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는 조금 다른 제 아이 이야기 -그냥 푸념이예여- (아이를 좋아하지 않는 분은 클릭하지 마세요)

저에게는 두 명의 아이가 있습니다.

첫 아이는 이제 5학년인 여자아이이구요

둘째는 올해 초등학교 1학년에 들어간 남자 아이입니다.

 

둘째아이는 이렸을 때부터 또래 아이들과 조금은 달랐습니다.

 

그래서 둘째가 학교에 들어갔을 때 자모회총무를 자청했습니다

혹시나  아이들이나 선생님에 미운털이 박힐까 걱정도 되고 그래서 그리했습니다.

 

학교에 다닌지는 한 달 반이 되어가고 그럭저럭 잘 지내고는 있습니다.

 

제 아이가 어느 부분이 좀 다르냐면..

 

어릴 적부터 남자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로봇 장난감을 무척 싫어했었습니다.

지금도  싫어합니다. 이유는  "예쁘지 않아서 " 였습니다.

네모난 모습과 뾰족한 모습이 뒤섞여있어서 예쁘지 않다고 하더군요 ㅡ..ㅜ

 

제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는 책을 읽는 것과

종이를 접어서 이것저것 만드는 것을 무척 좋아하고

특히 혼자 미로를 그리는 것을 즐겨합니다.

 

출구를 찾기 힘들게 꼬불꼬불 그린다음

( 그림이 반듯하지 않아서일 경우가 더욱 많지만 솔직히 출구를 찾는데 시간이 좀 걸릴때도 몇 번 있었습니다. )

저나 남편이나 누나에게 빠져 나가보라고 시키면서 무척 즐거워합니다.

 

가장 다른 부분은 색에 대한 감각이 좀 예민한 편이라는 겁니다.

 

크레파스나 물감, 색연필을 새로 사주면

하나 하나 일일이 만져보며 빨강색, 노랑색, 파랑색들을

이것은 약간 더 빨갛고 저것은 아주 조금 더 파랗고

막 이러면서 하루종일 매만지고 놉니다.

 

 

그래서 저는 둘째 아이의 학용품이나 가방, 옷을 살 때는

아이의 의견을 물어보지 않고 그냥 사버립니다,.

 

엄마 - "효준아, 무슨 색 가방을 사줄까..?"

효준- "빨강색이요"

 

저는 그 말만 믿고 빨강색 가방을 사줬다가 하루 종일 아이한테 시달렸던 적이 많거든요

 

자기가 원하는 빨강은 그런 빨강이 아니라고 합니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고르라고 했습니다

제 눈에는 분명 빨강색인데 아이 눈에는 이것은 "예쁜" 빨강이 아니라면서

아주 난리를 치십니다.

 

그래서 무언가를 살때는 아이에게 물어보지 않고 일단 보여준 다음에

 

"효준아 무슨 색인 것 같애? 맘에 들어?"

 

하고 물어보면 자기 입으로 빨강, 파랑, 노랑 이라는 말이 나오면

그것은 그 날부터 그 색이 됩니다.

 

그렇다고 교우관계가 나쁘거나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것은 아닌데

자기를 놀리거나 험담하는 아이들이 있어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점이 걱정이 많이 됩니다.

 

무슨 말이냐면,,,

효준이가 남자아이치고는 곱상하게 생긴편이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여자아이들이 같이 놀자며 효준이가 좋다면서

저희  집에 자주 찾아오는데 그것이 집에서뿐 아니라 학교에서도 그런가봅니다

 

그러다보니 또래 남자아이들이 효준이를 많이 놀리나봅니다.

 

(그 사실을 옆 반 엄마를 통해 알게되었습니다..ㅜ..ㅠ 이 놈이 말을 안해요..)

 

그런데 그 강도가 좀 심해서 수업시간에 효준이한테

이런저런 심부름을 시킨다고 합니다.

 

이것 안 접어주면, 이 숙제 안해주면 결혼하라고 놀린다고

뽀뽀하라고 소리지를거라고 그러나봅니다..

