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슨한 독서모임] 리아의 나라

안녕하세요. 즐거운 모임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오늘 이야기 나눌 책은 앤 패디먼의 리아의 나라 입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무책임하게 시작해봅니다~

    • 이번 모임에는 책을 읽지 않아서 참석하지 못합니다. "즐거운 모임" 빠지게 되어 아쉽네요. 반장님(과 모든 참가자들) 화이팅요!
    • 책 재밌지 않았나봐요 ㅠ_ㅠ
    • 무수혈 수술법을 찾다가 숨을 거둔 여호와의 증인 신자 가족의 아이가 기사화되었을 때, 무수히 쏟아지던 비난들을 읽으면서 불편한 마음이 들었더랬죠. 저는 그런 마음 때문에 호레이쇼님께서 추천해주신 책들 중에 이 책을 골랐을 거예요. 여전히 불편하죠, 그런 견해들엔. 가령, 이런 견해말예요; "부모 자신은 순교자가 될 자유가 있다. 허나 같은 상황에서 자기 자녀를 순교자가 되게 할 자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 저는 흥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모임 시작할때만해도 아이가 9시..늦어도 9시 30분이면 잤는데..
      요즘 10시-11시나 되야 잠이들어서 제 참여가 영 불성실해서 너무 죄송합니다.ㅠ_ㅠ 그래도 아이 안고 열심히 모니터링 하고있습니다.
      지난주 일요일에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아동 학대 사건 이후의 일에 대해서 나오던데..이 책이 생각나더군요..
    • 성인인 경우 그나마 자기결정권을 인정해주어서 수혈을 거부하든 화학요법을 거부하든 쯧쯧 하고 마는데, 아이가 결부되면 굉장한 반감을 사죠. 그럴 때 참 뭐라 납득시키려는 대화를 시도하는 것조차 어려웠는데, 이 책은 차분하게 그러면서도 설득력있게 그런 이야기를 해서 좋았어요. 저도 제가 좋아하는 지인 두 분께 선물드리려고 마음먹을 정도로 재밌게 잘 읽었어요.
    • 결말 부분이 굉장히 충격적이지 않았나요? 논픽션이니 저자가 선택한 것은 아니었겠지만 그런 식으로 이야기가 끝나서 세상 일이 이렇게 극적일 수가 있나 어리둥절했어요.
    • 이 책에서는 양육권 박탈에 대해서 마냥 좋지많은 않게 다룹니다만 전 여전히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보다 훨씬 더 과격한 방법으로 미국처럼 양육권을 박탈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 우리나라의 방식은 부모에게 모든걸 맡기는 모습인데 상당히 무책임 하다고 봅니다. 무수혈 수술이나 리아의 사례같은 것들은 예외적인 경우라고 생각해요. 뭐 이부분에 대해서는 다들 이견이 없을실것 같기도하네요.
    • 82년생 리아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고, 리아부모님의 걱정대로 요양소에서 서구식 "케어"를 받으며 지내고 있지나 않을까 마음이 저릿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결말이 참 결말답지 않았나요. 우리 무당들 굿하며 읊조리는 것(무슨 명칭이 있을텐데요)이 떠올랐어요. 왜 예전에 무당 다룬 영화 있었지요? 그때 들었던 사설하고도 굉장히 유사한 느낌을..
    • brunette/ 그죠? 아이를 사랑하고 살려야겠다는 부모와 의료집단이 그 방법 또한 함께 고민해나가야 한다는 걸 설득력 있게 보여주었죠. 나이 먹으면서 내가 정당성이 있다고 아무리 굳게 믿어도 상대편을 묵살하는 식으로 일하는 게 결코 효율적인 게 아니라는 걸 배워요.
    • 레옴/ 저도 그냥 사회가 아무 고민 없이 아이들에게서 손 떼고 있는 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만 또 한국적으로;; 밀어붙이지 말고 어떤 방식으로 최대한 합의를 이끌어낼 것이냐, 지원은 어떻게 해주면서 강제 역시 동원할 것이냐 폭넓게 고민하며 접근해줬으면 좋겠어요.
    • 결말부분이 샤먼의 희생제의로 끝나서 충격적이라고 말씀하신건가요? 전 오히려 그 부분은 그렇게 크게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그냥.. 자연스럽게 느껴졌어요.. 우리나라에서도 많이하죠.. 굿도 하고.. 대체의학이라고 불리는 것들도있고.. 전 그런것들에 호의적인 편이라 그런지도 모르겠어요;
    • 예, 그리고 서구의료진이 보기에 간질발작은 멈춰야하고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만 하는 일인데 반해,
      몽족은 "그럴 수도 있다"라는, "우리가 모든 걸 통제할 수는 없다"라는 입장이라는 게(96쪽).. 그게 제 관점이고, 울컥할 정도로 공감되는 견해에요.
