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계절

마이크 리 감독의 통찰력과 내공이 정말 대단하네요.

 

톰 & 제리의 완벽한 가정과

그 완벽함을 부각시켜주는 주변 인물들.

 

일반적으로 영화가 주로 이야기하는 것은 '가족'에 관한 이야기인데

이 영화는 특이하게 (우리의 인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무시할 수 없는)가족 밖의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하네요.

 

자신의 인생과 가족들을 잘 콘트롤 하는 우월한 제리 같은 인물이 있는가 하면

아무것도 잘 관리하지 못하는(자동차부터 감정까지) 열등한 '메리'같은 인물들이 있지요.

너무 극적으로 대비시켜놓았지만.

(전 줄곧 제리의 직장 동료인 메리가 적어도 20년 이상 같은 자리에서 버틸만큼 일은 어떻게 제대로 하고 있는지 궁금하더라고요.)

어쨌든 모든 등장인물들이 이쪽 부류인지 저쪽 부류인지 명확하게 구분이 됩니다.

로니, 켄, 칼은 물론 메리 부류지요.

 

두 부류의 대표 주자가 제리 vs 메리 입니다.  

그리고 감독이 남성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정말 후덜덜한 내공이라고밖에...

메리 같은 인물을 어찌 그리 실감나게 그릴 수 있었을까요.

특히 조, 켄, 로니에 대한 메리의 감정 표현들은 정말 뭐라 할 말이 없게 만드네요.

 

메리는 이미 영화 속에서 충분히 노출되고 인식된 인물이었지만

'제리'에 대한 느낌이 영화본 후에 계속 커지고 있어요.

"This is my family."라던 대사를 기점으로 이 사람이 참 무서워졌고

감독이 개인적으로 이 캐릭터에 대해서 호감쪽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도 들고 그러네요.

그런 무서움이랄까 단호함, 우월감이 있었기에 그만한 가정과 인생을 이루어 살고 있겠지만요.

 

마지막에 카메라가 메리를 들여다볼 때 정말 짠합니다.

조&케이티 커플의 주말 파리여행 이야기가 희미하게 들리는 가운데 말이죠...

듀나님이 리뷰에 말한 것처럼 저도 영화의 끝이 참 좋더군요.

 

    • 마이크 리 감독 영화는 항상 놀라워요.
    • ㄴ네 항상 인생(의 또다른 면)에 대해 새로 눈뜨게 해주는 것 같아요. 훌륭한 예술가예요.
    • 메리가 하는 행동은 형편없어요. 당연히 침범하지 말아야할 선이 있는데 제리가 그런 대사를 하는 건 너무나 당연하고 상식적이죠 메리의 행동은 정말 도를 넘었습니다. 저는 솔직히 마지막장면 보고 은근 쌤통이다 싶었네요
      민폐도 그런 민폐가 있나 참....
    • 카메라가 메리를 정말로 안쓰러운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는게 느껴지더라고요.
      메리가,
      너도 내게 언제든지 고민을 말하라고 했을 때 "난 괜찮아"라고 말하는 제리의 우월감.
    • 꽃과바람/ 메리에 대해서야 말해 무엇하겠어요. 말할 것도 없죠.
      제리는 메리에게 그렇게 정색하고 조언해 줄 수 있는데 왜 진작에 한마디도 하지 않았을까요? 과장하면, (자신의 우월함을)즐기기라도 하는듯이 구경만 하고 있었죠. 가족까지는 아니더라도 진짜 친구라고 생각했다면 고쳐주려고 했을텐데. 이게 문화 차이에서 오는 생각인지 감독이 나와 같은 (부정적인)생각으로 제리를 그렸는지 모르겠지만요.
    • 코코봉고/ 너도 내게 언제든지 고민을 말하라고 했을 때 "난 괜찮아"라고 말하는 제리의 우월감 <=아우 진짜 후덜덜..
    • 그렇군요 저 개인적으로는 제리의 여유와 자신만만함이 긍정적으로 느껴집니다...
      똑같은 직업을 갖고 있고(아닌가요?) 외모 쪽은 메리가 더 낫지 않나요?
      순전히 태도와 성격에 달린 건데...제리가 여러모로 맘에 드네요.
    • 제리는 심리상담사, 메리는 사무직이지 않나요.
    • 제리라는 인물과 메리라는 인물이 실생활에서 존재할때 물론 메리는 답이 안나오고 제리는 평균적이고 좋은 사람이죠.

      하지만 세상의 모든계절이라는 제목에서 각 계절에 하루씩을 보여주잖아요
      인생의 모든 순간중에 어느 한 순간에는 관객들도 메리같은 인물에 감정이입을 해서 봐달라고 하는 것 같아요.
      결핍이 있는 사람들에게 어느 한 순간만은 그의 편이 되어 주세요. 라고 말 하듯이요.
      그런 순간도 없다면 그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갈까요?

      그리고 그 결핍은 상대적인 것이라서 내가 될 수도 있고, 내가 누군가를 소외시킬수도 있거든요.
      나문희 여사를 닮은 제리는 일부러 그러기도 하고 무의식중 에도 그렇게 하죠.
      그럼에도 다시 찾아와서 그런 관계라도 다시 애원하는 메리를 보면 그 소외보다 더 깊은 결핍을 가졌기 때문이겠죠?

      제리의 집을 나설때마다 카메라는 메리가 가야될 방향을 먼저 비추죠. 그리고 거기에는 사람이 없는 텅빈 공간이예요.
      그 공간을 메리는 혼자서 가야해요. 그리고 떠날 때는 다시 제리의 집을 비추고, 메리는 여러번을 뒤돌아 보죠.
      메리에게는 Good bye~~ 가 아니라 Bad bye 인거죠.
      얼마나 가기 싫어하는 지를 보여줍니다.
      봄에 왔다 돌아갈때 배웅하는 신에서 메리의 등 뒤에 있던 카메라를 고개만 돌려 돌아보는 씬을 보세요. 어떤 표정인지.
      그 표정을 제리의 가족들은 못보게 하고 그 표정이 메리의 진심이죠. 어쩌면 제리의 가족들도 그 표정을 알고 있을 수 있지만
      This is my Family 라고 하듯이 이 말속에 영국 중산층의 이데올로기가 들어있다고 보여집니다. 딱 거기까지라는 거죠. 더 이상 침범하지 마라는

      여름에는 차를 몰고 왔지만 가는 길을 몰라요. 하지만 조와 함께 가니 갈 수 있었구요.

      그리고 겨울에는 떠나지를 않아요. 이런 분위기의 가정에서 하루라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그거라도 그녀에게 지금은 필요해요. 따뜻한 가정속에서 카메라는 가장 춥고 떨고 있는 메리를 보여주며 끝나는데 정말 맘이 않좋았어요.
    • l'atalante/ 동감입니다.
      우리에게는 제리같은 모습도, 메리 같은 모습도 있겠죠. 제리와 제리의 가족만 보면 정말 인생은 아름다워인데, 메리의 존재와 그런 관계들에 대한 생각으로 정말 우울해지네요.
      각본, 감독, 연기 모두 너무 훌륭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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