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을 기억하자.

벌써 4년이 지났군요. 4년전 오늘, 한미FTA를 반대하며 택시노동자가 분신했었습니다.

진보신당에서 이를 기억하고 추모하고자 논평을 냈습니다.

주소 링크합니다.

http://www.newjinbo.org/xe/?mid=bd_news_comment&document_srl=1332409&sms_ss=twitter&at_xt=4da7d0863eba5255,0

 

당시 저 또한 한미FTA를 반대하고 있었고 최선을 다해 행동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허태욱 열사가 분신하기 전까지요...

모금하는 사람들 모두 비정규직이니, 모금하지 말라던 그 말에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모금 한 번에 바들바들 떠는 삶을 유지하면서 세상을 바꾸지 못했다는 자괴감이 한없이 밀려옵니다.

기억해야할 죽음이, 더 이상 늘어나지 않길 바라봅니다.

아래는 허태욱 열사에 대해서, 진보신당 당게에 올라온 개인적인 추모 글이 있어 퍼왔습니다.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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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오늘, 4월 15일은 허세욱 열사께서 돌아가신 날입니다.

받들 봉에 하늘 천자를 쓰는 봉천동, 한참을 헥헥 대며 올라가야 하는 곳에서 월세를 살던

허세욱 열사는 4년 전 오늘, 한미FTA 반대를 외치며 협상장이었던 용산 하얏트 호텔 앞에서

분신한지 보름만에 주검이 되었습니다.

 

오늘 하루는 이 사람을 생각하며 보내주십시오.

 

                                                       missu.jpg

 

봉천동은 90년대 중반부터 재개발 바람이 불었습니다. 곳곳의 달동네에 철거용역

깡패들이 출몰하며 멀쩡히 사람사는 집을 때려 부수던 게 일상이었던 이 동네에 세입자들의 투쟁을

지원하기 위해 일군의 대학생들이 거처를 옮겨와 살게 되었습니다.

대학생들은 세입자대책위원회를 함께 조직하기도 하고 한글공부나 아이들 공부도 함께 도와주었고,

풍물을 가르쳐 주기도 했습니다.

허세욱 열사는 풍물 치는 걸 매우 좋아하여 풍물패에 들어갔지만, 이 대학생들을 좋아하지는 않았습니다.

 

가난이 뭔지 모르는 젊은 것들이 정의감으로 우리 동네에 들어왔지만 얼마나 버티나 보자,,,는 심정이었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오후, 고단한 택시노동을 마치고 동네로 올라가던 그의 눈에 알루미늄 배트가 땅에 긁히는

소리가 들립니다. 용역회사 '적준용역'의 직원들이 여자들만 있는 낮시간에 동네를 기습한 것이었습니다.

세대위 사무실을 등지고 용역회사 직원들과 대치하던 연약한 마을 주민들의 모습을 몰래 숨어서 지켜보던

허세욱의 눈에 불이 난 것은 자신이 무시했던 풍물패 대학생이 가장 앞장서서 맞서다 용역깡패들에게 맞는

모습을 보고 나서입니다.

끝내 그 현장으로 뛰어가지 못하고 비겁하게 숨어서 지켜보던 허세욱은 그날 저녁 술이 불콰해 져서 그 젊은

여대생을 찾아가서 처음으로 다른 사람처럼 '싸부'라고 부르며, 앞으로 인생의 스승으로 삼겠다고 했답니다.

 

이 대학생들에게 마음을 연 허세욱은 그때부터 사회운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관악주민연대 회원이 되었고, 민주노총 조합원이 되었고, 참여연대 회원이 되었습니다. 진보정당에도

당연히 당원으로 가입했습니다.

 

그러던 허세욱에게 FTA는 너무 이해하기 어려운 주제였습니다. 모두들 문제라며 난리인데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했던 이 노동자에게는 FTA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그때부터 신문 스크랩을 하고, 밑줄을 긋고, 강연이란

강연은 죄다 찾아 다니며 FTA를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알게 된 것일까 싶습니다. 공부도 제대로 못하고 서울로 올라와 꽃배달, 막걸리 배달, 철거민 신세에

택시 노동자로 이어지던 그 지긋지긋한 가난의 굴레가 FTA가 이대로 체결되면 더욱 견고한 운명이 된다는

사실 말입니다.