    • 먼저 끝까지는 다 못 읽어서 아쉬워요. 부디 다 읽고 이 대화에 참여하고 싶었는데 엉엉.
      전 아이가 있어서 그런지 일종의 공포감을 가지고 읽었습니다. 혹시라도 병원에 갔는데 잘 안될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죠.
      책에서는 담담히 각종 참가자(?)들을 설명하고 그게 각자 모두 합리적 판단하에 진행되었다고 묘사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악화되는거요.
      제가 최근 몇년간 계속 생각하는, '최선을 다한 나의 동기(혹은 과정)이 과연 최선인가? 최악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데 난 최선을 다했다고 면죄부를 가질 수 있을까?'라는 주제와도 연결이 되요. 아직 책을 다 안읽어서 해답을 좀 찾아보고 싶군요.
    • 되게 슬픈데 또 되게 아름다운 결말이었어요, 특히 치 넹이 읊조리는 그 구절들이요. 몽족 시인의 시집을 구해읽어보고 싶더라구요.
    • 아, 저는 결말이 리아가 완치도 죽음도 아닌 상태로 의학이 손볼 수 있는 지점을 넘어선 채 끝난다는 게,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brunette님 말씀처럼 결국 모든 걸 통제하지 못한다는 걸 받아들이고 엄마 품으로 돌아간다는 게... 말 그대로 충격을 먹었는데 다 읽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전체 주제가 잘 응집된 결말이 맞는 것 같아요.
    • 모르는 사람/ 맞아요. 서로의 황금을 돌로 바꾸는 거꾸로 된 연금술 같다는 표현이 나오죠? 저 책만 두고 말한다면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끼리 마음을 더 열어야 진짜 최선이다 뭐 이런 이야기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의학은 저도 문외한이지만 의사들이 하지않고 그냥 내버려두었어도 되는 발작을 과도하게 약물을 투여해서 불필요하게 막은건 아닐꺼에요. 제가 본 케이스 중에 뇌수막염으로 경련을 너무 오래하는 경우 경련자체가 아이의 뇌를 축소시키고 지적능력이나 운동능력을 감퇴시키는경우도 있었어요. 리아의 경우에도 발작을하는동안 숨을 제대로 쉬지못한다던가 하는 문제가있어서 항경련제를 준게 아닐까싶고.. 몽족과 의사 사이의 이해에 있어서도 의사가 과학에만 맹신해서 잘못된 의사결정을했다라기보다 그 처치가 차선이더라도 환자의 환경을 고려하는쪽이 차라리 더 낫다라는 이야기로 이해했어요.
    • 저는 마지막 장 시작되기 바로 전에 나오는, 수키(리아의 가족에 호의적이었던 심리치료사)와 빌(저자의 친구이자 MCMC 가정의)의 대화가 충격적이라면 충격적이었어요. 저는 실제적으로는 이 장이 마지막 장이라고 봤거든요? 19장은 그야말로 리아와 리아의 가족들, 주변 의료진들 및 관련자들, 그리고 독자들까지 위무하는 살풀이같은 느낌이었고, 현실적으로는 18장이 결론이라고 봤어요.
      수키와 빌은 열린 마음으로 사태에 접근했던 선량한 자들로 불릴 자격이 충분한 사람들인데, 이들조차 결국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는 모습에 일말의 좌절감도 느껴졌어요.
      -빌 : "어떤 상황이든 가장 약한 사람을 위해 일해야 합니다. 여기선 바로 어린애죠. 아이의 안녕은 부모의 신앙보다 중요해요. 부모가 반대하더라도 아이한테 제일 나은 걸 해줘야 해요. 아이가 죽게 되면 20년 뒤에 부모의 신앙을 받아들일 건지 거부할 건지 결정할 기회도 사라져버릴 테니까요. 죽고 나면 끝이죠."
      -수키 : "그건 횡포예요. 병이 영혼 때문에 생긴 것이라 믿기 때문에 수술을 거부하는 가족이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아이가 수술을 받다 죽으면 영영 저주받을 게 확실하다고 믿는다면요? 게다가 죽.음. 자.체.가.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고 본다면요? 어느 게 더 중요하죠? 삶인가요, 혼인가요?"
