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보니 이번주 닥터후의 에피소드는 필립 K 딕의 그 소설에서 모티브를 많이 따왔네요.(두 작품 모두 스포있음)

1.로봇의 기억 (로봇 박사가 가지고 있는 자신이 인간이라는 기억)

2.로봇 각성의 암호 (달렉 각성의 암호)

3.로봇의 폭발 (로봇 박사의 자폭)


이라는 필립. K 딕의 "사기꾼 로봇"에서 등장한 세 가지 소재를 닥터후에서 재활용했군요.


사기꾼 로봇에서는 저 세 가지 소재의 정체가 한꺼번에 밝혀지며 독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하지만


이번 닥터후 달렉 에피소드에서는 저 세 가지 소재를 적절하게 재배치하여 색다른 효과를 만들어 낸 것 같습니다.


사기꾼 로봇에서는 사기꾼 로봇이 자신의 기억이 거짓된 것이라는 것을 알아챈 뒤, 기억 자체만으로 로봇은 인간과 구분될 수 없으니까 그것의 자각을 신호로 폭발되며 지구를 날려버리죠.

반대로 이번 달렉 에피소드에서는 그 기억이 원래 자신의 것은 아니더라도, 기억을 통해 느끼는 감정 자체는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므로 로봇이라도 그 감정을 지니면 인간이라 볼 수 있다. 뭐 이런걸 이야기 하려는거 같아요.



더빙판 이전에 다운로드로도 봤었는데 그 때는 눈치채지 못했어요. 지금보니까 그러네요.

    • 전 아무래도 더빙판에 적응을 못하겠어요 :<
      이번회엔 달렉을 또 울궈먹더니 다음회엔 우는천사를 울궈먹을건가봐요
    • 닥터후 시즌6은 판타지 쪽으로 좀 흐르더니 초 중반은 확실히 별로 재미없었어요..... 뒤로 가면 좀 정리 됩니다.
    • 옛날에는 기억이 주입된것이라면 정체성은 가짜라는 식으로 인식했지만 (물질주의적 관점?) 이제는 주입되었건 아니건 기억이 정체성을 형성하는 것이므로 정신성이 본질이라고 보는 시각이 형성된 거겠죠.
    • 데메킨//아직도 정체성을 구성하는 것이 무엇이냐에 대한 논의에 대해서는 여러 다른 관점이 상존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흥미로왔던건 사기꾼 로봇과 닥터후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이야기 속에서, 같은 소재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거였어요.
      그래도 제기하신 문제에 대한 제 나름의 의견을 제시해 보자면, 아무리 인간과 같은 기억을 가지고 있어도 로봇은 로봇이고 고양이는 고양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인간은 인간 유전자를 통해 구현된 유기체여야죠. 인간의 기억을 가진 로봇은 인간적인 로봇이지 인간은 아니지 않을까요? 닥터가 인간적인 외계인이듯 말입니다. 사실 인간이면 어떻고 아니면 어때요. 폭탄만 안터지면 된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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