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앤 섹스턴, 실비아 플라스, 잡담 + 시 함께 읽으실 분

한국은 아침시간이라 같이 읽어주실 분 계시려나 모르겠네요. 앤 섹스턴의 "Again and Again and Again"이라는 시입니다. 작년 시 읽기 수업에서 처음 읽고 사랑처럼 분노가 다시돌아온다는 첫구절에 반했던 시에요.

저는 소위 말해서 "의지가 강한" 타입의 인간이에요. 좋게 말하면 그렇고, 나쁘게 말하면 좀 답답한 구석이 있고. 유학중에 조금 힘든 일이 있었는데 밥이 안넘어가서 레드불(응-_-)로 밥을 대신하면서 수업에 꾸역꾸역 나갔던 기억이 나요.

그래서 더더욱 앤 섹스턴이나 실비아 플라스같이 정신적으로 많은 문제를 겪은 사람들의 인생에 대해 흥미를 가지게 되는지도 모르겠어요. 뒤늦게 벨 자를 읽으면서 이 책은 무엇보다도 정신분열증에 대한 묘사가 너무 사실적이라는 리뷰를 먼저 읽고는 사실 그것때문에 더 궁금했던 것도 있고.

실비아 플라스도 앤 섹스턴도 읽으면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서, 결코 다른 세계의 사람들이라고 (나:고리타분한 세계, 그녀들: 예술의 세계?) 생각이 되지는 않더군요.


다시 시로 돌아가자면, 앤 섹스턴으로 말할 것 같으면 불륜, 그러니까 혼인관계 외의 연애관계를 시로 쓴 걸로 유명해요. 그런 선입관때문인지는 몰라도 이 시에서도 그런 이미지가 나오는데, 핏덩이를 왼쪽 가슴에 새겼다는 건 주홍글씨를 연상시키고, 또 당신과 당신의 아이에게 젖을, 하는 부분도 역시 그렇죠. 



You said the anger would come back
just as the love did.

I have a black look I do not
like. It is a mask I try on.
I migrate toward it and its frog
sits on my lips and defecates.
It is old. It is also a pauper.
I have tried to keep it on a diet.
I give it no unction.

There is a good look that I wear
like a blood clot. I have
sewn it over my left breast.
I have made a vocation of it.
Lust has taken plant in it
and I have placed you and your
child at its milk tip.

Oh the blackness is murderous
and the milk tip is brimming
and each machine is working
and I will kiss you when
I cut up one dozen new men
and you will die somewhat, 

again and again.

    • 결국 동전의 양면이 아닐까 싶어요. 두려움과 분노가 근본은 같듯이..정신과질환의 경우 의지가 강한사람들이 치료가 더 힘들단 소릴 들었지요.
    • 의지가 강하다는 표현이 너무 긍정적이어서, 체제 순응적,이 표현을 쓰려고 했는데 그건 또 다른 것 같고. 감정적 흔들림이 적은 편, 이정도가 맞겠어요. 동전의 양면이라는 표현에도 공감이 가는 것이 그러면서도 불안한 기분은 있거든요. 그러니까 게시판에 이런 수다를 막 적고 있고 (부끄'ㅅ'*)
    • 전 영어로 된 시 읽고 이해하기 힘들어요. ㅠㅠ
      전공관련 원서나 논문, 아니면 소설이나 칼럼같은 긴 글 읽는 것은 쉬운데,
      오히려 트위터 등에서 일상적인 내용의 짧은 글은 이해하기 힘들더라고요.
    • 커피나무님 저도요*_*
      그래서 맘에 드는 구절에 집중을..
    • 전 감정의 흔들림이 적은 사람은 정신질환이나 우울증 같은것도 적을꺼라고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는 않은건가요..
      전 제가 감정 기복이 큰편이라... 그런 stable system (공대생 티나는 것 같은데 이게 가장 잘 설명하는 단어인것 같아요 -_-; input에 뭐가 들어와도 0으로 수렴하는...)을 가진 사람이 매우 부럽고 그런 사람을 곁에 두려고 하거든요.. 제가 막 화를 내도 옆에서 안정된 output을 보여주면 저도 아.. 그런가.. 하고 안정화되는... 그런분들 좋아요.
    • 토끼님 글 읽고 나가게 되서 기쁩배쁩...//
      저와 전혀 다른 타입에게서 묘하게 동질감이 느껴지는 부분, 동감입니다. 저는 의지박약인데도 정신상태만 강해서; 한 발만 잘못 내딛으면 왕-하고 변하는 거 아닐까 싶기도 해요^^:
    • 레옴/ 아 저는 그런 타입은 아니고 감정적인 문제가 생기면 그냥 말해버리고 풀어버리는 이기적인 타입에 가까운 것 같아요. 안정적이지는 않은데 뭔가 없는 사실을 꾸며서 자랑질한 기분..?
      크림/ 그건 박명수님 말투인가요? *_* 왕- 하고 변하는 거 저도 가끔 해요. 그리고 또 까먹고;;
    • 전 기복이 크지만 어떻게든 질기도록 균형을 유지한 채 버텨 나가는 부류라 엄살 안 떨고 의젓한 사람들을 좀 동경하지요
      벨자는 제 독서경험 중 긍정적 부정적 의미를 모두 담아 가장 intense한 경험이었어요
      앤 섹스턴 시는 에로틱하면서도 외로움과 자책 같은 게 느껴지네요 늘
    • 아니 이거 오랜만에 뵙는 세틀러님 아니십니까 (짝다리 토끼)
      플라스는 원래 시쪽의 재능을 먼저 인정받았다는데 시는 소설처럼 화악 와닿지는 않더라고요. 어디까지나 개인적 취향의 문제겠지만
    • 어제 블랙스완 보고 혼자 훌쩍훌쩍 ㅋㅋㅋ
      내가 나를 해치러 막 쫓아오는 장면 무섭던데요 이런 영화나 시 소설 같은 걸 보면 마음이 아프면서도
      마음 잘 챙기고 무너지지 않도록 건강하자고 이기적인 결심을 하지용
    • 블랙스완보고 너무너무 허기가 졌던 제가 좀 부끄럽;;
    • 저도 의지가 강하고 체제순응적인 타입인데 비슷하면서 다르기도 하네요.
      내부적으론 감정동요도 심하고 무척 예민한데 고지식하고 자의식이 강해서 티를 안내려고 해요.
      그래서 겉보기엔 냉정하고 의젓해보이나봐요. 하지만 머릿속은 엉망진창.ㅎㅎ
    • 아니 맛있는 것도 하나도 안 나오는데 어딜 보고
      전 핫도그 냠냠 먹으며 보다가 나중엔 어흑흑 울고
      아이폰 고장나서 새로하러 가선 다 잊어버리고 요금제에 열 올리다 집에 와서
      밤에 다시 슬퍼졌지요.
    • 으하하하/ 우리 서로를 대견하다고 칭찬해주기로 해요'ㅅ'* 의젓한 척 하는 거 힘들어요.
    • 세틀러/ 저는 뉴욕 처음 스노스톰이 찾아온 일요일에 봤는데 영화 끝나고 너무너무 배고파서 어디서 뭐 좀 먹지 막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니 핫도그 냠냠이라니 비위도 좋으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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