      -빌 : "둘러서 말할 것 없죠. 당연히 삶이 먼저죠."
      -수키 : "아니요. 혼이에요."
    • brunette/저도 리아의 현재가 궁금해서 미국웹에서 좀 찾아봤는데 리아의 근황은 의외로 인기 검색어 중 하나더군요. 책 리뷰도 엄청 많구요. 댓글에서 확인한 바로는 2010년 앤 페디먼 인터뷰에서 여전히 그 상태로 살아있고 27살이라고 했다네요. 다만 몇년전 리아의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앤 페디먼과 페기와 필립 부부를 비롯한 의료진들은 여전히 리아에게 관여를 하고 있다고 하구요. 리아가 지금까지 살아있을 가능성에 대해 문득 생각하긴 했는데 방금 검색 결과를 보고 나니 정말 뭐라고 말하기 어려운 기분입니다.

      2010년 앤 페디먼 인터뷰 링크합니다.
      http://www.7dvt.com/2010influential-author-discusses-how-culture-clash-became-tragedy
    • 오늘이 그날인지 깜박했군요. 정말 완전 재미나게 잘 읽었습니다. 일단 댓글달고, 다른 댓글 읽고 참여.
    • 미루나무님, 고맙습니다.
      일단 영문기사 해독하느라 다음 댓글까지 시간 좀 걸릴 듯.^^;
    • 아이구... 리아가 살아있었군요. 기분이 묘하네요.
    • 음, 리아의 경우에는 서로의 의사소통이 전혀 되지 않아 약 처방이 제대로 이뤄지지않았고, 호전되고 있는지도 제대로 체크되지 않았고, 따라서 투약량을 조절하는것도 다 소용없었던 결과로 이어졌다고 읽었어요. 어머니 마찬가지로 아이가 심각하게 부작용을 보이는 약들을 버리고 있었고..만약 소통이 제대로 이뤄졌었더라면 좀 더 나은 결과가 나왔을 수도 있죠. 소통이 안되었을 뿐, 모두가 최선을 다하고 있었던거죠.
      따라서 저는 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는 어떤 행위가 누군가에 해악이 될 수도 있는 가능성을 언제나 고려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의료진도 마찬가지구요.

      근데 다르게 생각을 하면 제가 아무리 노력을 해봤자 악화되는 상황으로 갈 수 밖에 없는 경우도 종종 있어서 어차피 운명은 정해져있나 싶은 생각마저 들어요. 이게 이 책의 결론은 아닌 것 같은데-_-;; 리아가 좀 더 좋아져서 끝났으면 좋았으련만. 뭔가 허무해요.
    • 리아가 왠지 살아있을것 같았어요... 좀 착잡하네요.
      저는 아직 아이가 없어 그런지 사실 의료적인 부분에 대한 접근, 내 아이가 이런 상황이라니! 하는 생각보다 몽족과 미국인들과의 관계가 굉장히 신경쓰였어요.
      몽족의 "우리가 미국을 도와줬으니 당연히 도움을 받아도 된다"라는 주장과 "몽족이 가져가는 복지 예산 때문에 주 예산이 바닥이다. 우리가 왜 그래야 하냐"라는 미국인들의 주장이.. 상충되는데, 솔직히 결코 남일 같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만 해도 현재 저임금의 동남아시아인들이 속속 들어오고 있는데요. 사실 우리 세대도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잖아요. 곧 너희 때문에 우리 일자리가 없어진다고 주장하는 민족주의자들이 나타나지 말라는 보장이 없을 것 같습니다.

      또 리아의 상황은 너무나도 안타깝지만 리아가 썼던 엄청난 액수의 의료비에 후덜덜 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정말 여기에 관해서는 가치판단이 되지 않았어요. 작가를 존경하게 됐습니다. 이런 놀라운 서술력.
    • 저는 책 읽으면서 미국이라는 나라가 괜히 세계 최강국이 아니구나 생각하는 지점이 여럿 있었어요. 그 말 많은 의료제도도 경제적 능력이 없는 이들한테 이 정도까지 지원을 해주고, 헌신적인 프로페셔널 의사들과 직접 의료진 외에도 여러가지 소수자를 위한 직업인들이 활동하고. 이런 이야기를 누군가 8년이나 취재해 책으로 만들고 교재로 쓰인다는 것 자체도 굉장한 일이고요.
