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관계에서는 다들 어려운 사이니까 수고하세요란 표현 안 써요. 특별히 공동의 적을 두고 있는 친한 사이에서는 고맙다는 말보다 더 살갑게 들리기도 하는데, 수평관계 이하가 아니면 안 씁니다. 혼자 독박쓰고 야근할 때 야근 1일차라면 수고하라는 말이 더 기분 좋게 들려요. 내가 네 기분 안다, 그런 살가움이 느껴지거든요. 그런데 이것도 어느 순간 체력의 한계치를 넘으면 으~~~안 그래도 나 수고하고 있다. <-이렇게 폭발해 버립니다. 힘내라는 말과 비슷하죠.
맞는 말은 아니지만 사실 대체어가 별로 없죠.. 고맙습니다를 많이 추천하시는데.. 사실 고맙습니다가 상황에 딱 맞지 않죠.. 딱히 나를 위해 해준 일은 없을때 쓰는 말이니까;; 아무때나 고맙다고 하면 뭐 긍정적이고 바람직한 삶의 자세지만 그럼 실제로 무언가 받아서 고마울때 할 말이 또 사라지거든요.. 아무 일 없는데 고맙습니다. 하면 상대방도 뭐가 고맙다는거지? 하고 이상하게 생각할꺼구요. 상황에 따라 안녕히계세요를 사용할 수 있으면 그쪽이 더 좋을 수도 있지만 수고하세요라는 말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그냥 너는 뭘하든 나는 간다 잘 있어라라는게 아니라 그 이상의 의미.. 상대방이 열심히 일하고있는것을 알아주겠다는 의미가 더 들어가있는거구요.. 사실 수고하세요라는 말을 가장 많이 쓸때가 상대방은 야근하고 나는 먼저 퇴근할때 아닐까 싶은데.. 저는 이경우 안녕히계세요를 사용하긴 하지만 수고하라는 말을 왜 쓰는지 이해가 가서 나쁘게 생각되지 않더군요.
일본어에도 일을 마치고 돌아갈 때 쓰는 비슷한 표현이 있는데 (물론 다른 여러가지 경우에도 쓰지만) 우리와 용법이 좀 다른게 계속 일하고 있는 사람에게 쓰는 말은 아니거든요. 위아래 구분없이 쓰고요. 우리말의 수고하세요라는 말은 열심히 일하라는 뉘앙스 때문에 윗사람에게 쓰기엔 적합하지 않다고 느껴져요. 위에도 썼지만 동료나 친구끼리는 화이팅 정도로 생각되어 괜찮은 것 같구요. 하지만 말은 바뀌는거니까 시간이 지나면 달라질 수도 있겠죠. 수고라는 표현을 윗사람에게 쓰면 안된다는 건 꽤 알려져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요..
특별히 용법을 배운 기억은 없는데도, 만났을 때 '수고하십니다'라거나 '수고가 많으십니다'라고 인사하는 건 괜찮지만, 헤어지면서 (특히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수고하세요'라고 인사하는 건 이상하더군요. '넌 수고해라 난 갈게'와 같은 느낌이 들어서일까요. 전 보통 '안녕히 계세요'를 사용하고, 굳이 표현하고 싶으면 '수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세요'라고 풀어서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