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홈페이지를 구경하다가...

1.

 

때되면 지역구 국회의원이 의정보고서라는걸 보내줍니다. 그동안의 자기 업적을 요약해서 보내주는 건데, 그 사이에 티비나 신문에 나온 적이 있으면 주로 그걸 따다가 자랑하지요. 물론 나쁜 기사 말고 좋은 걸로. 그 외에는 지역 내에 개선된 점이 있으면 요약해서 알려줍니다. 어디어디가 뉴타운으로 지정됐다, 어디에서 어디를 잇는 전철이 공사 시작됐다, 우리 동네 역에 KTX가 서기로 했다, 뭐 기타 등등.

 

사실 보면서 은근 궁금합니다. 저도 회사에서 부사 평가를 받기 위한 보고서를 써봤는데, 이게 뻥이 좀 심하거든요. ㅡㅡ; 양심상 아주 관련이 없는 건 우리 팀이 했다고는 못하지만, 정말 소극적으로 이름만 걸친 행사가 잘되면 "ㅇㅇ행사 성공적 개최 지원" 이라고 올리는 등 하여간 우리 팀 관련되서 잘된 일은 다 우리가 주도적으로 엄청 열심히 한걸로.. ㅡㅡ;; 평소에 그런 사기를 많이 쳐봐서 그런가... 의정보고서도 좀 그런 눈으로 보게되요. 과연 이 일에 이 국회의원이 얼마나 역할을 했을까? 이 역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건 이 국회의원 아니었어도 철도공사의 원래 계획에 있던거 아니었을까?  뭐 이런 식. 또 자기가 일을 잘 했다는 근거로 대는 게 "사업이 지지부진하자 관계 기관 공무원, 공사 직원 등을 불러 겁내 깨고 빨랑 예산 투입해서 추진하게 했다"는 거던데 혹시 그 과정에서 정부부처나 공사의 예산 집행이 뒤틀리진 않았나 싶기도 하고...

 

2.

 

예전에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이 욕을 좀 먹은 적이 있습니다. 최저생계비로 살아보는 체험을 하루 하고서는 "나 그 최저생계비로 이거 먹고 저거 사고 하루 잘 버텼다"고 후기를 쓴것까진 좋았는데 "황제가 부럽지 않다"였나? 하여간 그런 비슷한 표현을 써서 아주 쌍욕을 벌었던... 지금 경기도지사를 하고 있는 김문수의 국회의원시절 보좌관 출신이고, 김문수가 도지사로 나가면서 지역구를 물려준 인물입니다.

 

하여간, 이 사람의 홈피에 들어가보니 재미있네요. 원래 국회의원 홈피에는 본인 업적 자랑과 함께 자기를 인정해주는 거물들의 코멘트가 많이 들어가는데 그 구성이... 참 다양합니다. 한나라당의 김문수, 자유선진당의 이회창, 민주당의 손학규의 코멘트가 들어가 있네요.

 

자칫 "이런 철새 색히!!" 라고 욕할 수 있지만, 그건 아닌듯 합니다. 알고보면 다 한나라당 출신이고, 차명진은 한나라당 및 경기도와 관련한 일을 꾸준히 했을 뿐이니까요. 김문수야 뭐 학생때부터 알았고 보좌관 시절 모셨던 국회의원이고, 이회창은 한나라당 대선후보였던 시절에 대선캠프에서 일하며 자녀의 병역비리 의혹 방어에 힘썼다고 하고, 손학규도 예전엔 한나라당이었고 경기도지사였으니 그때 같이 일했고...

 

검색해보니 차명진이 당선된 지난 18대 국회의원 선거에 자유선진당과 민주당도 후보를 냈었네요. 그때도 홈피에 이회창, 손학규 관련 내용이 있었는지 궁금하네요. 여러명의 정치인이 당을 옮기고, 새로 창당해 나가고 하는 등의 활동이 한 사람의 역사에서 이렇게 다 보이다니 재미있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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