    • livehigh/ 그러게요. 문화 통합이 선의를 통해서도 쉽지 않은 건데.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불안해지죠.
    • livehigh / 결혼이민자분들도 많으시고.. 분명 멀지 않은 시기에 엄청난 사회 문제가 될꺼라고 확신해요. 문득 오늘 낮에 있었던 듀게 논쟁이 떠오르는군요;;
    • 네.. 곧 우리도 문제가 되겠죠? 하지만 여전히 아무 대비가 없는게 안타까워요.

      페디먼이 후기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이 책을 처음 읽을 땐 당연히 저도 리아와 몽족, 소수자에게 심각하게 감정이입하게 됐었는데, 뒤로 갈수록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가치판단이 힘들어졌어요. 현재도 마찬가지구요. 페디먼 말처럼 덜 미국인처럼 생각하고 조금 더 몽족처럼 생각하던 사고방식을 관두고 바라볼때 단순히 '문화의 차이로 인해 한 가련한 생명이 고통받는 이야기'로 받아들여 아 슬퍼, 하고 끝나기는 뭔가 좀 석연찮다는 생각도 조금 했어요.
      결론은 서로가 한 발짝씩 물러서야 했을텐데, 리아 가족들 몽족에게는 양보의 여지가 없었을까요? 매정한 얘기처럼 들리겠지만 저는 사실 이부분에 대한 의견이 듣고 싶습니다.

      저는 헌신적인 몽족 지도자 바 야오와 조나스가 말그대로 *고생을 하고도 환영받지 못할 때, 착한 간호사 마틴 킬고어가 리아 부모들한테 환영받지 못할때 약간의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좀.
    • 미루나무님께서 링크해주신 기사에서 다음 부분이 좋아서 가져와 봅니다. 거칠게 해석하면,
      SD: What responses do you get when you update audiences on Lia’s state?
      리아의 상태에 대해 업데이트할 때 어떤 반응들이 옵니까?
      AF: A common reaction is “I know they love her, but it must be so hard to take care of her. It would be a blessing if she died.” It wouldn’t be a blessing if she died, and it makes me angry that people assume that they know what other people value.
      일반적인 반응은 "그들이 리아를 사랑한다는 건 알아요. 하지만 그녀를 돌보는 건 분명 몹시 고된 일이겠죠. 차라리 그녀가 죽는다면 축복일지도 몰라요." 그렇지 않습니다. 리아가 죽는 건 축복이 아닙니다. 저는 사람들이 다른 이들이 소중히 여기는 것을 함부로 재단할 때면 화가 납니다.
    • 책은 안 읽었지만 댓글 구경하려다가 호레이쇼님의 "결말 부분이 굉장히 충격적이지 않았나요?"에서 바로 눈감았습니다;; 이 게시물에는 한참 있다가 들어오겠습니다^^ 즐거운 모임 되시길~
    • livehigh/ 리아의 부모도 더 융통성이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아쉽죠. 누가 잘못했다보다는 리아의 경우처럼 신뢰를 쌓아간다는 게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쉽지않다는 걸 분명히 인지하고 의료시스템이 그런 점을 더 고려할 수 있었으면 좋았겠다 싶어요.
    • brunette/ 작가가 더 많은 글을 써주면 좋겠네요. 이제껏 나온 글 다 재미나게 읽었는데 인터뷰까지 훌륭하네요.

      호레이쇼/그러네요. 결국 시스템 구축이 문제 해결에 좀 더 도움을 줄 수 있겠죠? 다문화 사회를 맞이하는 마당에 우리의 지도자들에게 일독을 권해주고 싶다는.
    • livehigh/ 저도 우리의 지도자들에게 권유하고 싶어요. 책은 읽으려나...
    • 지도자들의 보좌관들께서 읽어주시면 좋으련만요..
    • 그랜토리노 보신 분들은 영화 생각도 나셨죠? 미국의 몽 족 사회가 어떤 모습이었고, 클린튼 이스트우드가 연기한 영감이 얼마나 깝깝했었는지 같은 거요. 그 영화의 주인공 남매처럼 몽 족 아이들은 미국과 몽종의 문화를 다 이어받고 잘 컸으면 좋겠어요.