 

그러면 저희 아이는 그것들을 또 다 해준다고 합니다.

 

수업시간에 종이도 접어주고, 그림도 그려주고, 숙제도 해주고...

뭐 이랬나봅니다, 그러다가 선생님한테 몇 번 혼나구요

 

그 사실을 알게 된 저는 효준이에게 그러지말라고 말을하면서

속상하지 않냐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효준이 왈

 

"괜찮아요 엄마, 세상에 나 혼자 있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않는다고 생각하면서

친구의 부탁을 들어주면 그 친구도 좋아해요,

그리고 저도 선생님 말씀하시는 것 다 듣고 있어요 "

 

 

요즘은 왕따를 시키는 학년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라서

어찌해야할 지 고민이 많이 됩니다..

 

 

 

    • 전에 어느분의 조카어린이처럼 효준이도 친구들과의 문제를 슬기롭게 대처하는 듯합니다. (저는 미혼이고, 주변에 아직 학교다니는 조카들이 없어서 정말 주관적인 생각이예요) 앞으로도 잘 자라줬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효준이 화이팅!
    • 초등학교 1학년이 저런 달관한 반응을 보인다니 신기하군요.
      보통은 상황을 버티더라도 응어리가 질 법한데 취향이 까탈스러운 것 치고는 부자연스럽게 어른스럽네요.
    • 사랑스러운 아이네요. 다만 조심해야하는 건 엄마가 아이를 유별나다고 생각하면서 걱정하는 걸 아이가 알아채는 순간인데,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좀 더 아이를 믿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 별가루님/ 감사합니다..효준이 화이팅!!

      나나당당님/ 그러게말이예여...제 아이이지만 참...별스러워요
      학교에서 반장을 뽑았는데 제가 한번 나가보지않으려냐고 물어봤더니
      단박에 싫다고 하더군요
      이유는 "그건 선생님에게 잘 보이기위해 친구를 밀어내는 거" 라네요..
      ㅠ,,ㅠ (니 놈이 권력이 맛을 아직 몰라서 일게다!! 엄마가 이런 생각이나 하고 앉았,,,,)

