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 공연을 보다 보니 궁금한게 생겼어요

발레를 직접 본 것은 4년 전에 어디서 소개받은 갈라를 본게 전부예요. 사실 저 공연도 소다 마사히토의 만화 스바루를 보고 실제로 어떤 느낌인지 궁금해서 보러간거였거든요. 만화와 현실의 갭에 다소 충격을 먹었지만 유투브에서 마야 어쩌구하는 분의 영상을 보고 그나마 현실의 감을 잡게 되었죠.

 

공연을 보다보니 제가 시간계산을 잘못해서 늦게 도착해서 중간에 들어갔는데 그 덕에 프로그램 순서도 잘 모르겠더군요. 스파르타쿠스 이전의 공연인 것은 기억이 나요. 보다보니 의아했던 것은

사람들이 박수를 참 자주 친다는 것이예요. 그나마 공연이라고 자주 본 것은 클래식인데 클래식에서는 이렇게 자주 박수는 안쳤거든요.

 이게 갈라라 그런건가 고개를 갸웃거리다가도 어려워보이는듯한 동작이 나와도 박수가 쏟아지더군요. 의아했던 것은 동작이 끝나지도 읺았는데 끝난 것처럼 박수를 치는 상황이 몇번이 있더라구요; 브라보도 꽤 자주 나왔는데 속으로 과연 이 공연이 브라보를 외칠만한 공연인가 싶더라구요. 일단 제가 초심자라 잘 모르는 것도 있지만 하나의 완결된 공연이 아니라 갈라였으니까요.

 

제가 기본적인 소양이 없는건지 피겨스케이팅이든 발레든 몸으로 하는 것은 이게 대체 무슨 감정이고, 어떤 스토리인지 도무지 종잡기가 힘들더라구요. 예전에 학교에서 본 백조의 호수 역시 그랬고요. 그래서 스파르타쿠스 때 목동과 같이 나오는 군무는 이게 풀을 나타내는건지 그냥 평온한 분위기를 나타내는건지 양을 나타내는건지 감이 안잡혀요. 다른 분들도 그러신가요?

 

그래도 스파르타쿠스나 지젤은 한번 온전한 공연을 보고 싶어지더군요.

 

좌석은 3층이었는데 어린 아이들이 많이 보였어요. 제가 신경이 예민한 편이라 애들이 있으면 1부에서 아무 자리나 앉았을 때는 앞에 앉은 꼬맹이가 하도 지루해 몸을 비비꼬는 것을 보니 안쓰럽기도 하더군요. 보아하니 꼬맹이는 별 관심이 없는데 부모님에 끌려 따라온 거 같았거든요. 그래도 애가 떠들지는 않고 조용히 있으니 별 불만은 없었어요. 2부에서 지젤이 시작될 때는 오른쪽 뒤의  아이는 엄청 자주 속닥거리더군요. 그래도 멀리 있는 왼쪽의 아이 때문에 얘는 그나마 조용히 얘기라도 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장 왼쪽에 있는 아이는 아주 대놓고 칭얼거려서 지젤이 시작 후 얼마 뒤에는 같이 온 부모님이 황급히 밖으로 데리고 나가더군요.

 

듀게에서 사인회에 대해 얘기를 들어 신기했던지라 좋아하는 작가라도 싸인 한번 안받는 쿨한 도시남자인 저도 줄을 섰어요. 추운데다 제가 끝줄이라 지쳐서 그런지 무용수분들이 어? 용지가 왔네. 휙하고 이름만 쓰고 끝같은 느낌이라 굉장히 허무했어요. 애당초 얘기를 할 생각은 없었지만 인사를 해도 이은원 씨나 퓌졸 씨 빼고는 별로 반응이 없었고요. 

 

