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듣기 싫은 벨소리, 담담다

   1. 아래 프레리독님 글에 댓글 달다가 생각나는 이야기. 외국에서의 모국어 독서는 참 제겐 여러모로 잊지 못할 기억들을 남겼는데, 제가 백수로 놀던 지난 달에 만난 시쓰는 선배 한 분은 직접 싸인한 책을 선물로 하사하시며 '너 외국에 있을 때 보냈으면 더 좋았겠는데, 읽다읽다읽다가 내 시의 전문 비평가가 될 수도 있지 않았겠냐' 라는 농담을 하셨는데 그 농담이 뼈아플 만큼 제게 당시의 독서는 너무 고독한 행위였어요. 저의 경우는 책도 다 가져갔는데 그래도 신간 읽고 싶으면 출장자들에게 읍소하고 그래도 부족하면 출판사로 직접 전화해서 주문하고 받았는데 국제소포 가격 그다지 비싸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땐 그런 독서가 너무 쓸쓸하고 추웠는데(그럼에도 충만했지만). 작년 올해 동안 시집 3권 빼고 패션지 보그밖에 읽지 않았어요. 이젠 책이 하나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도시괴물이 되었습니다...

 

  2. 제가 정말 듣기 싫은 벨소리는 위 제목처럼 '담담다~ '로 시작하는 핸드폰 내장형 기본 벨소리입니다(아시는 분이 있으려는지). 벨소리가 듣기 싫을 뿐 설정해놓은 사람에겐 감정 없지만 종종 어디선가 들려올 때마다 한 번 쳐다보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 요쏘섹시~로 시작하는 노래를 너무 천연덕스럽게 벨소리로 설정해 놓고, 일 때문에 전화를 걸 때마다 그 노래를 듣게 만들던 직장동료에 대한 싫은 기억도 나면서... 한때는 돈을 들여 나만의 벨소리로 정체성의 일면을 확립해보고자 했던 저 역시, 담담다~ 수준이었던 주제에.

 

  3. 연말에 뭐라도 할 것처럼 백수선언 하던 기백은 어디로 가고 취직했어요. 집에 있는 기간에도 느긋하게 집에만 붙어있지 않고 한파를 뚫고 막 돌아다녔어요.

 대학로와 광화문 일대 코엑스 상수동등 닥치는 대로 아무 곳이나. 그리고 명동을 진짜 7년만에 나가봤다는 거. 학림다방에서 혼자 커피도 마셨고 놓쳤던 영화들 다 봤고 어슬렁어슬렁 배고픈 호랑이처럼 돌아다니며 그렇지만 아는 사람들에겐 좀처럼 전화하지 않는 시간들을 보냈죠. 슬슬 총알도 떨어지고 품위유지를(빙자한 당당한 쇼핑질과 콧바람 쐬기) 하려니 저 같은 사람은 놀 팔자가 아닌지라 3월 초부터 출근했어요. 이 직장에 들어가기까지의 구직기는 회사에 적응하고(계속 다닐 만한 확신과 짤리지 않으리라는 확신의 합일 같은 것) 구구절절 서술해 보겠어요. 상당히 흥미있는 가설과 증명이 조를 이루는 눈물나게 재밌는 글이 될 수 밖에 없을 거에요...?

  

 

  

  