      응앙응앙님/ 내 아이를 믿는 것이 쉬운 듯 하면서도 참 어렵드라구요
      이 놈의 오지랖이 문젭니다...
    • 아이 나름대로의 적응방식을 터득해 나가고 있는듯해요. 아이의 특별한 면을 잘 키워주셨으면...
    • 애가 감수성이 예민하고 풍부한것 같네요.
      예술적 기질도 있는거 아닐지요?
      근데 효준이가 스스로 한 말은 스스로 세상을 따시키겠다는 말같아서 조금 무서워요.
    • 제 생각엔.. 학교에 애들하고 무난하게 어울릴 수 있도록 부모님이 도와줄 수 있는 건 다 도와주시는게 좋지 않을까 싶네요. 아무리 어른스러워도 아이는 아이라고 생각하는지라 엄마한텐 말 못하지만 혼자서 상처받고 있을 가능성도.
    • 이것은 좀더 빨갛고 이것은 좀 더 노랗고... 라는건 아이가 색을 인지하는 능력이 현저히 뛰어난 것 같은데요. 보통사람은 아이나 어른이나 비슷한 색을 뭉뚱그려서 말하게 마련인데, 색의 채도나 명도를 다 구분하고 의미를 부여한다는건 좀 특별한 능력일 수도 있어요. 아직은 어떻게 발전하게 될지 모르지만, 그 방면으로 뭔가 흥미를 나타내거나 두각을 보인다면 잘 이끌어주시면 좋을것 같습니다.
    • 제가 보기엔 앞으로가 기대되는 아이인걸요^^
      특히 시각적인 것에 있어 좋은 재능을 가진 것 같네요.
      그냥 믿고 인정하고 귀기울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아요.
      도움이 필요할 땐 언제든지 도움을 요청하라고 말하셨나요?
    • 효준이가 유난히 성숙해보이긴 하지만 사실 아이들은 대부분의 어른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3살정도 더 높은 정신연령을 가지고 있다 하네요.
      제 여동생도 효준이랑 엇비슷한 나이인데, 그 이전에도 하는 말들 들어보면 아무 생각없이 놀고 숙제하는 것 같아도
      사실 세상에 대해, 사람이나 관계나 자신의 상황에 대해 어른 못지않은 인지를 하고 있었어요.
    • 아름답고 비범한 말들을 하는 아이네요.
      위인전에 나오는 인물들의 어린시절이 다 미화된 건 줄 알았는데, 실제로 존재하는군요, 이런 아이가.
      그런데 영재교육의 시작이 실은 천재아이를 자녀로 둔 분들을 부모교육시키는 데서 시작되었단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보통 아이가 똑똑하면 좋을 거라 생각하고, 물론 좋은 점도 분명히 있는 거지만,
      실제로 그 영특한 아이의 양육을 담당하는 부모는 마음고생이 심하다고 하지요.
      요즘처럼 교육학이나 심리학이 발달하지 못했던 시절에는 영재아동들이 부모에게 미처 이해받지도 못한 채
      아동학대를 당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하고, 그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부모교육이 시작되었다고도 하구요.
      저는 효준이의 감수성이나 판단력도 예사롭지 않지만,
      남들과 다르다는 사실에 위축되기보다 그런 자신을 말로 표현해낸다는 것이 더 놀랍습니다.
      그건 자기방어력을 어느 정도 갖춘 어른으로서도 어려운 일이잖아요.
      그 대목에서 부모의 사랑과 존중을 충분히 받은 아이라는 느낌이 어렴풋이 들었구요,
      그런 부모님이 뒤에 계시는 한, 효준이는 이 획일적이고 미학적으로든 윤리적으로든 그다지 아름답지 않은
      지금의 학교시스템 속에서도 잘 자라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연금술사님께 Bon Courage!(불어로 힘내시란 뜻이고, 직역하면 "좋은 용기"입니다.)
    • 섬세한 아이군요. 섬세하고 재능 많은 아이일수록 상처 받기 쉬울 수도 있는데, 단단해 보여요.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믿어주시면 될 것 같아요.
    • silencio님/ 네..세상이 아이를 다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제가 아이를 다치게 할까 걱정이예요..

      캐스윈드님/ 사실은 그 부분이 저도 걱정이예요..어느순간 마음을 닫을까봐서요..
      그래서 더욱 깊은 소통이 필요한데말이죠 엄마란 인간이 ..ㅜ,,ㅠ

      abneural님/ 네,,그래서 총무를... 근데 힘들어요,,,흑흑
      그림나르님/ 저도 이런 저런 것을 많이 접하게는 시키고 싶은데 아직 미흡하죠
      조언 감사드려요
      반찬거리님/ ^^;
      라체님/ 꼭 그 말을 해주어야겠네요..감사합니다
      brunette님/ 헉,, 그 정도는 아니구요..
      맞아요 사실은 저의 부족함을 너무나 많이 느끼며 키우고 있기에
      아이에게는 늘 미안하지요,,
      그래서 아이의 마음을 다치지않게 하는 것에만 주력을 하고 있어요
      어차피 제가 품기에는 너무 다른 아이인지라...

      푸른나무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에궁..
    • 색감이 뛰어난 걸 보면 나중에 미술계통이나 예술쪽으로 대성할 것 같다...라고 설레발 쳐봅니다(농담이 아니라 진짜로 아이가 색감과 감수성이 굉장히 풍부하다고 생각해요.).^^; 말씀하신 것 보면 섬세하고 예민하면서도 주위와 자기의 관계를 잘 조절할 줄 아는 외유내강형의 아이 같은데요? 또래 아이들을 대하는 것도 초등학교 1학년이라고 보기에는 아주 어른스럽고요. 연금술사님께서 아드님을 잘 키우신 것 같아요.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9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1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7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2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4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31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9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8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4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