    • 클래식은 악장이 끝나기전엔 박수를 안치는게 예의지만.발레는 동작하나도 잘하는거 같으면 박수를 쳐도 상관없습니다. 그 차이죠.
      그리고 오늘 싸인회줄. 제 기억엔 역대 국립발레단 싸인회 줄중에 제일 길었습니다.
    • 스타더스트/아 그렇군요. 근데 동작 끝날 때마다 박수도 치는건가요? 싸인회 줄이 그랬다면 이해할만 하네요.
    • 좀 어려운 테크닉을 선보이면 중간중간 박수가 자주 나옵니다. 저도 오늘 관객들이 좀 후하다는 느낌은 들더라구요. 개인적으로는 좀 공연이 아니더라도 팬심으로 브라보하는 경우도 있긴 해요. ^^;; 전막을 보는게 아무래도 스토리나 감정 잡는데는 훨씬 좋은 것 같아요.
    • 역대라는 표현은 좀 과장이지만 연말 대박공연인 호두할때도 싸인회줄이 이 정돈 아니었으니까.오늘 줄이 제일 길었다고 봐야죠.
      지영씨가 싸인하시다가 아직도 많이 남았다고 놀라시기도 했었고..
    • 아, 그리고 예술의 전당 근처에 저렴하고 괜찮은 음식점 없나요? 예당 내의 음식점은 너무 비싸서 저같은 서민은 그림의 떡이더군요.
    • 갈라를 보셨으면 갈라는 더 박수에 후하고요. 발레도 박수 포인트가 있습니다. 그랑파드되가 끝나고 나서라던가 각 레파토리마다 유명한 장면(주로 솔리스트 독무 이후) 이후에 박수가 터져나오죠. 공연을 보다보면 그 포인트가 숙지가 되어요. 아무때나 치는 건 아닙니다. 그리고 사실 전 동작이 다 끝나기 전에도 치는 건 좋아하지 않아요. 훼떼가 20바퀴 넘게 이어지고 있는데 박수가 튀어 나오면 발레리나 집중에 방해될 거 같기도하고..근데 극한의 순간이니까 격려일 수도 있구요.
      그리고 발레도 극적인 요소가 있잖아요, 그것도 약속된 연기가 있습니다. 전에 어떤 분이 설명하셨던 것도 같은데 뭐 결혼이나 약혼을 하게 되면 으례히 손가락을 가리키는 동작이 있다던가 (반지 꼈다 이런거?) 그래서 그런 장면을 보고 이해하는 것도 있고요. 근데 어차피 레파토리는 정해져 있으니까 극 자체를 관객들은 거의 숙지하고 있기는 한거지요.
      예당 앞 음식점은 길건너서 스벅 지나서 골목 가시면 유명한 칼국수 집 있어요. 좀 더 내려가시면 허수아비라고 돈까스집하구요.
    • 남부 터미널 부근에 식당들 많더군요. 장꼬방이라고 김치찌게와 계란말이를 전문적으로 하는 식당이 유명합니다. 가격 대비 만족할만한 곳입니다.
    • 어느정도 기량의 무용수라면 훼떼에서 박수친다고 흔들리진 않더군요. 음악의 박자에 맞춰서 박수를 쳐버리면 헷갈릴지 모르지만.
    • 칼국수 집 이름은 앵콜 칼국수입니다. 나름 맛집으로 유명하던데 저는 가격대비로는 괜찮았습니다.
    • 방금 생각나서 백조의 호수 블루레이 4개를 다 돌려가면서 확인해봤는데 취리히 발레단 실황빼고 나머지 파리오페라발레단/영국 로열/마린스키 실황에선 훼떼 끝나기전까진 관객들이 조용히 있기는 하군요. -_-
    • whilde/아무래도 전막 공연을 한번 봐야겠네요
      유디트/음 그렇군요. 멋진 이름의 앵콜 칼국수!!!!!와 허수아비 기억해두겠습니다.
      오아시스/오오 감사합니다.
      스타더스트/근데 훼떼가 뭔가요
    • 32회전을 말합니다. 제가 아래글에 올린 동영상을 참조하세요.
    • 푸에테를 32번 도는거죠;; 푸에테에 32바퀴라는 뜻이 있는건 아니어요..
    • ㅋㅋ.네 정확히는 그렇죠. 오해를 하게 만들었다면 죄송합니다;
    • 근데 이은원씨 진짜 잘 돌더군요. 이뻐라..
    • 제가 괜히 은원씨 팬질하는게 아닙니다.;
    • 기본적으로 박수는 연기를 마치고 무용수가 관객 앞으로 나와서 인사할 때 치면 됩니다. 아무리 신나도 연기 도중에 박수를 치는 건 지젤이건 돈 키호테건 좀 아니죠. 특히 훼떼 때 박수치는 건 하지 말아야 할 대표적인 예의 중에 하나지만, 언제나 신나게 치시죠; 어떤 분들은 윌리 등장 완료 시점이나 피시다이브 연기에서도 막 치더라구요; 그냥 자신의 삘 대로 치세요- 라는 건 예의와는 관계없는 조언이구요. 결국 정말 발레에 관심이 있다면, 여러 번 공연을 다니면서 박수를 비롯한 관람태도에 대해 알아가는 것도 즐거움이 되실 겁니다.^^
    • 근데 국립발레단에서 발행한 책에도 "춤이 진행중이라도 박수를 쳐도 된다." 라고 나와있지요..;
    • 훼떼 중간에 박수치는건 개인적으로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중의 하나예요. 지젤에서 윌리들 교차하는 시점은 거의 박수가 나오는 포인트인듯 해요. 공연 많이 보시면 포인트가 잡히게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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