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물에 관하여

 제 자신이 영민하거나 체계적인 사람은 되지 못하는 지라 살면서 많은 허물을 야기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티는 자신이 가장 먼저 보지 못하는 지라 그 허물을 다른 사람이 먼저 인지하여 지적을 당하는 일은 종종 겪는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리석게도 많은 경우 다른 사람으로부터 그 허물을 들통나게 되었을 때 그 허물을 고치거나 버리려 하는 대신 그것에 대하여 부정하거나 변명하려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기도 합니다. 맨 처음 허물을 알게 될 때의 감정은 자신의 약점이 된 것처럼 부끄럽고 두렵고 때론 성가신 것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실은 그 허물을 개선했을 때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음을 알게 됨에도 말입니다.

 

 그래서 살면서 정말 현명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허물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든 아니면 다른 누군가에 의해서든 알게 된 자신의 허물을 겸허히 인정하고 그것을 개선하려는 사람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자신의 허물에 대해서 사과를 잘하는 사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허물에 의해 야기된 문제에 대해서 무거운 사과로 대체하려 하기 보다 묵묵한 태도로 파생된 문제에 대한 피해를 수습하려 하고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자신의 허물에 대하여 숙고하는 자세를 의미합니다. 자연재해는 일순간이지만 그에 대한 복구는 오랜 시일이 걸리는 것처럼 자신의 실책 또한 일순간이지만 그에 대한 책임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허물이 클수록 그 허물로 인한 문제가 커지지 않도록 자신은 각별한 주의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자신의 무신경함에 의해서 미처 인지하지 못한 허물이 예기치 못한 문제를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런 부주의함은 일상 속에서 서로가 편하다고 여기어지는 관계 속에서 발생하기 더욱 쉬운데 때문에 자신의 잘못보다 더 큰 실망의 대가를 얻는 경우도 발생하기도 합니다. 허심탄회한 자신을 드러내는 것은 자칫 타인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는 허물 또한 드러내는 위험 또한 내포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깝다고 여겨지는 사람일수록 허물을 발견하는 것은 쉬운 일입니다. 어떤 사람은 따끔한 비판을 선택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두리뭉실하게 그 허물을 모른 척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허물에 대해서 지적당한 사람이 그 허물을 개선하도록 적절한 지적을 말하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틀리다라고 강하게 말할수록 그 강함에 맞서 다르다라고 강하게 항변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하니까요. 때론 가벼운 한마디로 넘어갈 뿐이라면 잠깐의 환기만 될 뿐 곧 그 사람은 같은 허물을 반복하기도 합니다. 그러기에 허물이 있는 사람에게 지적을 하여 언제까지 평행선이 될지 알 수 없는 소란스러움을 겪는 것보다 그냥 서로 간에 멀어지는 것이 가장 편리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허물에 대한 충고를 하는 행위를 하기에 앞서 존중을 말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타인의 허물을 말하는 태도는 그 사람을 배제하기 위해서나 조롱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함께하기 위해서 그리고 더욱 존중하기 위함 것임을 먼저 인지시킬 수 있어야만 그 사람이 자신의 문제에 대해서 보다 진지하게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허물이 너무 큰 잘못으로 여기지 않도록 외연을 확장하여 파생되는 문제에 대해서 설파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그 문제에 대해서 실감할 수 있도록 직접적이면서도 자세하게 설명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으로 그 사람에게 전달될 수 있겠지요. 그러기에 어떤 허물에 대해서 지적을 한다는 행위는 문제의 답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적절한 합의점이 나올 때까지 같이 고민한다는 의미로 나아가야 합니다.

 

 어떤 사람에게 다른 생각이 어떤 사람에게는 틀린 생각이 됩니다. 또한 어떤 사람에게 틀린 생각이 어떤 사람에게는 다른 생각이 됩니다. 기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나 틀린 생각을 가진 사람이나 불편함을 느끼는 것은 매한가지이기도 합니다.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상식이 다른 생각과 틀린 생각을 OMR 카드처럼 정답을 명확히 결정 지어주면 좋겠지만 사회 구성원 각자가 낼 수 있는 목소리의 크기가 다르기에 상식이라 통용되는 것은 때론 너무 일방적이라 불만족스럽기도 때론 너무 절충적이라 못미덥기도 합니다. 각자의 믿음은 각자의 착오를 만들어낼 따름일 뿐이지만 섣불리 답을 정의 내리기 앞서 자신의 생각이 어떤 언어로 타인에게 전달되고 있는지를 복기하길 바랍니다. 다른 생각은 몰이해와 불편함으로 전달될 따름이지만 틀린 생각은 아픔과 상처로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한시간 내내 자신의 연인에 대해서 단점을 열거하던 사람과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 사람에게 연인에 대한 한 가지 장점을 말해 달라고 물어보니 잠깐의 망설임 끝에 나온 대답은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란 짧은 대답이었습니다. 그 하나의 장점이 열개의 허물보다 더 절실하게 사람의 관계를 형성해 내는 것이겠지요. 때론 듀나 게시판의 날이 선 분위기와 소란스러움에 피로감을 느끼면서도 듀나 게시판의 글을 읽기를 좋아하는 이유는 작은 생각의 차이를 고민하고 자신의 허물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현명해지기 위한 생각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명함이란 머리뿐만이 아니라 마음으로도 기억됩니다. 그러기에 논리를 구축하는 글 뿐만 아니라 진솔한 일상을 이야기하는 글 조차도 현명함으로 남겨질 수 있기에 사소한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분들이 가끔은 고맙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때론 허물이 눈에 보이더라도 고마움을 느낄 수 있는 글을 자주 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 )

    • 질문맨님의 글은 "치유계"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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