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둘 중 어떤 게 잘 사는 걸까요?

1.  예전에는 회사에서 화를 잘 참았어요.

    속은 타들어갔지만, 대신에 제가 정색을 하고 이야기하면 사람들이 잘 들어주는 그런 게 있었어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식으로 말하면 "오죽 하면 멜라니가 그랬겠니..." 였었죠.

    사람들이 모두 저를 좋아했어요.

 

    예를 들면 사람들이 다 싫어하는 임원이 있었어요. 부하들에게 좀 심하게 대했죠. 하지만 저한테는 잘 해줬어요.

    그 회사를 그만 둔 후에도 일부러 찾아와서 내가 사업 한다면 올거냐는 식으로 떠봤죠. 

     뭐랄까 제가 해줄 건 다 해주고 예의 바른데 무슨 생각을 하는 지 몰라서 함부러 하기 힘든...그런 이미지였던 것 같아요.

     참다 참다가 가끔 어떤 부탁을 하면 정색을 하고 들어주려고 했어요.  

 

   사장님과 인사부 임원한테  '곰친구씨는 모두가 좋아해. 부서에서 서로 쓰고 싶다고 난리야' 라는 말도 들었어요.

    친구들이 많았고, 이 회사 그만 둘 때는 많은 사람들이 아쉬워했고  임원부터 사원급까지 지금도 연락해요. 

    옛날 회사 앞에 찾아가면 밥 사주시죠. 지금 다니는 회사 사람들 보다 더 친하죠.  

 

    하지만 정말 정말 힘들었어요.  정신과에 가 볼 걸 고려할 정도로 속은 타들어갔죠.

    그 대신 그 만큼 위안도 얻었어요. 날 좋아해주니까. 좋은 사람으로 봐주니까.

    하지만 그래도 남은 남이죠. 

 

 

 

     

 2. 지금 회사에서는 욱~. 하고 있어요.

 

     속은 덜 타들어가는데,대신 상사가 미워해요. 친구도 줄어들었달까...

     저 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기혼자 아저씨가 많아서 어차피 친구가 되긴 힘들어요.  

 

     여기 분위기로 봐서는 제가 그만둔다고 해도 점심이라도 같이 먹자고 할까...

     워낙 사람이 자주 들고 나서 오늘도 어떤 사람이 타부서로 가는데 짐 옮기기 직전까지 모르는 사람이 많았어요.

 

     근데 문제는 너무 자주 욱해요. 욱 할 일도 많고, 사람들이 말도 직설적으로 하고, 성희롱 발언도 많고,  사생활 침해도 하고, 술자리는...아...말하기 싫어요. 

     근데 일일이 욱하자니...신경질 많은 사람으로 찍인 것 같아요.

     게다가 제 직속상사한테 자꾸 말과 표정이, 억누르려해도 거칠게 나가니... 사실 제 상사인데 저한테 앙심 품고 복수로 (?) 나쁘게 하려면 얼마든지 나쁘게 할 수 있죠.

     인사 고과를 빵점을 준다던가, 부서에서 내친다던가...       

 

      어떤 사람들은 저보고 \애교(?)가 너무 없대요.

      가끔 '애교(?)' 있는 (?) 분들을 보면 저게 진짜 처세술이고 똑똑한 건가 싶기도 하고...

   

       대신 전에는 가슴에 못을 박는 것 같이 괴롭기도 하고, 피부가 상하고 체중이 심하게 줄기도 했는데 그런건 없어요.

       그 대신 이 회사에서 잘 나가긴 어려울 것 같아요.

 

 

 

 3. 여러분이라면 어떤 삶을 선택하시겠어요?

     너무 극단적이죠?

    • 글쎄요 어디가 더 속이 편할까요 그럭저럭 지금 사람들과 어울려보고 그러는게 좋지 않을까요.
      별 이상한 사람들한테 지지 말고 사는 것도 배워야죠.
    • 첫번째이지만 어쩔 수 없이 첫번째네요. 동종업계가 너무 좁아서 평판이 매우 중요하기도 하고, 또 욱~하고 나서 받는 스트레스(왜 그랬을까. 조금만 더 참을 걸 그랬나? 저 사람이랑 분위기 안좋아졌는데 어떻게 풀지? 등등.)도 참고 생기는 스트레스에 비해 만만치 않다는 걸 알게 되어서, 그래서 이제는 욱~하지 않습니다. 포기는 할지언정.
      대신에 퇴근 후 회사 밖으로 한발 떼는 동시에 회사에 대한 건 다 잊고, 다른 걸로 스트레스 풀려고 아주아주 많이 노력해요. 스트레스 푸는 것도 아이디어가 많이 필요하더라구요. ㅎ
    • 가끔영화 님/ 저도 그럭저럭 어울려보고 싶은데..., 참 어렵네요. 어떻게 하는게 이기는 건지 모르겠어요. 오늘도 답답해서...그래도 가영님이 댓글 달아주셔서 기분 좋아요.

      그린커튼 님/ 저도 사실 마음 놓고 욱 하는 건 아니고 욱~ 안하고 착한 사람 되고 싶은데 요새 너무 이상하게 잘 제어가 안되요. 흑흑.
    • 1번보다는 2번이죠. 참는 거, 모두에게 사랑받는 거 그만큼 스스로 자기 스트레스 쌓이는 거 모르고 살아가는 것이기도 하대요. 분노를 차곡차곡 쟁여놓는 것과 같은. 내가 모두를 사랑할 수 없듯 모두가 날 사랑하지 않는 건 당연하고 남의 시선과 반응에 자꾸 끌려다닌다는 건 상황을 자기 주도적으로 끌고 오지 않고 남에게 주도권을 주는 것이니까요~ 저도 1번처럼 살았는데 저는 어떤 상황에서 배가 아팠어요. 병원에서 신체화 증상이라고 하던데요.
    • 저도 비슷한 주제로 고민이 많았는데 지금은 자기표현의 문제로 정리했어요.
      불편하거나 불쾌한 상황에서 상대방 마음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 자기를 표현하는 방법을 익히려고 노력중이에요. 전에 듀게에서도 추천되었던 <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 <화나면 흥분하는 사람 화날수록 침착한 사람>이라는 책에 도움을 많이 받고 있어요.
      짜증이나 화가 쉽게 올라오고 잘 참아지지 않는 경우는 기력 저하가 원인일 수도 있대요. 몸을 더 보살피고, 특별히 하시는 운동이 없다면 하나쯤 시작해보셔도 좋을 듯 해요.
    • 아실랑아실랑 님/ 저도 그랬어요. 가슴에 누가 쐐기를 박는 것 처럼 갑작스럽게 통증이 오고 그랬어요. 사실은 이런 글 은근히 2번처럼 사는 것도 괜찮지 않겠느냐는 대답을 바란 걸 수도 있어요. 2번도 후유증과 부작용이 있긴 하지만...모두를 사랑할 수 없는 나를 인정하고 거기에 맞게 살아도 정말 되겠죠? 흑흑.

      바바라스틸 님/ 할 말은 꼭 하더라도, '욱~' 하는게 제 마음에도 좋지만은 않았어요. '욱~'이 아니라 조목조목 냉정하게 하고 싶은데...알려주신 책 당장 주문해서 읽어봐야겠어요. 그리고, 기력저하...그런 접근 방법도 있군요. 일리가 있는 것 같아요. 요새 몸도 많이 지쳤거든요. 운동도 생각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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