    • 댓글을 읽다보니.. brunette님이 말씀하시는 '부모의 책임'과 '아이의 권리'의 상충이라는 부분도 굉장히 생각해볼 만하네요. 아직 애를 안 낳아봐서 이 부분에 대해선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서구 문화는 '아이의 권리'를 지켜주는데 대해 굉장히 예민하죠. 부모나 가족과는 별개로 그 권리는 고유하다고 보는데, 몽족도 그렇지만 사실 우리나라도 가족과 부모의 권리가 아직은 꽤 존중되고 인정되는 국가잖아요. (물론 요즘 많이 바뀌고 있습니다마는)
      그래서 닐 닥터는 아이의 권리를 지켜주기 위해 다른 가정에까지 보내는데, 그게 결과적으로 잘 된건지 아닌지가 모호하더라구요.
    • 부모의 책임과 아이의 권리가 상충되는 지점은 사실 무수한데요(아이가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떤 책을 읽을 것인가 하는 아주 일상적인 것부터 해서 한 두가지가 아니죠), 리아의 사례는 그보다도 삶과 죽음에 관한 관점 차이를 드러내지 않았나 싶어요.
    • 레옴님 말씀처럼 우리나라는 부모의 권리 측면도 아니고 거의 자식을 부모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수준이라, 사회가 법으로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그런데 닐이 리아를 강제로 다른 집에 보낸 것은 그냥 백 가지 경우 중에 하나 재수없어서 잘못됐다기 보다는, 그런 일을 결정할 때 단순히 의료의 효율성만을 따지는 건 문제라는 교훈이 있지 않을까요?
    • 그랜토리노에서의 클린트 이스트우드처럼 보수적인 퇴역군인 할아버지가 좋아할 만한 구석이 몽족 아이들에게 있었겠구나 싶었어요. 그 영화로 몽족을 처음 들어봤는데, 왜 하필 몽족인가 싶었거든요. (이스트우드도 이 책 읽었을 지 모르죠.)
    • 정확히는 몽족 부모가 생각하는 아이의 권리와 미국 사회가 생각하는 아이의 권리가 달랐던 것 같아요. 우리가 몽 족 편을 들기는 쉽지 않은데... 생각할 거리는 많아요.
    • livehigh/ 전 닐이 아이를 다른 가정에 보냈을 때 경악하면서 봤습니다. 아이가 학대당한다고 판단한 결과였지만..; 한 아이의 엄마로서, 그리고 그 나이대 아이가 엄마에게 얼마나 애착을 가지는지를 잘 아는 터라, 읽기가 괴로울 지경이었어요. 제가 리아의 엄마에게 너무 감정이입해서 읽었는지도요.
      호레이쇼/ 저도 그랜토리노가 떠오르더군요. 그 영화를 볼 때는 몽족 문화가 뭔지 잘 몰랐지만요. 왠지 모르게 한국인의 정서와도 많이 닮았더군요.
    • 책을 읽으면서 배우자에게 몽족에 관해 열거된 것들을 죽 읽어주었더니 하는 말이, "당신, 몽족의 후예인가요?" 할 정도로 저와 (책에 묘사된) 몽족 가족과는 기질적으로 공통된 것들이 몇몇 있었어요. 그래서 리아가 보호가정으로 보내졌을 때 저는 거의 울 지경이 되었지요. 당시 리아를 위탁맡았던 디 코르다가 푸아와 나오에 대해 참 좋은 사람들이라 묘사하고, 자신의 애를 그들에게 맡기기도 했던 일(그러니까 희한하게도 위탁모가 학대부모에게 자신의 애를 베이비시팅 맡긴 거죠)을 이야기하지 않았더라면 전 책 읽다가 울어버렸을지도 몰라요.
    • 호레이쇼/우리가 몽족의 편을 들기가 좀 쉽지 않나요? 전 우리나라 사람들이랑 되게 비슷한데? 이랬거든요. ;;
      저는 리아 부모도 우리나라에서 말하는 부모의 권리를 지나치게 내세웠다고 봤어요. 물론 그 바탕에 무한한 애정이 깔려있기 때문에 저희는 별다른 오해를 하고 있지 않지만, 닐이나 다른 간호사들은 분명히 조금의 학대가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잖아요. 서양 약보다 정체불명의 약초가 낫다고 생각하고, 호흡관을 빼기도 하고, 약 처방을 제대로 지키지 않기도 하고(물론 다른 사정도 있었지만, 리아 부모가 약 먹이는걸 꺼린다는 건 여러차례에 걸쳐 서술되고 있었죠.)
      이런 과정을 거쳐 리아를 리아 부모 손에 맡기면 제대로된 치료를 받지 못하겠다고 생각한 닐 닥터가 법원에 신청을 했다고 봤어요. 제대로된 치료와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것은 '학대'나 다름없다는 좀 과장된 결론을 내리면서까지요.
