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행길] 10. 변화를 위한 본보기, 명상의 목적

우울증 극복 300일 프로젝트, '우울증을 넘어 행복으로 가는 길' 중 첫 번 째, '마음챙김'을 연습하는 기간입니다.

 

마음챙김 이후, 앞으로 연습할 것들은 (스트레스, 부정적 사건이나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대응 전략을 개발하기, 몰입 활동 늘리기, 낙관주의 훈련, 목표에 헌신하기, 삶의 기쁨을 음미하기, 영혼과 몸을 가꾸기 등등이 우선 확실히 정해진 목록이고, 기타 몇 가지를 더 추가하게 되겠죠. 

 

프로젝트 시작하는 이번 달은  '마음챙김'을 집중적으로 연습하자고 결심했지만, 막상 보면 꽤 많은 것들을 동시에 하고 있어요.  대표적으로 지금 이 글을 쓰는 행위는  '대응 전략을 개발하기' 중 '표현적인 글쓰기'에 해당하는 활동이죠. 제임스 페네베이커는 20년 전, 외상이나 충격적 체험을 글로 표현하는 사람의 건강과 웰빙이 현저히  현저히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어요. 글쓰기가 그렇게 효과가 있었던 이유는, 흔한 오해처럼 감정을 토로함으로써 카타르시스를 느꼈기 때문이 아니라, 글을 쓰는 중에 외상과 고통을 이해하고, 수용하고 의미를 찾아낼 수 있게 되기 때문이었다더군요. 그래서 '인과어휘' (추론하다, 일으키다), '통찰어휘' (이해하다, 깨닫다)를 많이 사용하여 글을 쓴 사람일수록 치유 효과가 컸대요. 저는 외상경험에 대한 이해와 수용은 어느 정도 진행해 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지금 쓰는 이 글은 우울증과 인생의 밑바닥에서 헤매다 지상으로 목을 빼곰 내밀어 겨우겨우 생존하고 있는 상태에서, 서서히 회복하기 시작해서 종국에는 번영하고자 노력하는 과정에 대한 것이죠. 글쓰기를 통해 현재 상황과 지금 해 나가고 있는 회복 과정(과 그 속의 장애물과 고통)을 더 잘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스스로 미래를 창조하고 있는 중이죠. 이건 목표에 헌신하기, 낙관주의 훈련과도 연관이 있겠네요. 하여간 이 글을 쓰는 것 자체도 이미 또 다른 '우행길'의 실천인거죠. 그것도 열흘 동안 해 냈네요. 장하다 -_-b 

 

또 어쩌다 보니 같이 진행되고 있는 것은  '목표에 헌신'하는 활동 중 목표를 모색하는 일, '몰입 늘리기' 등이에요. 이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신기하게도 흐릿하기만 했던 제 인생의 목표가 조금씩 구체화 하는 사건들이 일어났어요. 제 마음속이 정화되고 변화되면서 일어났다기 보다, 외부에서 기회들이 저절로 제공된 거죠. 신기해요. 그런데 늘 그랬어요. 마음을 잘 챙기고, 깨어 있고, 그리고 글을 쓰고 있으면 뭔가 꼭 그런 식으로 일들이 생기죠...

 

지금 읽고 있는 책은 <공부의 즐거움  by 장회익>이에요. 이 책에서 제가 음미하는 건, 스스로 설정한 '목표'를 가지고 '몰입'해서 공부를, 인생을 즐기고 있는 한 사람의 삶, 그 자체에요.  '목적, 목표'를 가지는 것, '몰입'을 하는 것 모두 제 행복프로젝트에서 연습할 방법들이고, 장회익 교수님은 '목표 헌신'과 '(공부에) 몰입'을 온 인생을 걸쳐 실현하고 계시는 살아 있는 본보기죠.  전 이런 본보기가 더 많이 필요해요. 심리상담을 받을 때 (조만간 다시 받으러 갈지도 모르겠어요^^) 상담 선생님이 그러셨거든요. "변화하고 싶으면, 네가 원하는 변화된 모습을 이미 가지고 있는 사람을 선택하여, 최대한 모방하라. (당연히) 잘 안 되더라도 모방하려 온 힘을 다해 노력하라.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이 바뀔 것이다. 인간 변화를 위한 방법 중 몇 안 되는, 실질적으로 효과 있는 방법이다."  중학교 때 비슷한 경험을 한 바 있는 저는, 크게 동감했어요. 그리고 보면 티베트불교에도 비슷한 명상법이 있어요. 이 명상법에서 모방(?)하는 존재는 부처나 보살이지만,   (현재의) 자아를 벗어던지고 다른 인격의 틀을 입기 위해 인위적으로 노력하는 행위 자체가 수행의 기본이며, 그 와중에 모방자의 의식 수준이 크게 변형된다는 점에서는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죠.  

