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무릎팍도사, 라디오스타..

1.

 

무릎팍은 김태원 2네요. 앞부분을 못 봤습니다. (예능데뷔부터 봤어요.) 유료다운로드를 또 해야하나!! 고민 중.

 

제가 본 부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김구라와의 만남을 이야기 한 파트. 

 

"(김구라를 보며..) 그렇게 가난한 사람은 처음 봤어.. 양복도 짧고..소매도 쭈글쭈글하니 다림질도 안 되었고..."

 

부활 음악에 대해 '그게 무슨 락이냐!' 욕을 한 김구라에게 한 대 먹이러 갔다가, 김구라의 가난하고 초라하고 찌질하고..하여간 참으로 비참한 김구라의 모습을 보고 "아..나구나.."싶어 그냥 술 한잔 하고 친해졌다는 이야기.  그러면서 '사람은 성격대로 살면 안된다는 걸 그 때 느꼈다. 평소 성격대로 화를 벌컥 냈어봐. 못 친해졌지.' (그랬으면 라디오스타 추천도 못 받았을테고..) 하는 말..

 

사람들이 왜 김태원을 좋아하는지 알려주는 사건 같았어요. 이 사람은, 비참한 사람을 보면 '어휴 인생이 불쌍하다..'가 아니라, '아..예전의 (지금의) 나네...' 하는 생각부터 하지요. 그 공감이 너무 투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사람들은 김태원에 대해 안심할 수 있어요. 열등감과 찌질함과 비참한 내 모습을 보여도 '혐오'나 '동정'이 아니라 '공감'을 받을 것 같은.. 그래서 김태원을 인간적으로 좋아할 수 있는거죠.

 

추가로, 김태원이 자신의 일기를 낭독할 때 새삼 생각한 것.. 이 사람은 예술적 기질이 타고났나.. 싶었어요. 정말 책을 거의 안 읽었을 것 같은데. (<밤이면 밤마다>에서, 지금까지 책 한권을 끝까지 다 읽은 적이 없다..고 했고. 뭐 이 분 특성 상 뻥일 수도 있지만 ㅋ) 감수성과 어휘의 사용이, 정말 시인 같아요. 스스로 즐겨쓰시는 단어 처럼 참 '아름다운' 느낌.. 정말 타고났나? 혹독한 수련의 결과라고 하는데, 그 혹독한 수련이 긴긴 시간에 걸쳐 하루도 빠지지 않고 쓴 일기? 아니면 열등감에 가득 찬 어린 날과 지독한 실패와 인생의 바닥을 여러 차례 기어다니며, 그 때 마다 다시 부활하며 '역경 후 성장'을 여러 차례 이루어낸 데서 오는 인간적인 깊이인가? 이유가 뭔지 알 수 없지만...김태원은 멋져요. 참 멋있어요.

 

 

2.

 

그리고 김구라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봅니다. 부글 부글 끓고 있었을 열등감과,  먹고 살기 위해 타인을 비난해야 하고, 타인을 비난하면서 스스로의 열등감과 분노, 사회에 대한 울분을 분출하듯 쏟아내었을 그 시대의 그를... 전 무서워서 그 당시 그 사람이 했던 욕설들을 듣지 않았어요. 듣다 보면 너무너무 화가 날까봐.. 그런데 생각해보면, 김구라가 그 당시 가장 까댔던 사람들이 혹여나 김구라에게 와서 '왜 그랬냐!'고 화내면서도 '밥 한끼 먹자'고 관심을 보였더라면, 김구라는 정말 홀딱 넘어가서 그 사람과 친구를 먹었을거라는 생각을 해봐요. (그러고보니 김구라가 대인배라며 칭찬한 여자연예인 한 명이 그러지 않았나요?) 김태원이 술이나 한 잔 하자고 했을 때 금방 친해졌던 것 처럼..

 