 

죽음을 결심하고 써내려간 유서에는 모두 비정규직이니 모금하지 말아달라고 썼습니다.

자기보다 허전한 주머니의 동료 노동자들을 먼저 걱정했던 그 마음은 또 나는 나를 버린적이 없다라고도

했습니다.

 

유인물을 교과서로 알던 택시노동자!

만나던 손님마다 그 교과서를 수줍게 내밀던 남자!

20살 넘게 차이가 나도 항상 존대하던 겸손했던 분!

겨울이면 김장봉사를 거르지 않았던 사람!

그냥 따라 하는 것은 싫어요, 세상이 궁금해요 라며 항상 공부했던 빡빡머리 아저씨!

 

오늘은 그리운 허세욱 열사를 생각해 주십시오.

 

http://www.newjinbo.org/xe/?mid=bd_member_gossip&page=2&document_srl=1329903&rnd=1332818#comment_1332818

    • 4년이나 지났네요.
      ..........
      연관검색어처럼 전여옥 망발이 생각나기도 하고.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런데 전 이 분이 편향된 FTA교육의 희생양처럼 느껴지네요...
    • 살아가는 사람들을 이 사회는 정말 뻔뻔하게 만드네요.
      하긴,아무것도 하지않는 저같은 소시민이 그나마 뻔뻔하지라도 않으면 창피해서 애얼굴을 어찌 보겠어요..
      좋은 사람들이 제발 타의로 죽지 말았으면 ..
    • 어떤 편향이요? 한미FTA로 허세욱 같은 노동자에게 어떤 이익이 돌아가나요.
      허세욱씨를 '무식한' 노동자로 생각하시는 것은 아닐거라 믿지만...
      논평에도 나오듯, 민노총 조합원, 시민단체 회원, 진보신당 당원 등 자기 신념,
      계급 의식이 있던 노동자였는데 희생양이라 부른다면... 투쟁하다 죽고 다친 노동자
      들은 다 희생양...인가요. 허세욱을 기억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낙타님
    • 젊은이 중에 젊은이셨어요.
    • at the most/편향된 교육의 희생양이라...그렇다면 일단 반대하는 모든 사람들이 다 편향된 교육받은 사람들이라는 전제네요. 정확하게 사건을 바라보지 못한다는...
      리플 내용이 다 제 맘 같을 순 없겠지만, 고인의 희생을 좀 더 존중해주시면 더 좋았을텐데...마음이 아프네요.
    • 이런 자세한 사연까지는 몰랐습니다. 읽어내려가는데 울컥하게 되네요. at the most님과는 전혀 다른 맥락으로, 전 어떠한 이유에서건 스스로의 목숨을 담보로 하는 운동은 더 이상은 없어야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너무 괴롭고, 너무나 분노하게 되는 상황이라하더라도 목숨을 던지는 건. 아무 것도 아닌 제가 감히 말하기에도 죄송하지만, 제 마음은 그렇네요.

      어쨌건, 고 허세욱님의 명복을 빕니다. 많은 열사분들을 잊지 않는 삶을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어떤 분들에겐 성군시대에 자살을 택한 우매한 사람
      그리고 편향된 FTA교육의 희생양일 수도 있겠군요.
      하지만 현실적 FTA는 이명박 정권이 그 뒤를 이어 착실히 진행시키고 있습니다.
      FTA찬성하셨던 분들은 너무 걱정 마시길...
      (전정권의 FTA는 찬성이지만, 현정권의 FTA는 반대라는 아행행한 분들에겐 뭐라 할 말이...)

      죽음이 더 이상 충격으로 말 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님에도
      말할 수 있는 통로가 죽음밖에 없다는 것이 너무나 안타갑군요.
      그저 고개 숙여 명복을 빕니다.
    • http://media.daum.net/politics/others/view.html?cateid=1020&newsid=20110415183317585&p=kukminilbo

      근데, 오늘 이런 일이 있었네요. 국민일보 보도인데, 홍적욱 의원이 한-유럽 FTA비준을 반대해서 부결시켰습니다.
      뭘까요 - 이 사람이 그냥 튀어보려고 한 일인지 아님 정말 외교적으로 무슨 비젼이 있어서 그런건지, 진심이 무엇인지는 아직은 모르겠습니다만 두고 봐야겠네요.

      돌아가신 분 일은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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