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즈 스피치, 영국식 영어

너무 슬픈 영화였지요

 

왜냐면 대사가 안 들렸거든요;

영어를 썩 잘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이제 티비나 영화 같은 건 선택의 여지 없이

알아 들어야 하는데요 (미국에 있으니까요)

웬만한 건 이제 대강 들리기도 하구요.

 

영국식 영어 그 중에서도 조금 포멀한 영어나 시대극의 영어는

왜 이렇게 미친 듯이 안 들릴까요

 

킹즈 스피치를 보는데 미국에선 이런 약간 묵직한 영화는 관객층의 연령대가 아예 다르더라구요

유령작가를 볼 때는 할아버지 할머니 뻘만 앉아 계셔서 진짜 좀 놀라기도 했어요.

 

여하간 앞자리의 은발 노신사는 작은 농담에도 우허허허 무릎 탁탁 치시며 웃는데

저는 안 들리는 겁니다. 내용이 있는 대화나 호흡이 긴 대사는 그래도 들리는데

짧게 치고 받는 농담은 정말 절망적일 정도로 안 들려요.

남편도 비슷한 처지라 물어도 소용이 없구요. 그래서 묻지도 않아요 아예.

 

집에 와서 죽어도 안 들렸던 대사들의 정체가 궁금해서 구글링을 하다 IMDB에 올라온

quote들을 봤는데 T-T

 

진짜 이렇게 재미 있는 영화였단 말입니까 근데 저는 보고도 보지 못하며 듣고도 듣지 못한 셈이지요

 

간결하고 재기 넘치는 말의 향연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니 영화를 절반도 채 흡수를 못한 거 같더라구요

 

King:I don't know how to thank you.

Lionel:Knighthood?

 

라거나

Lionel: They are idiots.

King:They've all been knighed.

Lionel: Makes it official,then.

 

이런 촌철살인들을 하나도 못 알아듣고 황망히 헤매이다가

저들이 뭔가 재밌는 말을 했구나 라고 쓸쓸한 짐작만 되뇌이다가 극장을 나섰단 말이지요

 

요즘 Downton abbey라는 시리즈를 보는 중인데 비슷한 문제로 고전 중입니다.

영국식 영어 중에서도 현대물은 럭저럭 들려요. 닥터후도 열심히 봤구요. 

 

저 위의 They've all been knighted를 저는 They've all been denied.라고 들었던 것은

knight를 동사로 쓰는 게 귀에 안 익어서 그랬던 거 같기도 하고 흑.

문제의 근본은 영어실력이라는 걸 압니다.알아요...

 

콜린 퍼스 연기 좋았어요 콜린 퍼스의 매력은 나름 신사적이고 남성적인 외양에도 불구하고

내면이 심약해 보이는 점인 거 같아요 남을 해치는 일은 죽어도 못할 거 같이 생겼고

어쩔 땐 곧 울음을 터뜨릴 것 같아 보이지만 그럭저럭 의젓함을 잘 유지해 나가는 점이

신사답고 멋지달까요 말코비치의 발몽보다 콜린 퍼스의 발몽이 매력적인 것은 바로 그 지점이었어요.

이 영화에서도 특유의 기품 있는 외모와 좀 깨는 날카로운 목소리까지

핸디캡을 극복해 나가는 왕족으로서 최적이었다고 생각해요.

딸들에게 베드타임 스토리 들려주는 장면의 연기도 참 좋았죠. 이야기 자체도 좋았구요 

 

연약하고 신경질적인 왕자가 스스로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며 왕이 되어가는 과정은

정말 감동적이더군요. 좋았던 그리고 들렸던;;; 명대사는

"Because I have a right to be heard. I have a voice!"입니다;

 

헬레나 본햄카터는 점점 더 우아하다기보다 친숙해지는 거 같아요

 

화려한 왕궁도 좋았지만 안개 낀 거리를 달려 라이오넬을 찾아 가는 왕비의 자동차라거나

왕과 라이오넬의 절교로 치닫는 산책 장면에서 무채색의 런던이 참 멋지구리했구요.

대사의 정체를 확인하고 나니 더욱더 다시 보고 싶어지네요.

각본상을 수상한 작가가, 내가 아카데미 수상자 중 최고령인 거 같은데 이 기록이

빨리 그리고 자주 깨졌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힌 게 인상적이었어요.

 

그나저나 Downton abbey 보신 분 있나요 재밌어 보여서 시작했는데

막 마스터피스라고 티비에 로라 리니가 나와서 소개하던데 진짜 그런가요

 

 

 

 

 

 

 

 

 

 

 

 