    • 처음 전화기가 나왔을 무렵에는 도레미파솔라시도로 원하는 벨 소리를 작곡하는 기능이 있었더라고요
    • 담담다아~(따라라란:악기소리) 다다~(따라라라랑:악기소리)
      >> 이거 말씀하시는거죠? 그게 갤럭시S 기본 벨소리인가봐요. (아마도 최근 출시된 삼성 단말 대부분...)
      좋다니까 사긴 샀는데, 벨소리를 바꿀 정도로 폰에 신경쓰지는 않는 중년남;들이 그 벨소리의 주인인 경우가 많을 겁니다.
    • 갤럭시 전화기인는 잘 모르겠는데(그거 검은색 스마트폰 같이 생긴 거죠?@.@) 그거 아닌 것 같은 기계도 많더라구요. 맞아요, 벨소리를 바꿀 정도로 폰에 신경쓰지 않는 중년남녀들이 대부분.
    • 네, 책을 내시는 분은 저에게 보내주십시오. 전문 비평가가 되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벨소리의 왕은 싸이언의 굳모닝이죠. 악마의 모닝콜이라고 하더군요.
      http://gall.dcinside.com/list.php?id=hit&no=6790
    • 담담다는 알 듯 모를 듯해요. 저는 작년에 아이폰으로 넘어온 후 제가 가진 음악파일들로 벨소리를 한꺼번에 여러개 만들어 뒀어요. 어차피 밖에서는 무조건 진동 모드로 해놓지만요.
    • 앗, 굿모닝~ 그거 제 알람이에요. 원래 설정돼 있던 것인지 알람 설정하니까 그렇게 나와요.(저랑 동종의 전화기 들고 다니는 사람 하나도 못본 저는 싸이언 씁니다)

      그런데 더 막강한 모닝콜은 '어서 일어나 그러다 또 지각할 거야~' 라는 노래죠.
    • 앗, 폴리리듬 오랜만이에요. 듀게 잘 안오시는 것 같아 가끔 궁금했는데. 저도 밖에선 진동모드입니다^^.
      • 오기는 자주? 왔어요. 원래 글을 거의 안 쓰고, 게다가 한동안 다른 닉네임을 쓰다 보니 그랬나봐요 ;;
    • 어머나, 그 스***가 이 폴리리듬이었단 말입니까? 뭐지? 이 혼란스러움은? 그럼 이제 한국에 계시단 말씀이군요.
    • 제 벨소리는



      이건데요. 공공장소나 사람 많은 곳에서 울리면 몇몇분이 보시더군요..
    • Koudelka/ 아, 이런저런 사정으로 한국에 계속 있었어요. 혼란스러우시다니 뭔가 살짝 민망하네요.
    • 에고 민망하실 건 절대 없구요. 예전 게시판에서 제가 받은 인상의 폴리님과 바로 매치가 안 되는 바람에(?). 암튼 반가워요^^.
    • 으악!! 저 그 벨소리 뭔지 알아요!! 저도 그거 진짜 싫어하거든요. 제 햅틱착 기준으로는 이름이 무려 '삼성튠'이군요. 삼성에서 애착이라도 가진건지 버전도 다양해요. 구형 애니콜에도 있고요, 제것도 그렇고, 최근의 스마트폰에까지있죠. 드라마 웃어라동해야에서 박정아 벨소리도 그거였을거예요.(어깨너머로 본거라 정확친않고요) 그런데 그 벨이 기본이기도하지만 중년취향인가봐요. 아버지가 그 벨소리를 쓰시는데 너무너무싫어서 몰래 딴 벨로 바꿔놨더니 꿋꿋하게 그걸로 다시 설정하시더라구요. 전철에서도 자주 들리고요ㅠㅠ<br />자려고 누웠다가 저 같은 분을 발견해서 흥분했네요. 다음에 쓰신다는 이야기도 기대하고있어요. 전에 eres tu 이야기하실 때 외국에서도 유쾌하게 잘 지내시는 분이라 생각했는데 타향살이는 타향살이였군요. (제 기억이라 불안하긴한데 이 핸드폰으로 확인하기가 힘들어서 그렇다고 일단 믿고 얘기해봅니다ㅠㅠ)
    • 프레리독// 푸하하하하 대박이네요 ㅋㅋ 방금 알람소리 링크해주신 그 악마의 벨소리로 바꿨어요!
    • 홍옥/저와 같이 그 벨소리를 싫어하신다니 무려 반갑기까지! ㅎ ㅎ 전 그곳에 살때가 그래도 가장 외롭고 높고 쓸쓸하면서 아름다웠던 시간이었어요. 사실 저같은 인간은 어디에 살아도 타향이라 느끼는 불안정한 인간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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