김구라의 과거는 용서받기 힘들테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지금의 김구라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예능인 <라디오스타라>의 성격을 규정하는 존재라는 느낌이에요. 인생의 바닥과 현실의 쓴 맛을 제대로 겪어 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감수성이 자유롭게 분출되는, 속물적이고 가식 없지만 그럼에도, 혹은 오히려 그렇기에 생각외로 깊이가 있는 프로그램. 실제로 루저가 되어본 적이 있거나, 혹 인생의 큰 굴곡은 없었더라도 그런 이들의 마음을 머리로나마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들이 MC로 있는 프로그램. 김구라는 라스의 성격과 가장 잘 맞아요. 덕구 아빠도, 라스 출연 초창기에는 정말 라스 분위기에 잘 맞았지요.(그 당시에는 병풍이냐며 DC에서 쌍욕을 먹었던 것 같지만.) 정말 하늘 꼭대기까지 치솟았다가, 인생의 바닥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기어올라오기 시작할 무렵 라스에 등장하셨으니까.  지금도 인생의 밑바닥을 통과 한 사람 특유의 분위기가 여전히 어려있어요. 그래서 미워할 수가 없어요. (하긴 원래 미워하기 힘든 이미지지만..)  남자의 자격에서 인생에 대해 강연을 했을 때, 들으면서 울컥했어요. 그 강연 정말 좋았어요. (이경규 강연도 좋았고 ㅋㅋ)

 

 윤종신은 원래 분위기를 잘 맞추는건지 모르겠지만 라스에 위화감없이 잘 섞이는 느낌. (머리가 정말 좋으신 듯..) 아..그러고보면 후배들에게 '음악가이면서 왜 품위 떨어트려가며 예능을 하냐!'며 늘 비아냥의 대상이 되곤 하는군요. '밤이면 밤마다' 출연 주제는 '난 찌질한 남자가 아니다!'였고. 생각해보니 대단한 분이에요. 음악적 능력이 탁월한 사람인데도, 예능에서는 남의 것에 빌붙는 개그, 찌질, 회(-_-), 깐죽 등 이방--;; 같은 이미지이고, 그걸 꾸준히 체계적으로 고수하고 계시니까. 라스에 위화감 없을 수 밖에 없군요. 뭔가 스스로 아래로 내려온 느낌? 금전적으로야 예능 후 더 확 피셨을지도 모르지만, 이미지적으로는...

 

김희철은 왜 김구라 광팬인지 잘 모르겠는데 -그 얼굴이라면 남자 또래 아이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더 열등감을 느꼈을까? 학창시절에 굉장히 고생을 했나? 아니면 정서적으로 오락가락 ㅋㅋ하는 그 성격 때문에 특이한걸 좋아하는걸까? 그것도 아니면 원래 4차원? - 이 사람은 워낙 특이한 느낌이라 그냥 잘 어울려요 라디오스타에. 아이돌이면서도 아이돌을 까는 박완규 이야기를 잘 넘어가며 듣는 것도 장하다 싶었고.. 그러면서도 자기 그룹 이야기를 할 때는 영락없는 아이돌이고.

 

  

 

3.

 

올밴은 어떻게 되는걸까요. 무릎팍에 올뺀이 빠지면 정말 섭섭할 것 같은데, 그냥 딱 거기까지에요. 평소에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다 편집당한다고 얼핏 나오던데, 왜 편집일까? 분위기 살리는 역할만 하느라 멘트들이 다 비방용인가?

 

 

 

 

    • 1박2일이나 무한도전 같이 고생고생하는 리얼예능에서 열심히 안 한다고 욕 먹는 사람도 있는 걸 생각하면 올밴은 캐릭터 정말 좋은(?) 거죠.
      저도 올밴은 앉아만 있어도 자기 역할 한 것 같거든요.
      가끔 저 사람은 뭐하는 사람인지 의아하기도 하지만 그 의아함을 자아내는 것이 역할인 듯한 그런 캐릭터. ㅋㅋ
    • 민트향본드, 아침 / 저도 올밴이 무릎팍도사에 있는 것이 좋아요. 그냥 너무 어울려서. 코갤인지 기타갤인지에서 어떤 갤러가 명언을 했죠. '좋은 병풍 노릇하는 것도 능력이다.' 저도 동감해요.

      그런데 제가 걱정하는건 올밴의 미래에요. 이 사람은 어떻게 되는걸까요. 음악적으로 뭔가 잘 되고 있는건가? 다른 예능에서 잠깐잠깐 보이더니 이제는 안 보이는 것 같고..(제가 케이블 예능은 거의 못 봐서 거기에 나오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가끔 들어보면 강호동이 TV를 사줬다 뭐를 놔줬다 하기는 하는데... 뭐 먹고 살지.. 걱정이 되어요. (내가 왜 남 생계 걱정을 -_-;; 나보다 돈 잘 벌텐데--;;;;)

      어떻게 되는 걸까요. 오늘 김태원이 '과거의 나구나...'하는 이야기를 하는 걸 듣고 새삼 생각하게 되었어요. 갑자기 해 (다시) 뜰 날이 있을까.
    • 글 많이 공감하며 읽었어요.김태원씨 멋진 사람이에요. 김구라에 대한 부분도. 전 예능 거의 못 보고 사는 사람인데 라디오스타에서 김구라 보고 정말 많이 웃고 있네요. 하하 라스의 성격을 규정짓는 사람이란 말 딱이네요.
    • 김희철이 김구라 좋아한게 아마 시사대담 시절로 생각되는데 ...시사대담은 나름 주제있는 정치, 사회풍자 할 때였죠.
      그래서 KBS 라디오로 갈 수 있었구요...
      이효리 비판하면서 스포츠신문에 나오고 할 때가 이때쯤...