    • 영화 보고나서 읽을께요.
      첫줄만 읽었는데 찡해요. 너무 보고싶은 영화예요. 영화도 배우도.
    • 브랫님 이 영화 안 슬퍼요; 첫줄만 읽으시면 안 돼요 왜냐면 영국 액센트가 안 들려서
      슬프단 얘기였거든요 ㅎㅎㅎㅎ
    • 전 영어를 잘 몰라서;; 헤헤;; 슬픈 영화라고는 생각이 안 들었네요. 다만, 이번 영화로 제 롤모델이 휴 그랜트에서 콜린퍼스로 바뀐건 확실해요.
    • 전 휴 그랜트 콜린 퍼스 둘 다 너무 좋아요 콜린 퍼스는 좀 더 기품 있는 느낌 휴 그랜트는 좀 더 지적인 느낌이지요
      잘 늙은 건 콜린 퍼스지만 정이 가는 건 휴 그랜트.
      콜린 퍼스 목소리 깨지 않아요? 금속성이에요. 익숙해지기 전엔 좀 실망한 적도 있어요.
    • ㅇㅎㅎㅎ 그런가요. 내용과 상관 없는 이야기라도 보고싶은 영화에 관한 일체의 이야기는 보고난 후에 들으려고 하는 성격이라서.;;;
      클릭할 게 아닌데 클릭을 해버려서.. ㅎㅎ / 그리고 첫 줄 읽었더니 갑자기 영화 제목이 머릿속에서 해석되면서 혼자 상상의 나래를...ㅎㅎ(저도 좀 무대 공포증 같은 것 있고 해서)
    • 저도 정말 애끼는 영국 배우 두 사람이예요. CF, 목소리도 그런데다 영국 발음이 좀 더 방정맞게 만드는 듯.^^;;
      노팅힐은 줄리아로버츠 안 좋아하는 배우인데도 휴 그랜트를 들으려고 출퇴근 때 자주 들으며 다니는 영화(MP3)예요. :)
      헐 그러고보니 제 아이폰 속 MP3 중엔 어바웃어보이에 브리짓존스의일기에, 휴 그랜트 영화가 꽤 많네요. 휴 그랜트 듣는 거 재밌어요.
      (듀게 지금 무척 느리네요)
    • 확실한건 둘다 제가 늘 닮길 바라는 사람들이고, 더 확실한건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없다는 거죠... ㅠㅠ 노팅힐 초반과 마지막 기자회견장에서의 줄리아 로버츠는 안 좋아하지망 눈부시게 이뻤어요. 멋적게 웃는 휴도 그렇고.. 그래서 제가 노팅힐을 17번을 봤는지도..
    • 두번째는 들었는데 첫번째는 못들었어요. 시리즈 개그를 놓치다니 이건 정말로 토끼한테 있을 수가 없는 일이에욧
    • 호호 재밌네요(읽고 말았음). 자막 어떻게 만들었는지 봐야지. :)
    • 해삼님 브랫님/ 전 노팅힐 보고 줄리아 로버츠 좋아하기 시작했어요 그 유명한 대사 나도 남자에게 사랑해 달라고 말하는 여자다 도 그렇고 줄리아 로버츠를 처음 봤을 땐 참 미국적인 미모구나 싶었는데 날이 갈수록 우아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이 좋아지더라구료
      노팅힐에서 참 매력적이었어요

      래빗님은 자꾸 과로하고 그러니까 개그도 놓치고 그러죠. 아 왕은 더듬고 나는 안 들리고 참 괴로운 영화였어요.
      뭐하느라 바쁘냐는데 Kinging하느라 바빴다 그거 귀여웠죠 ㅎㅎ
    • 아 킹잉 저도 파핫! 했어요.
    • 네. 노팅힐의 줄리아 로버츠는 아름다워요. 배역 자체도 매력적이었고.
      생각해보니 어젯밤(오늘 아침)에 '킹'인 콜린퍼스 꿈을 리얼하고 길고 매우 다정하게 꾸어서 오늘 하루 종일 가끔 생각했는데
      Kinging하느라 바빴다 이런 표현들 보니까 더욱 꿈속 캐릭터와 비슷해짐.;; 영화 얼렁 보고싶구만요. 오늘밤 꿈에도 나와주려나.
    • 전 휴 그랜트를 니글니글하고 능글맞고 좀 푼수 같이 비열한, 코믹한 이미지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돌이켜보니 노팅힐이 있었군요. ; 그러고보니 노팅힐 포함 그 이전에는 정말 지적이고 부드러운 이미지였는데 어바웃 어 보이와 브리짓 존스 연타를 날리면서 이미지가 변한 거였죠. 말린해삼님이 닮고 싶어하시는 이미지는 그럼... ;
    • 저는 콜린퍼스가 10년가까이 이상형인 사람인데.. 이번에 오스카 받게되서 너무 기뻐요! 영화도 매우 기대됩니다. 그 기품있는 눈빛과 발그스레한 볼 ㅠㅠ 진짜 잘 늙는 배우같아요.
    • 전 콜린 퍼스 대부분 다 좋았는데 톰 포드가 만든 싱글맨에선
      너무 처량해서 어디에 눈을 둬야할지 모르겠더군요
      덜 잘생기게 나오려고 눈썹도 다 밀어버리고. 영화 자체를 별로 안 좋아해서 그런지
      그 영화에선 별로였어요. 좀 청승맞았다고나 할까요.
    • 뒤늦게 댓글.^^
      저는 영화 전혀 슬프지 않게 봤습니다. 한글 자막이 있었으니까요. :-)
      킹잉 대사는 콜린퍼스 것이 아니라 형인 가이 피어스 꺼더군요? 진짜 귀여웠어요.^^
      처음 말씀하신 -I don't knwo how to thank you -knighthood 부분은 한글자막으로는 정말 아무것도 안 느껴지게 지나갔고(어떻게 감사를 해야할지 모르겠소 -기사 작위를 주시덩가 정도 느낌을 살려줬으면...ㅎㅎ)
      그리고 idiots는 '학위'를 가진 저명한 박사님들을 말하는 거라서 더 재미있는 부분이더군요. official 문장 자막을 "그럼 공식적인 바보" 라고 초큼 재미있게 했더군요.
      영화도 좋았고 콜린퍼스는 인크레더블... 정말 좋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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