 

이렇게 본보기를 모방하는 것이 변화하는데 효과적인 방법이라면(변화에 실제로 효과가 있는 방법은 희귀해요.) 지금 제가 필요한 것은 제 상황과 취향에 맞아 제가 적극 모방할 수 있는, 바람직하고 생생한 본보기들이에요. 긍정적이고 행복한 삶, 바르고 건강한 정신으로 온전하게 발전하고 있는 삶, 풍성하고 깊이 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구체적인 모습들이요. 기왕이면 제가 가치 있게 여기고 흥미있는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이면 좋겠고, 또 무자비한 한국 사회의 모순에 억눌려 본 경험이 있는, 저와 동시대 사람 혹은 한두 세대 이전 사람이면 좋겠어요. 우울증 등의 정신적 고통의 경험까지 바라기는 무리지만 (그래서 C.J.융과 윌리엄 제임스가 정말 좋아요. 언제 시간 내서 이분들 저작을 제대로 읽어야겠어요.) 기왕이면 저와 공감대가 있는 조건의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모방'을 시도하기 쉽지요.  음, 그래요. 같은 여자라면 정말 최고겠네요. 하지만 대부분 남자니, 아쉬운 일이죠. 하긴 신인지 인간인지 아리송한 예수님도 있는데, 같은 인간이면 된걸지도..  안철수 교수님도 그렇고, 그라민 은행의 무하마드 유누스도 좋고...음, 또 누가 있을까. 갑자기 생각이 안나네요. 하긴 '본보기'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이 글을 쓰는 와중이니까. 뭐, 앞으로 찾아보면 되겠죠 ^^

 

 

어쩌다 보니 옆으로 빠졌지만, 그래도 마지막은 마음챙김으로. 위빠사나 전통의 스님이 대단히 실용적이고 구체적으로, 그러면서도 본질을 찌르는 지혜와 유려함으로 쓰신 위빠사나 명상 책에서 뽑은,  '명상가의 목표'를 옮겨볼게요.

 

우리 목표는 우리의 잠재의식 속에 묻혀 있는 그 고귀하고 온전한 온갖 자질들을 완성하는 것이다. 이 목표에는 다섯 가지 요소가 있다. 마음을 정화하고, 슬픔과 비탄을 극복하며, 아픔과 고통을 극복하고, 영원한 평화를 얻게 해줄 바른길을 밟아가며, 그 길을 따르는 데서 행복을 얻는 것이 그것이다. 이 다섯 가지 목표를 마음에 깊이 새길 때 우리는 그 목표에 도달하리라는 희망과 확신을 갖고 나아갈 수 있다.

 <가장 손쉬운 깨달음의 길, 위빠사나 명상> by 헤네폴라 구나라타나 스님

 

그 길을 따르는 데서 '행복'을 얻는 것.... 

 

 

  

   

    • 항상 잘 읽고 있어요. '한번에 하나씩 하기'는 님의 글로 인해 처음 깨닫고(그게 우울의 원인이었을 줄이야..)실행하려 하고 숨쉬기도 제대로 하려고 해요. 호흡곤란이 가끔 있거든요. 고맙다는 말 전하려고 댓글 답니다. 이 글은 프린트해서 볼거여요 다른 날보다 조꼼 어렵네요 ㅎㅎ
    • 호흡에만 신경쓰고 지금 이 순간의 내 감정을 알아차리고 챙기는 것만으로도 요즘 마음이 훨씬 덜 불안해졌어요.

      지난 초겨울부터 꾸준히 듣고있는 정목스님 방송에서도 계속 나오는 얘기인데도 여기서 being님이 정리해놓은 글을 만나면 새삼 반갑고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좋아요.
    • 추천해주신 <마음에서 빠져나와 삶 속으로 들어가라>를 도서관에서 대여했어요. 책 내용이 확 와 닿지는 않지만 그래도 읽어보려고요. 그 책에도 마음챙김 얘기가 나오더군요. being님 글도 다른 사람에게는 본보기가 되고 있을거에요. 당장 저만해도 being님 글 읽으면서, 호흡에 집중하고, 운동도 해보려고 하거든요.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7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1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7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2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4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9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8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8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3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