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악의없는 악담(?)

그런 친구가 있어요. 친하기야 아주 친한데, 친하니까 더 그래요. 편해서 자기도 모르게 본능대로 행동하게 된대요.

그애는 습관적으로 농담을 악담처럼 해요. 좋은 말을 좋게 않고 인신공격적 농담으로 표현하죠. 뭐 본인 말로는 좋은 의도로 한 거라는데 실수로, 습관적으로 그만 표현이 잘못 나온 거다, 라고 하는데. 그냥 장난치고 싶어서 악담한 건지, 아니면 진짜로 표현이 서툴러서 그런 건지.

워낙 오래 알았기 때문에 사실 막상 들어도 화는 안나요. 그런데 짜증이 나죠. 얘는 왜 이러나 싶고. 그리고 집에 가서 생각하면 두고두고 기분 나쁜데 이건 제가 속이 좁아 그런 지도 몰라요. 나는 안 그런데 넌 왜 그래? 이런 기분이 들어서 곱씹게 되거든요.

확실한 건 그애가 아주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고 있고 저보다 친구도 많다는 거예요. 다른 사람한테 그랬다간 당연히 왕따 당할 법한테 안 그런 걸 보면 다른 사람한테는 안 그런가봐요. 그런데 유독 저와, 다른 베프에게만 생각없이 말을 던진단 말이죠.

모르겠어요. 저도 그애한테 마냥 잘하는 편이 아니라서 막 지적하고 그럴 수가 없네요. 근데 너무 억울해요. 으악! 나중에 복수할 거라고 다른 베프와 포인트 쌓고 있어요. 야임마 니가 한 악담은 다 돌려줄 거다 두고 봐라! 하고 말도 했어요. 하지만 그애는 잊어버리겠죠. 너무 오래 사귀어서 이젠 지적하는 것도 소용없다고 느껴요. 그냥 답답할 뿐입니다.

    • 친하다는 것을 편해서 어느 정도 막해도 된다는 것과 혼동하면 안되는 것 같아요. '우리는 친하다'는 것은 한번 달성하면 끝나는 변치않는 위업같은 게 아니라 계속 흘러가는 거고 변할 수 있잖아요. 친해졌으면 그 후에도 더더욱 노력해야 하고 친할수록 거리를 지켜야한다고 생각합니다.
    • 예가 없어서 어느 정도의 악의없는 악담인지 모르겠어요^^;
      제가 아는 악의없는 악담인지 뭔지 모를 말을 하는 친구는 이를테면 이렇습니다.
      발목에 끈을 칭칭 감아야 하는 신발을 보고 예쁘다고 하면 '저런 건 발목 가는 애들 아니면 완전 묶인 햄'라고 한다거나(그래서 나는? 나도 묶인 햄??), 한참 유행이던 돌청 스키니를 보고 나도 저런 거 입고 싶다고 하면 '그거 잘못 입으면 소시지'라고 한다거나요. 제가 몇 번 '앗 나도 소시지인가? 묶인 햄 되는 건가? 이제 나를 가지고 프렌치 요리 만들 수 있는건가??'식으로 되물은 적 있지만(그렇게 물으면 친구는 물론 '아니 너는 말고 나..'라고 합니다;;) 그래도 입버릇이 고쳐지지는 않으니 이제는 그냥 필터링해서 들어요.
    • 책을 읽어서 안 좋은 점이요. 표현력이 풍부해지거든요...
    • 언급하신 친구분과 제가 비슷하네요.
      다른데선 안그러다가 꼭 누군가 특정인을 만나면 자꾸 놀려먹는 개그를 하게되고 ...

      근데 어느순간 상대가 불쾌해하는게 너무 명확하게 눈에 확 들어오니까
      그때부터 슬슬 그런 개그를 안하게 되더라구요.
      근데 제가 또 좀 모자라서인지 그런 개그가 아니면 뭐 할 말이 없어지더군요 ;;

      지금은 둘이 만나면 참 멀뚱합니다.
      꽤 오래 잘 알고 지내온 친구인데 왠지 미안하기도하고 ... ;;
    • 저도 nobody님과 비슷하게 한 친구만 만나면 계속 그렇게 놀리는 농담을 주로 써먹었습니다. 근데 한 번은 그 친구가 정말 싫다고 역정을 내서 그 다음부터는 '내가 그랬었나' 라는 생각을 하고 안하게 되었습니다. 867님도 진심으로 역정 한 번 내세요, 친구가 악담할 때 딱! 생각이 있는 친구면 깨닫고 다시는 안하게 될거에요. 뭐 그다음에 서먹해질까 걱정이다, 이런 생각이시면 친구와의 사이가 그 정도인거라고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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