    • 저도 앤 패디먼이 상정하고 있는 독자보다 한국인들이 훨씬 몽족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몽족의 역사도 미국인보다는 우리가 더 깊게 공감할 수 있을 거고요.
      그런데 치료 문제에서 두 가치관의 대립구도로 가면 우린 결국 근대적 합리성의 편에 설 거라고 생각했어요. 물론 책의 주제는 그런 대립구도를 만들지 않아야 한다는 거지만요.
      brunette/ 몽족의 후예신가요 ㅎㅎ 동방불패의 배경이 몽족이라던데.
    • 모르는사람, brunette/역시 부모님들의 포인트는 또 다르네요. 역시 애를 낳아봐야 그 감정을 이해할 수 있을듯;
      전 사실 거기서 애를 엄마랑 떼놓는다는게 좀 안타깝긴 했지만, 그래도 약은 잘 먹고 이제 낫겠구나 살짝 안도감도 들었었답니다. 물론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 앤 패디먼 대단하죠. 단순히 글을 잘 쓰는 게 아니라 문제를 깊게 이해하고 여러 입장을 함부로 재단하지 않고. 언뜻 거창하지 않은 주제임에도 8년간이나 취재해서 이런 책을 쓸 수 있는 문화? 시스템? 이런 게 부러웠어요.
      주제는 다르더라도 우리나라에 이런 식으로 유명한 논픽션은 뭐가 있을까요.
    • 우리나라 책은 모르겠고 이 책을 읽으면서, 하루키의 언더그라운드를 꼭 읽어봐야 겠단 생각은 했어요.
    • 우리나라에는 논픽션 문학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떠오르는게 없네요. 자서전이나 수기형식은 많은데,
      예전에 한겨레에서 르포 공모전을 매년 진행했던 것 같은데 요즘도 하나 모르겠네요. 그리고 그 결과물이 딱히 떠오르는게 없습니다. 오히려 영상물인 다큐쪽이 좀 더 많죠? 공장 노동자 등을 다룬 이야기를 많이 본 거 같네요.
      우리나라는 보통 서민VS권력자 위주로 이야기가 많이 전개되는데 서민쪽으로 치우치는게 '정의'여야 한다고 딱 못을 박고 시작하죠. 맞다고 생각합니다. 10과 -20의 중간이 -5라는건 오히려 불공평하니깐요.
      하지만 간혹 불편해요. 여기서 내뱉기 힘든 껄끄러운 이야기입니다만, 대표적으로 '용산' 이야기가 많이 나올때 전 관련 보도들이 약간 불편하기도 했어요. 지나치게 치우쳤다... 라고 생각하기도 했어요. 이유는 말안하는게 제 인격을 의심하지 않게 해드릴것 같아.. -_-;
    • brunette/ 그 책 오옴진리교 사건을 다룬거죠? 저도 이번에 읽어보고 싶은 게, 들은 얘기라 확실하지는 않은데 오옴진리교 교주가 미나마타 출신이었다면서요? 그 미나마타병의 미나마타.
      몸이 오염된 사람으로 그 지역 출신이 사회적 차별을 심하게 받았다는데, 이번에 원전 피폭 지역은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 그게 오옴진리교까지는 아니더라도 사회갈등을 가져오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 몽족 전반에 관해 낭만적인 편견을 가져선 안되겠지만, 질병과 장애, 죽음 등의 카테고리에 있어서는 굉장히 성숙한 태도 및 상징체계를 지닌 민족이 아닌가 싶었어요. 아, 그리고 양육에 있어서도요.

      "아이들은 대개 사랑을 아주 많이 받는다.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기형인 아이들은 오히려 더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것은 기형이 유산이나 사산처럼 부모가 과거에 저지른 잘못에서 비롯된 것으로, 따라서 속죄하는 마음으로 차분히 인내하며 받아들여야 한다는 믿음이 꽤 크기 때문이다." (354쪽)
      "몽족의 간질 환자는 흔히 샤먼이 된다. 그들의 발작은 남들이 볼 수 없는 것을 볼 수 있다는 증거로 여겨진다. 뿐만 아니라 그것은 보이지 않는 세계로 떠나는 여행의 필수 조건인 무의식 상태로의 진입을 촉진하는 단계로 간주된다. 자신이 아파봤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고통을 직관적으로 공감할 수 있으며 치유자로서 신뢰를 받기도 쉽다." (46쪽)
      "몽족은 아이들에게 자상한 것으로 유명하다. 몽족이 아이를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값진 보물 다루듯'한다.[...] 어린아이를 학대하는 일은 거의 없으며, 아이를 막 다루는 모습을 보면 필요없는 아인가 싶어 '다'가 데려갈지도 모른다고 믿었다."

