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터] 봤습니다.

 

흠.. 솔직히 재밌진 않네요. 실화에 충실해서인가, 스토리 자체는 재밌진 않고, 그리고 뭐가 감동적인 건지 캐치를 못 하겠어요.

미키(마크 월버그)를 진정으로 응원해준 사람이 형 디키(크리스찬 베일)인지, 애인 샬린(에이미 아담스)인지, 분명하지도 않아요.

디키를 보면, 마지막에 '난 제대로 못 이겼지만, 넌 제대로 해' 라고 동생을 응원하면서도,

그 이전의 행동들은 '내가 슈가레이를 이겼다' 라고 늘 자신만만해했는데,

디키의 심리를 표현하기에 영화는 그렇게 설득력 있게 설명해주지 못 하는 느낌이 들어요.

일단, 디키는 사실 자신이 실력으로 슈가레이를 이겼다고 생각하지 못 했고, 그래서 약에 빠졌다라고 해석했는데,

디키가 왜 약에 쩔어 살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이유가 그렇게 잘 묘사되지 못 한 느낌이랄까요.

(디키는 그냥 철 없고 방정맞은 별 생각 없는 사람으로밖에 안 보여요.)

영화를 보고 진한 가족애를 느껴야 하는 건지, 그게 영화가 말해주려고 하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엄마는 그냥 아들 울궈먹으려고 안달난, 정신 이상한 여자로밖에 안 보여요. 7명의 딸들도요.

미키 또한 우유부단합니다. 형과 엄마, 그리고 애인 사이에서 갈등하고, 막판엔 순식간에 마음을 돌리듯 화해를 해요.

 

감동적인 가족애를 그린 영화란 생각은 안 듭니다.

복서로서의 비애와 갈등, 그 뒤에 감쳐진 추한 진실을, 가족애로 포장한 잔잔한 드라마로 그렸어요.

 

복싱을 잘 안 보니 잘은 몰라도,

전 경기의 흐름 같은 게 자연스럽게 보이지 않았어요.

디키는 아무 의욕 없이 맞고 또 맞고 맞다가, 막판에 갑자기 불을 붙이는데, 이게 전 너무 부자연스럽습니다.

아니면 전략인가요?

 

썩 마음에 드는 캐릭터는 없지만, 배우들의 연기는 좋습니다.

    • 연출방향 자체가 감동을 줘 보겠다고 팔 걷어붙인 영화는 아니었어요. 가족애를 그린 영화는 더더욱 아니었다는 생각이구요. 대역 배우를 쓴 인간극장이랄까. 지독하게 못난 가족들 때문에 피해를 보면서도 끝내 비뚤어지지 않고 결국 성공하는 착한 남자 이야기? 미키 워드라는 인물 자체가 복싱계의 빌리엘리어트 같은 존재라서 .. 저는 개천에서 용나는 이야기로 보이더군요... 저의 감동포인트는 저렇게 당하면서도 자기 식구를 끝까지 안고가는 워드의 모습이었어요. 개인적인 차원에서 그런 코드에 공감할 수 있었죠. 유튜브에서 워드와 아투르 가티의 경기를 찾아 보시면 이 남자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는 걸 느끼실 거에요.... 오랫동안 개천을 뒹굴며 못난 식구들은 건사해온 재능있는 아이의 위엄? ㅡㅡ; 같은게 느껴지더군요...
    • 음.. 정말 인간극장 같네요. 그냥 '너무 심하게 착한 미키' 같고요.
    • 저는 그 형과 그 엄마의 간섭과 애정이 폭력적이라고 느낄 만큼 싫었어요. "다 너 생각해서 하는 것이니 넌 그냥 따라와"
      그 가족의 묘사가 저에겐 꽤 중요한 주제로 다가왔죠.
      그리고..
      약에 쩔어 사는 사람은 그 사연을 몰라도 이해는 되더군요. 무언가 중독을 필요로 하는 인생이 얼마나 많겠어요.
      적당히 즐길만한, 군더더기 없는 권투드라마였습니다.
    • 참, 에이미 아담스 욕 맛깔스럽게 잘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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