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라는 가수다&변덕쟁이 팬심

지난주에 자느라 놓친 나는 가수다 본방사수 했어요. 이소라 편을 보는데 그녀는 왠지 카메라를 향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고 있네요.

녹화때문에 찾아온 매니저 이병진을 마지못해 집으로 들이며 그녀는 당황스럽고 불안하고 짜증러운 표정을 지었어요. 아마도 그녀는 중간녹화 사실을 몰랐던 것 같고(누군가의 착오였겠죠) 연습하지도 않은 곡을 들고 카메라앞에 끌려나가기 싫었던 것 같아요.

이쯤되자 저도 슬슬 그녀의 결벽이 참아지지가 않아요. 그녀는 예술을 할지언정 프로답진 못하군. 순간 제가 내린 판단이예요. 그게 설정이든 각본이든 뭐든 말예요. 게다가 중간 녹화에는 결국 불참해버렸죠.에효.

그렇게 김빠지고 약간은 분노도 하면서 벌떡 일어나서 밥도 앉히고 이도 닦고 지나가며 흘끔거리다가 어느 순간 시선이 딱 멈췄어요.

그녀가 무대에 나타난거예요. 근데 근데말예요. 노래부르는 그녀의 모습이 너무 경건해서 그녀의 목소리가 너무 아름다워서 눈물이 났어요. 저걸 할려고.. 저것때문에 가수 이소라는 그렇게 예민하고 날카롭게, 발톱을 잔뜩세운 야생의 짐승처럼 주위로부터 온전히 자신을 지키려했던 거군요. 너에게로 또다시 그 무대가 끝나는데 나는 이미 온 마음이 무장해제되어 그저 모니터앞에서 멍하니 있었어요.

관객은 감탄하고 박수치면 그만이지만 무대에 오르기까지 그녀는 얼마나 스스로를 괴롭혔을까요? 손톱자국 하나없는 유리잔처럼 정갈한 무대를 위해 얼마나 스스로를 들볶았을까요? 부디 그녀가 무대위에서든 무대밖에서든 조금은 평온해지고 자유로와지길 바랍니다. 어쩌면 조금씩 자신을 놓아주고 잃어가는 과정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노래를 부르게 될런지도 모르니까요.

    • 이소라 너무 좋아요.
      오늘 방송에서는 좀 특이하고 어떻게보면 괴팍하게 나온 것 같은데ㅠ 제가 다운되어있을 때랑 너무 똑같은. 방안에 콕 박혀서ㅠ

      노래 부르는 모습 계속 많이 나와줬으면 좋겠네요ㅠ
      저같이 감정선 예민한 사람에겐 이소라만큼 공감되는 가수도 없지 싶어요
      • 아우 감정선 예민한 폴라포님 저랑 동지네요.^^근데 전 나이들어 많이 무뎌지긴했어요 나름.히히
    • 제 말이 그 말입니다. ㅠㅠ
    • 밑에 다른 분이 댓글로 말했지만,'실제상황 블랙스완' 보는거 같아요.ㄷㄷㄷ

      그리고 아이리스님의 초반 심정대로 프로답지 못하다는 글들이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오면서 시끌시끌하던데...

      소라 누나 성격에...7위로 탈락을 안하더라도 오래는 못할거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언젠가 자진하차할 삘.;;;;)

      한회, 한회가 레어입니다.
      • 블랙스완 니나랑 겹쳐지는 면이 있네요. 정말 악몽같은 영화여서 재관람을 포기했는데 유사캐릭을 주말예능에서 볼줄이야..
    • 손톱자국 자국 하나없는 유리잔

      ->>>>>>

      지문자국 하나 없는 유리잔이 더 자연스럽지 않을까요?
      • ^^어떤쪽이든 의미만 잘 전달됐으면 하는 바램이 있어요. 근데 폰으로 쓰다보니 오타투성이네요.ㅎ
    • 중간점검이든, 리허설이든, 최종평가든 간에
      언젠가는 노래 부르다가 다 못부르고 중간에 끊은 다음에 다시 감정 추스리고 부를 것 같아요..
      이게 좋은 의미일 수도 있고 나쁘게 다가올 수도 있는 건데..
      그만큼 뭐라고 할까.. 위태로워 보여요.. 그런데 또 듣는 사람에게는 그 이소라 특유의 애절함, 불안함이란게 확 와닿기도 하구요..
    • 이소라 특유의 그 예민함때문에 간혹 욕도 먹긴 하지만 그 예민함으로인해 아름다운 노래를 들을 수 있으니 좋아요. 그리고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 성격을 위해서도(어차피 예능이잖아요.) 이소라 같은 캐릭터가 하나쯤 있는건 재미있지 않나요? ^^ 정말 오늘 너에게로 또다시 최고네요.
    • 저도 이소라가 예민하게 굴어서 이병진 쩔쩔 매고 이런거 상황극으로 잘 연출하면 재밌겠다고 생각했어요. 박명수도 그런 쪽으로 이소라를 몰더라고요.

      그나저나 이번 선곡은 정말 이소라 노래인 것 같았어요. '처음 느낌 그대로, 그 후' 뭐 이런 느낌.
    • 방송 보면서 계속 불안해요.
      저러다 깨어지면 어떻게하나...
      욕심 같아서는 계속 보고 싶지만
      지켜주고 싶어서 그냥 자진 하차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ㅠ_ㅠ
    • 그래도 나는가수다의 간판은 역시 이소라라고 생각됩니다.
      예능에서 프로답지못한 모습이였다고 까이고 있지만..
      전 오히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보단..
      그녀의 까탈스런 결벽증이 더 맘에 듭니다.

      (전무후무한 캐릭터아닌가요? ^^ 과연...)
    • 저런 대인관계 스킬을 가지고도, 10년도 전부터
      음악프로 진행, 라디오 디제이에 심지어 시트콤 출연까지 하고
      정원딸린 집까지 올리신걸 보면 새삼 신기함..
    • 생선까스/ 대인관계의 스킬보다는 노래의 스킬 때문이었겠지요. 저런 성격에 전문직에 있어서 다행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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