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녀(1960) 보고와서 뜬금없이 식모 이야기

어제 대학로 CGV에서 상영하는 걸로 보고 왔습니다. 

감상... 음... 전 하녀보다는 주인 여자가 더 무섭던데요.;


아무튼, 지금이야 가사도우미라면 나이 좀 있으신 아주머니들의 직업으로 인식되지만,

제가 꼬꼬마 시절이던 1980년대까지만 해도 젊은 아가씨들이 식모살이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았어요.


(당시엔 가사도우미라는 명칭이 없었죠. 제 기억으로는 도우미라는 단어 자체가 1993년 엑스포 때 생긴 것으로 알아요.)


저희 친척집에서도 식모를 쓰고 있었는데, 일하던 식모가 나가면 시골 친척의 추천을 받은 동네 아가씨가 새로 올라오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언젠가 그 집에 가서 식사를 할 일이 있었는데, 그쪽 가족+저희 가족 다 앉은 식탁에 식모 언니도 함께 앉아 묵묵히 식사를 했어요.

친척 아주머니께서 '**(식모이름)이도 우리 가족이니까 함께 먹어야지~'라고 하시더군요.

차라리 아무 말씀도 안 하시는 게 나았을 거예요. 꼬꼬마였지만 그 말을 듣는 순간 '아 나라면 차라리 혼자 먹는 게 속편하겠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집에 이원수 동화전집이 있어서 가끔 들춰보는데, 60~70년대가 배경이라 그런지 식모살이하러 간 소녀에 대한 글이 꽤 많아요. 보면서 그때는 식모가 어느 정도 사는 중산층 정도의 사람들에게는 꼭 필요한 존재였나보다라고 생각했지요.
    • 제가 아주 어렸을 때 사진 보면 소위 "식모"라고 부를 수 있는 10대 후반 정도 되는 소녀가 함께 찍힌 것들이 있어요. 당시에는 아마도 시골에서 돈을 벌기 위해 소녀들을 서울에 보내서 식모나 버스 차장을 하게 하는 게 흔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70년대 후반이 되면 벌써, 식모보다는 파출부가 대세가 되었던 것 같고요.
    • 딴 얘기지만 수키 스택하우스 시리즈 5권이 나왔더군요. 막 기쁘네요. 빠삐용 님도 팬이시니 기뻐하시리라 믿고 엉뚱한 리플을... ㅠㅠ
    • 저희 어머니가 60년대에 서울 친척집에서 식모살이를 하셨어요. 돈 받는 것도 아니고 시골에서 입이라도 덜자고 보냈다고 하시더군요. 그때는 중산층까지는 아니더라도 도시 살면서 한 식구 더 먹일 수 있으면 식모를 둘 수 있었나봐요.
    • 저 아주 어릴 적 식모 아가씨(아가씨도 아니고 소녀;)는 종종 같이 먹었던 기억이에요. 식사를 차리고 치우는 시간 때문에 식사 시간 자체가 좀 어긋나 있긴 했지만 같이 앉아서 먹지 않는 것 아니었어요.
    • calmaria / 같이 앉아서 먹는 것 자체야 전 아무 생각이 없었어요. 다만 그 친척 아주머니의 말씀이 오히려 식모 아가씨가 가족이 아님을 환기시키는 셈이 되었달까. 그게 거북했던 거죠.
    • 제가 어릴 땐 (80년대후반 90년대초반) 친척집에 가면 항상 식모누나랑 놀곤 했어요. 그집 자식들이나 저나 식모누나를 너무 잘 따랐는데 제 기억엔 거의 10년은 같이 살았던 것 같아요. 밥 같이먹고 이일 저일 다 같이해서 전 처음에 정말 한 핏줄인 줄 알았죠. 90년대 초중반쯤에 시집을 가셔서 남편하고 같이 여관을 하나 차리고 사셨던 기억이 나네요.
    • 모두들..식모는 친척집에만 있었군요..
    • 빠삐용 / 가족끼리 있는 것이 아니고 손님이 있으니 의식해서 더 그랬던 것 아닐까요...
    • 식모라고 부르던 때의 식모는 중산층 아니라 서민층까지도 제법 퍼져있었어요. 당시엔 인건비가 무척 쌌나봐요. 먹이고 재우고 시집보내주는 구조였던 것 같은데 월급을 주긴 줬었나?
      동네 식모 언니가 연탄 갈러 나갔다가 연탄집게 든 채로 도망간 사건이 떠오르네요. 저는 기억 못하는데 어머니가 종종 그 얘길 하시거든요. 돈은 안 가지고 갔대요. 도망은 그럴 수도 있겠다 싶지만 왜 연탄집게들 든 채 갑자기였을까요? 원문과 전혀 상관 없는 의문이군요.;;

      아참. 원문과 아주 약간 관계있는 리플. 전에 하녀의 그 남자 직업이 대체 뭐냐는 질문을 올렸었는데요, 제목이 하녀가 아니라 '식모'였다면 남자와 그 부인이 입으로 떠는 궁상에 별 신경이 안 쓰였을 것 같아요. 저는 하녀 하면 대저택이 떠오르고 식모 하면 마루하나 방 둘 부엌 하나 있는 서민층 개량한옥이 떠오르거든요.
    • march, 안녕하세요/ 입하나 덜려고 변변한 월급도 없는 식모살이로 어린 딸을 내보내던 시절이니까, 입 하나를 더 재우고 먹일수 있었다면 이미 서민층이 아니라 중산층으로 분류할 수 있었겠지요.
    • gish/ 뭐 어차피 지금의 서민층/중산층 개념으로 그때를 기준지을 수는 없으니까요.
    • 저희 집은 중산층이라면 중산층인데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시고 저와 형제들이 아주 어려서 봐줄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에 식모를 두었어요. 사실 식모보다 보모나 한 집에서 같이 사는 파출부의 개념에 더 가까울지 모르겠습니다.
    • 할머니로부터 들은 몸종얘기는 없습니까? 제 외할머니께서 몸종을 두셨는데 물론 제가 태어났을 때는 그런 제도가 없었지요 근데 그 몸종 이셨던 분이 종종 찾아와서 같이 밥을 먹던 기억이 납니다. 아.. 물론 저와 제 동생은 그렇게 잘살았던 집안이 지금은 왜 우리가 남의 집 몸종(?)을 하게 생겼는가... 하고 탄식하곤 하지요...
    • march/저는 부산토박이인데 저 어릴 때 식모 언니가 있었어요. 정확히는 외가집에서 데리고 있던 언니. 이모만 무려 6명이었던 시절이었는데 정말 먹고 자고만 할 수 있었어도 가능했던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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