행동이 이해가 안 갔고 성적인 묘사에 뜨악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어요. 아직도 이해가 안 가요.

레이코 여사와 와타나베가 후반부에서 하룻밤에 섹스를 3번이나 하는 부분이나 나오코가 손으로 입으로 와타나베의 사정을 도와주는

장면 등이요. 제가 가장 좋았던 부분은 와타나베의 기숙사 룸메이트인 돌격대에 관한 에피소드였고 그 덕에 위대한 개츠비도 찾아서 들었죠.

비틀즈의 노르웨이 숲도 이 작품을 계기로 알게 됐고요.

 

영화는 정말 지루하고 온통 성적인 얘기로 가득차있습니다. 영상은 예뻐요. 중간중간 감독의 테크닉이 보이는 롱테이크 장면도 인상적이고요.

그러나 처음부터 끝까지 섹스와 관련된 얘기로만 점칠돼서 주인공의 방황이나 심리적인 상태, 인물들의 고리가 섹스문제로만 좁혀집니다.

이 정도면 집착이에요. 왜 이렇게밖에 각색을 못했는지 의아해요. 원작자가 직접 각색에 참여했다고 하는데 시나리오를 제대로 못살린 건지

아니면 정말 섹스가 이 작품의 화두라고 생각한건지. 차라리 감성적인 면이나 젊은이들의 방황, 심리 묘사는 이 작품을 군데군데 베껴먹었던

곽지균 감독의 청춘이 더 나을 정도입니다. 나오코와 와타나베의 성적인 문제에만 집중하느라 미도리나 레이코 여사에 관한 묘사는

거의 날려먹었고 원작에 대한 충실함을 지키려고 노력한 몇몇 부분은 이음새 없이 중간중간 툭툭 들어가서 연결이 고르지 못합니다.

 

전체적으로 너무 지루하고 배우들의 연기도 딱히 매력적이지 않았습니다. 성적인 얘기만 줄창 다루지만 배우들의 노출 빈도는 약합니다.

섹스신에서도 여배우가 브래지어를 입고 해서 보이는 묘사는 줄이고 대화로 풀 생각이었나 봅니다.

    • 지루, 맞아요. 저엉말 지루하죠. 스타일만 좋은 공허한 영화.
    • 이 글을 보니 더 보고 싶어지네요.
      섹스를 뺀 상실의 시대보다야 섹스에 집중한 상실의 시대가 낫지 않을까요?
    • 시러/문제는 섹스 외엔 다루는 얘기가 없을 정도에요. 보면서 쟤들은 저 문제 외엔 할 얘기가 저렇게 없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저 만났다하면 섹스,섹스만 외칩니다.

      ...와타나베의 바람둥이 선배로 나오는 배우가 이세창 닮았어요.
    • 저는 상실의 시대를 읽는 방법이 두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개인의 연애이야기 이고 또 하나는 운동권이 몰락하는 시점을 그린 사회소설이죠.
      그 두가지 모두 결국 같은 결론을 담습니다. 여기는 어디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 가 바로 그거죠.
      섹스 외엔 다루는 얘기가 없다는 얘기라면, 원작에서의 섹스가 담던 함의를 잘 드러낸 것인지, 그게 아니고 그냥 섹스뿐인지 제가 보면서 판단하면 될 것 같아요.
    • 원작을 좋아하진 않으셨군요
    • 글쓴 내용만 보면 아주 잘 각색했단 생각이 드네요 ㅎㅎ 개인적으로 상실에 시대에서 그렇게 쿨하고 대담한 섹스 얘기를 풀어놓지 않았다면 그 책이 이정도로 뜨진 않았을 것 같습니다. 이시대 청춘의 공허함과 온몸으로 부딪혀야 하는 실존의 섹스가 설득력도 있었고, 마땅히 이래야 되나보다라는 착각이나 동경도 불러 일으켰죠.
    • sunset /
      생각하신대로 잘 각색된 영화가 맞습니다.
      글쓰신 분은 원작 자체를 안 좋아하시거나
      원작의 스타일 자체를 받아들이시지 못하는 분인 것으로 생각되네요
    • 저도 영화가 별로였어요. 그냥 콘티가지고 그것만 잘 찍은 영화 같아요. 집중해야 할 부분을 보여주지 못하고 전체적으로 그냥 물탄듯 한 느낌뿐,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한때 제 이상형이었던 미도리는 저의 상상과 전혀 달랐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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