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개인의 체력차이

예전에 한국서 병원 다닐 때 있었던 일입니다. 

전 응급실 간호사로 일했고, 응급실은...아시다시피 정말 정말 정신 없는 곳입니다. 

새로 환자를 받고, 기존 환자들 상태 체크하고, 검사 나갈 혈액 체취하고, 주사를 연결하고, 검사실로 보내고, 의사한테 보고하고, 새로 오더 받고,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을 챠팅해야 하죠.

앉을 시간, 숨 돌릴 시간도 부족하고, 화장실 가는 시간은 사치처럼 느껴지기 마련. 출근 전 화장실 갔다가, 중간에 밥 먹을 때 갔다가,  퇴근 후 화장실 가는 것이 일하는 동안의 전부이기도 하고, 앉을 수 있는 시간은 중간에 밥 먹을 때가 전부이기도 했어요.

심지어 챠팅도 서서 해야 했거든요. 위에 열거한 모든 것들을 챠팅해야해서 자세하고, 정확해야하지만, 시간에 쫓기기에 앉아서 할 시간도 없었거든요.


그렇게 일하고 퇴근하면 녹초가 되기 마련이지만, 그대로 집에 가서 골아떨어지면 인생이 심심해진다 생각했기에 열심히 놀았습니다.


그 시절 만나던 사람은 병동에서 일했어요. 물론 병동도 미친듯이 바쁜 건 마찬가지 입니다만...그래도 그네들은 챠팅은 앉아서 한단 말이죠. 계속 미친듯이 돌아다니고, 앉아보지도 못한 응급실 간호사가 더 피곤한 건 당연한 것 같은데, 같이 퇴근해도 이 사람은 정말 골골 앓고는 했거든요. 

오프날엔 저는 기를 쓰고 놀아야 하는데, 이 사람은 안 그랬고요. 도저히 이해가 안 갔습니다.


그러다 어느 다른 한 친구가 저를 아주 쉽게 일깨워줬죠. 사람 사람 마다 체력에는 개인차가 있다는 것을 아주 쉬운 예로 알려주었거든요.

그 친구가 든 예는 바로 몸무게 였습니다. 

제가 만나던 사람보다 1.5배 이상 더 무게도 나가고, 체격 차이도 있는데, 체력 차이가 나는 건 당연한 게 아니냐. 

제게는 뭔가 확 다가오는 예시였고, 내가 하는 일이 더 육체적으로 힘들어도, 다른 누군가는 개인차로 그네들이 더 힘들어 할 수 있겠다는 걸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아내님도 체력이 약한 편입니다.

평소 운동을 즐겨하지 않았고, 간호사처럼; 체력이 소모되는 일을 한 것도 아니었으니 어쩌면 당연하지요.


그런 아내님과 함께 살다보니, 몇 블록 산책나갔다고 힘들어하는 사람이 더욱 이해가 갑니다.



체력이 약하다는 걸 덤덤히 이야기하는 사람에게, 왜 네가 체력이 약하다고 분석하려 하거나 꼬치 꼬치 캐묻는 건 조금 엇나가는 것 같기도 해요.

체력차는 그냥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특성이어요. 물론 이 특성은 바뀔 수 있는 거고, 저도 아내님의 체력을 북돋아주고 싶어 이번 여름엔 자전거도 하나 장만해서 저는 인라인 타고, 아내님은 자전거 태워서 근처 공원부터 나다닐 계획도 하고 있고요.


이대로 글을 마무리하면 조금 서운해서 밴쿠버 다운타운에 활짝 핀 벚꽃 사진 첨부합니다. (오늘 찍었어요.) 모두 즐거운 봄이 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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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력이 안돼서 못놀고 못놀다보니 더욱 체력은 약해지는 악순환에 접어든 자로서 휴일에 열심히 노시는 분들 부럽습니다.
    • 제 동생도 병원 일이라 하루 3시간도 못 자면서 휴일엔 꼬박꼬박 놀러 다니는 걸 보면 새삼... 체력은 정말 타고난 복입니다.
      그런데 벚꽃 사진 너무너무 이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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