      근대적 합리성과는 거리가 멀지만, 근대적 합리성에 기반한 현실관이란 것도 저자 표현대로 하나의 "관"일 뿐 현실 그 자체는 아니니까요. 제가 장애인이고, 굳이 두 마을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라면 제가 살고싶은 마을은 저런 문화상징들을 갖고 있는 사람들 있는 델 거에요. 발달된 의료처치를 못받아 일찍 죽어버리기 쉽상이겠지만, 사는 동안 자존감은 지키고 살 수 있을 거 같고, 저는 그게 더 중요해보여요.
    • 호레이쇼/옴진리교의 교세가 그 정도로까지 확장된 데에는 그들이 카드빚을 잔뜩 진 신용불량자들을, 어디 맘 편히 몸둘 곳 없던 그들을 공동체 안에 대거 받아주었기 때문이란 얘기를 들었어요.(들었던가, 혹은 미미여사 소설에서 읽은 구절이던가.. 몽족 표현에 따르면 제가 요즘 망가진 간에서 썩은 간으로 가고 있나 봅니다. 가물가물..)
    • brunette/ '오래된 미래'의 저자가 당시에는 오지였던 라다크 사회에서 당사자들을 잘 아는 판관이 분쟁을 조율하는 것을 보면서, 재판관은 중립을 위해 당사자와 절대 사적인 연이 없어야 한다고 믿었었는데 라다크에서 객관보다 중요한 게 맥락이라는 걸 배웠다고 했어요. 그런 말이 맞다고 생각하면서도, 이건 사회가 커지면서 어절 수 없이 포기해나가는 부분이구나 싶었어요. 근대적 합리성의 불완전성을 보면서도 다시 돌아갈 수는 또 없는. 제 머리로는 우리가 맹신에 빠지지만 않기를 바랄 뿐이에요.
    • brunette/ 전 몽족 신화들을 보면서 이렇게 신화가 재미난 민족도 드물다는 생각은 많이 했어요. 도망가고, 도망가고, 도망가다 물고. 격정적인 민족이구나 싶어 좀 재미나기도 했습니다. 서술해주신 부분은 저도 굉장히 인상적으로 읽은 부분이에요. 다만 착한 몽족 아이가 될 자신은 없더군요. ;
    • brunette/하루키의 언더그라운드는 그럭저럭 괜찮은데 좀 피해자의 평범함이 일상의 소중함으로 귀결되면서 자칫 잘못하면 뻔한 얘기가 될 만한 가능성이 컸고 그 지점이 좀 아슬아슬하다고 느꼈는데 '약속된 장소에서'는 오움진리교 내부 얘기가 나와서 그런지 훨씬 재밌더군요. 읽으신다면 후속편인 약속된 장소에서 쪽을 더 권하고 싶네요.

      최근에 새로 나온 신간중에 '미국처럼 미쳐가는 세계'라는 책이 있는데 몽족과 미국의 차이를 보고 있자니 이 책 생각이 많이 나더군요. 나라마다 병에 대한 진단, 분류, 치료체계가 다르고 각자의 고유한 방식으로 이에 대처해 왔는데 병마저도 미국식이 휩쓸어버리는 세계화에 대한 책인데요, 몽족의 방식과 미국의 방식의 차이에 대해 생각하게 하더군요.
      그건 그렇고 몽족에 흠뻑 빠졌다가도 근대의학의 힘과 효용을 인정하는 부분에서 앤 페디먼은 참 사려깊게 글을 쓰는 것 같단 생각을 새삼 했어요.
    • 댓글들 다 잘 봤습니다. 책도 잘 읽어서 기쁩니다. 저는 일거리가 좀 밀려서 여기서 끝. 즐거운 토론되세요.
