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원전사태는 2차대전이랑 많이 비슷하네요....

 

  제가 몇달전에 여기다가 쇼와사란 책을 읽고나서 글을 올린적이 있어요. 쇼와사는 2차대전을 직접 겪은 일본인이 쓴 중일전쟁부터 태평양전쟁 까지를 일본 내부의 시점으로

보여주는 뭐 그런 책인데요... 거기보면 전쟁의 시작부터 끝까지 윗대가리들이 정말 한심하게 일처리를 해서 일이 눈더미처럼 불어나는 과정이 세세하게 나옵니다. 특히나 어떤

돌발적인 위기상황이 닥쳤을때 정책결정자들이 과감하게 결단을 내리는 능력이 부족하고 반대로 서로 결정을 떠넘기거나 우물쭈물 하다가 시기를 놓쳐서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무수히 많더군요. 심지어는 진주만 공습같은 경우 육군측은 그 사실을 공습이 끝나고 몇시간이 지난 후에야 알았다고 합니다...(육군과 해군이 사이가 안좋아요....)  간총리가 원전

상황이 뉴스에는 보도되는데 막상 자기한텐 보도 안되서 빡쳤다는 이야기가 이게 진짜....-_- 

 

  저는 특별히 반일감정이 있는 편도 아니고 일본망해라 이런 사람은 아니고 일본 국민성 이런거 논하는 사람도 아니지만 확실히... 역사를 보면 반복되는 부분이 있기는 있나 봅니

 다.... 저는 지금 일본 원전 돌아가는 사태를 보니 정말 2차대전과 비슷하다고 느꼈거든요. 뭐 가장  하일라이트는 항복하기 직전의 상황인데.... 사이판이 함락되고 나서는 사실상

 일본 대본영에서도 항복이 기정사실화 되었는데 이걸 어떻게 항복을 해야 조금이라도 자신들의 안위가 보장되고 가오에 들 상처받고 천황의 옥체를 보존시켜야 할까 하는 고민으

 로 눈치보면서 시간끌다가 결국은 원폭크리를 맞고 말죠....  정말 대박인것은 인터넷에서 독립유공자로 유명한 무다구치렌야 중장. 그 악명높은 임팔 코히마 작전 말입니다...

 (2차대전 일본군의 최대 뻘짓으로 준비도 없이 말도안되는 강행군으로 공격을 감행하는데.... 보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데 '길가의 풀을 뜯어먹으면서 전진한다 일본인은 원래

 초식동물이다' 희대의 개드립으로 유명한.... ) 아무튼 작전이 완전 실패하고 병사들은 전투보다 보급부족이나 질병으로 죽어가는데 상관이 무다구치를 불렀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상관이 나중에 쓴 후기? 비슷한거에서 보면 그때 무다구치의 눈빛은 무언가를 간절히 말하고 싶어하는 눈빛이었다. (한마디로 GG치고 철수하고 싶단거죠) 하지만 나도 그런

 그가 안쓰러워 그냥 모른체 쉬쉬하고 넘어갔다....-_-  

 

   아무튼 이제는 일본이 공식적으로 GG치고 천조국느님들이 일처리를 한다니까 사태가 악화되지 않기만을 바랄뿐입니다.

    • 비슷한 주제를 다룬책으로 일본군부 몰락사란게 있습니다. 나열식 전쟁사가 아니라 의사결정 시스템 결함을 다루고 있어요.

      제 소감은 일본인(관료체계 상층부?)은 작은 일에는 꼼곰하게 잘 대처하는데 일이 너무 커져버리거나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

      생기면 허둥대면서 책임을 질 사람을 찾기위해 시간을 버리다가 망하는 일이 종종 생기는 것 같습니다.

      딱히 일본 만의 문제는 아니고 관료체계에선 흔히 있는 일이지만 일본이 더 심하지 않나 생각해요.
    • 그 동네에서는 당시 가오가 죽으면 바로 배 갈라야 하는게 당연한 거였으니까요 (....)
    • 저희 교수님도 일본 천황이 원전 기술자들에게 전한 메시지에서 1945년 일본 패망때 천황의 항복선언이 겹쳐보인다고 말씀하시더군요
    • 일본에서 대형사고만 터지면, 대체로 한번씩 나오는 게 정부의 삽질 크리더군요. 갑자기 사고가 일어나면 어느정도 우왕좌왕하는건 어쩔 수 없다지만요. 지난 85년, 단일 항공기 사고로는 사상 최대 인명피해를 냈던 JAL기 추락사고에서도 일본 정부의 대응은 참... http://angelhalowiki.com/r1/wiki.php/JAL%20123%ED%8E%B8%20%EC%B6%94%EB%9D%BD%EC%82%AC%EA%B3%A0?action=show&redirect=JAL123
    • 제국일본 수뇌부의 의사결정에 문제가 많은 것은 여러가지로 드러난 사실이지만 육군이 진주만 기습을 몇시간 이후에 알았다는 것은 말이 안돼죠. 도죠가 육군출신이고 일본 육군이 해군지원하에 진주만 보다 1시간 전에 말레이지아에 상륙했는 걸요. 해군과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는 작전이 이루어질 수가 없죠
    • 그리스인/저도 그런 느낌 받았어요. 자기는 지금 안전한데 앉아서 대신해서 죽을 사람한테 등떠민다는 느낌.
    • <쇼와사>는 전문 역사학자의 책도 아니고 기타 사회학적 훈련이 안된 사람이 쓴 사적인 사서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이 책을 폄하하는건 아니고요,- 역사에서 일개 개인의 기록도 꽤 중요한 것이니까 - 다만 그 점은 감안하고 적당히 걸러서 볼 필요는 있는 책입니다.

      일본이 근대 이후로 집단지도체제와 워낙 촘촘히 짜여진 관료제 시스템하에서 번영을 구가해오다 보니 갑자기 닥쳐오는 국가적 위급사태에 놀랄만큼 무능해지는군요. 집단에 의존하는 성향이 커서 개개인이 스스로 결정하고 처리해야 하는 위급상황에 전혀 대처를 못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 사람들이 이 정도로 사회 시스템에 의존하는 성향이 컸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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