      물론 당시에도 몇달씩 월급 못 받았다고 합니다.
      또 당시 이 프로 로고송 만들었던게 올밴.
    • 팝풀 / 라디오스타에서 김구라는 정말 발군이에요! 다른 예능에서는 라스만큼 날라다니지 못하는게 좀 안타깝지만 ㅎ

      루크스 / 시사대담 때군요! 김구라 팬들이 늘 이야기하던 그! 그러고보니 언젠가 김희철이 '사회에 대해 쌍소리하고 그런게 멋져보였다. 어린 나이 남자들에겐 그런 로망이 있다' 뭐 그러던데..아닌가, 김희철이 아니라 다른 김구라 팬인 남자연예인이었나? 하여간 그런 로망과, '시사대담'에서 김구라가 보여준 풍자성이 어우러져 팬이 된 걸 수도 있겠어요!

      그러고보니 올밴도 그쪽(?) 사람이군요. 고생을 많이 했고, 많이 단련 된 강한 사람일테니 스스로 잘 알아서 뭔가 해 나갈 듯? 제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을지도!!
    • 요즘 김태원이 최고 좋아요.
    • 요즘 김태원이 최고 좋아요.2 정말 사람이 그자체로 예술입니다. 위대한탄생에서 보고 좋아졌는데 무릎팍도사 이전편 보고 더 좋아졌었죠. 이번편은 아직 못봤는데 다시보기로 봐야겠네요.
      김구라는 예전에 방송한 자료들을 들은 이후로 애써 고개를 돌리려고 하는 사람인데요. 설명하신 부분을 보니 짠하네요. 요즘 예능을 무례할정도로 솔직한 분위기 만든 일등공신이라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지만 반면에 굉장히 재미있고 속시원하게 보통사람들의 생각을 대변해주기도 하죠. 앞에서는 좋은말 해주면서 뒤에서 낄낄댈 부류는 아닐거라는데 대한 호감도 있고.그래도 역시 예전 방송을 떠올리면 꺼림칙해지는 사람이예요..
    • 요즘 김태원이 최고 좋아요.3 멋있는 사람!
    • 이번방송은 못봤는데.. 왜 사람들이 김태원을 좋아하는지 요즘은 좀 이해가 가요. 예전에 잠깐잠깐 접했던 김태원에게선 전혀 호감을 못 느꼈었거든요. 그사람이 변했단 말이 아니고, 제가 그만큼 관심있게 보지 못하고 알지 못했던 거죠.
      다만 한가지 김태원이 미인은 자기가 아름답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진정 미인이고 아름답다는 취지의 말을 각각 다른 프로에서 몇 번 강조하시던데.. 이건 혼자 그렇게 생각하시면 좋겠어요. 상대방에게 강요할 말은 아닌것 같아요.

      김구라는 어떤면에선 재밌고 자신의 노골적임을 솔직하게 드러내서 웃기지만, 어떤면에선 용서할 수 없어요. 먹고 살기 위해 비난했다는 데에는 당위성이 안느껴져서요. 그래야만 하고, 그럴 수 밖에 없는, 그방법 밖에 없는 그런 절박함은 아니었잖아요. 저는 김구라가 웃겨도 그 과거때문에 맘편히 웃기고 좋다고 말하지는 못하겠어요. 하지만 라디오스타에 있어 김구라는 프로의 색깔이고 중심이라고 봅니다.

      윤종신의 개그는 제취향이고 김희철은 ? 아직 모르겠어요. 의욕때문인지 가끔 유치해죽겠는 개그를 시도해서 민망해요.
    • 저도 김태원 아저씨 한번 만나서 인생상담 받고싶어요. 정말 좋아요!!
    • 부사모에 회원 늘어나는 소리가 들리네요!
      김태원아저씨에겐 고난을 겪고 난 사람만이 가지는 여유같은게 느껴지죠. 개뿔도 모르면서 허세떠는 사람들이 판을 치는 요즘..그래서 보석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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