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사소하지만 나는 절대 잊을 수 없는 챙피한 일들

가끔 잠 안오는 밤에는 예전-거의 20년을 거슬러 올라가서 그 때 저질렀던 창피한 일들을 생각하며 하이킥을 하곤해요.

이럴 때는 being님이 말씀해주신 현재로 돌아오기 수법 - 크게 숨 내쉬고 들이마쉬기를 하면서 가까스로 현실로 돌아오곤하죠.

샤워할 때 이런 일이 발생하면 안되에에에에에에!!!!라고 외치면서 아무거나 생각나는 노래를 일절부터 사절까지 부르기도 하구요.

근데 이렇게 두고 두고 생각나는 창피한 일들의 대부분은 정말 대수롭지 않은 일들이예요.

그 때 있었던 사람들 중 다른 사람들은 다 잊어버렸음직한, 저만 기억할 정도로 대수롭지 않은...


방금 전에도 그런 일이 일어났어요 ㅠㅠ

점심 시간이 되서 1층에 있는 식당에 내려가려고 문을 나섰는데

마침 엘리베이터가 닫히기 직전인 거예요.

그래서 막 서둘러서 들어갔고, 같은 층에 있는 여자분이 문을 잡아줘서 문에 끼지 않고 들어갔어요.

근데 엘리베이터 문 닫히고 그 분이

'By the way, it's going up.'

그러는데 사오정인 저는
'what's up? + what's going on?' 일케 알아듣고

'not much' 이랬다죠 ㅠㅠ

그 분이 저를 보더니 다시 한번 'it is going up'

저는 그때서야 알아듣고, 주위 사람들은 웃고 ㅠㅠ

그래서 막 오버하면서 'oh, really??' 하면서 그 분이 7층에서 내리길래 따라 내렸어요 ㅠㅠ

다시 엘리베이터를 탈 자신이 없어서(혹시 그 엘리베이터 안에 탄 사람들 만날까봐 ㅡㅡ)

결국 7층에서 1층까지 계단으로 내려왔어요.


음식 사가지고 다시 제 층으로 올라오면서

오늘 있은 일의 데미지를 계산해보니 아마 앞으로 한 1년 정도는 샤워에서 노래를 부르게 될 것 같은 크기라

미리 여기 털어놔봐요.

과거 경험으로 볼 때, 창피한 일 있으면 자수해서 털어놓고 사람들한테 한번 놀림당하고 나면

차라리 낫더라구요 ㅠㅠ


    • 재채기하면 해주는 말 있잖아요. Bless you 같은 거. 그걸 제가 여기 말로 "안녕히 가세요" 랑 매번 헷갈리는 바람에 언제나 빅재미를 선사하고 있지요.
    • 저하고 똑같으시네요. 10년 전 일이 생각나서 샤워하다가 갑자기 소리지르는 것까지. 저도 외국어나 한국어를 부정확하게 쓴 것에 관한 게 꽤 많고요. 뭐 강도가 백만 배 심한 것도 얼마든지 있습니다만.ㅠ.ㅠ
    • 맞아요. 부끄러운 일 있으면 그걸 개그로 승화시켜서 주변을 즐겁게 해주면 데미지가 훨씬 적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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