    • livehigh/ 어디더라.. 아, 458쪽에 묘사된 신화 읽으면서,-특히 몽족설화의 영웅 쉬 이가 질병과 죽음의 신을 몰아내고 하늘로 오른 뒤 성수 그릇에 담긴 물을 입에 담아 치료 도구들(칼, 징, 딸랑이, 손가락 방울 한 쌍)에가 힘껏 뿜었더니, 이 무구들이 조각조각 나며 땅으로 떨어졌고, 이렇게 흩뿌려져 내리는 성수에 맞거나 무구 조각을 잡은 사람은 치유의 신령을 모시는 치 넹으로 선택되었다는 부분 읽으면서 와, 정말 멋지다 싶었어요. 제가 예술적 기질이 거의 없는 인간인데도 그 부분 읽으면서 애 연필 가져다 책 모퉁이에 막 상상화를 그렸을 정도에요. 언젠가 이 신화를 가지고 그림이 곁들여진 작은 동화책을 꼭 만들어봐야지 하는 작은 꿈도 품고 막..ㅎㅎ
    • 저도 다음에 이야기 할 때는 페이지 인용도 할 수 있게 표시 좀 하면서 읽어야 겠어요. 어떤 부분이다 딱 말해주시니 좋네요.
      미루나무님이 링크해 주신 기사는 내일 시간 되면 비천한 영어 공부도 할 겸 번역해봐야겠어요.
      저는 씻으러 갑니다. 재밌는 책 읽고 함께 이야기해서 좋았습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 덕분에 책 잘 읽고 이렇게 댓글 많이 달아보고 좋았습니다. 저도 이만.
    • 한잠자고왔습니다. =_=;;;;;
      아.. 너무 좋은 댓글들 많이 달아주셔서 너무 너무 행복하네요.
      그랜토리노 못봤는데 봐야겠습니다.
      전 아이 엄마인데도 좀 냉정한 편인가봐요. 아이를 억지로 떼어 놓는 장면에서 그렇게까지 감정이입하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제 이야기가 된다면 미쳐 눈이 돌아가겠지만 -_-;;;;;; 아동 보호 정책의 부작용같은걸텐데 그럼에도 이런 강력한 정책으로 구할 수 있는 아이들이 더많다고 생각하니까요.. 리아의 경우에 부모가 아이를 충분히 사랑하고 위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이 일어난다는건 그들 주변의 타 민족에 대한 배려와 서로간의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이지 시스템의 부조리함이나 부족함 때문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결과적으로 그 시절동안 리아에게 심각한 문제가 생긴것도 아니구요. 오히려 그런 에러를 여러가지 시스템을 통해서 극복하고 아이를 정기적으로 방문할 권리, 아이가 다시 가정에 돌아오는걸 결정하는 과정등이 상당히 잘 되어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 음..그런데 다음 책 선정은 다시 호레이쇼님 인가요..
      책 읽은 사람 중에서 첫 댓글을 쓰신분인데.... ㅎㅎㅎ
    • 아아 이 게시물을 이제 읽다니 ㅠㅠ 어제 분명 저 시간에 듀게 했었거든요? 왜 못봤지 왜 못봤지!
      brunette님 리플 구구절절 동감하면서 읽었어요!!!!!!!!!!!!!!!!!!!!!!!!!!!!!
      글 꼼꼼하고 섬세하게 잘 읽으시는 분인거 같아요 ㅎㅎ 굉장합니다!
      저도 몽족에 대해 비슷한 견해를 가지게 됐어요. 특히 육아관련 부분과 내가 장애인이 되었을 때를 생각했던 것도 님과 똑같아요!
      참여해서 같이 놀고 싶었는데 ㅠㅠ 너무 아쉽습니다 ㅠㅠ
    • 저녁에는 거의 듀게를 하지 않아 또 아침에 덧글을 남깁니다. 많은 덧글들 보면서 공감했어요. 그리고 리아의 근황에 대한 링크 정말 감사드려요. 저도 한번 해석하면서 여운을 즐겨야 겠어요.
      저는 Hmong의 발음부터가 굉장히 시적으로 들려요. 단어 자체가 비음이 많아서 그런가 아이들이 노래하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몽 자체에 대한 호감이 많았습니다. 물론 문화가 우리네와 비슷한 점도 한몫했구요. 데카르트의 세계관에 근거해서 행동하는 미국인(대표적인 예로 닐과 페기가 있겠죠)보다는 나오와 푸아의 입장이 더 안타까웠어요. (리아를 부모에게 돌려주란 말야!)
      느슨한 독서모임에서 지금까지 읽은 4권의 책이 평소 제 독서취향과 전혀 달라서 더욱 즐거워요.
      이런 책이 있는 줄도 몰랐었는데, 어느새 책들을 함께 읽고 (게다가 4권 다 흥미진진했어요)토론을 (지켜) 보는 것도 재미있어요. 앞으로도 좋은 책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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