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행길] 9. 정상인의 생활을 존경함. <의식수준을 넘어서>의 의식레벨 측정치

우울증 극복 300일 프로젝트, '우울증을 넘어 행복으로 가는 길', 첫 번 째 '마음챙김' 연습 중입니다.

 

 얼마 전까지 저는  '생존'에 필요한 활동 '만' 겨우 하고 나머지는 집에서 멍 때리고 홀로 놀았습니다. 일종의 동면과 같은 삶으로, 꽤 많은 우울증 환자의 일상이죠. 실제로 이리 쉬고 나면 몸과 마음이 좋아져요. 그래서 가끔, 망가진 몸과 마음에 휴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주저앉아 쉬게 되는건가... 싶기도 합니다. 문제는 난 앉아서 쉬는데 세상은 미친 듯 달려나간다는 거? 서글프죠. 훗...

 

그러다 며칠 전부터 보통 정상인들의 활동 수준 (70~80%?)으로 움직이게 되었습니다. 죽겠더군요-_- 대체 어찌 그리들 부지런하신가요.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그것도 매일매일 규칙적으로. 일과도 빡빡한데, 사람들과 부대끼는 건 정말 힘들어요. 사회생활을 접은 지 너무 오래라 인간관계 기술이 모조리 퇴화했던 터라, 갑자기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일을 시작해야 하니 정말이지... 일은 차라리 괜찮은데, 사람들과 작업을 하고 대화를 할 때 저의 반응이 들떠? 붕 떠? 있다는 걸, 그러니까 어딘가 튀고 어색하다는 걸 나 스스로 너무 잘 보이니까, 그게 참 힘들었어요. 자학하지 않고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마음챙기는데 정말 노력 많이 했어요. 거기에 출퇴근 시간. 제 오늘 이동 시간은 4시간 정도였는데, 몸(과 피부)가 거덜나는게 느껴지더군요. 결국 오늘 퇴근길 지하철에서 침 흘리기 신공을 펼치다, 엉뚱한 역에 하차, 택시타고 집에 오는 와중 그만 자학폭발을.. (오늘 택시비로 쓴 돈을 계산해보다 ㅠㅠ). 길에 가는 모든 '보통 사람들'이 영웅으로 보였어요. 그런데 더 심한건, 정상인 중에는 이런 힘든 일상을 견디며 자기 일을 잘 해내는 것을 넘어, 스스로 일을 창조하고 자신에, 주변에, 또 사회에 무언가 만들어 넣는 사람들이 있다는거 아닌가요. 으으으으.....

 

데이비드 호킨스(사람들을 치유하는데 아주 유능한 정신과의사였다가, 후에 유명한 영성스승이자 강연자, 저술가가 되신...)라는 분이 계세요. <의식혁명>의 저자로 소개되기 시작, 요새 이분 서적이 우후죽순 번역되어 나오던데, 전 <의식 수준을 넘어서> 을 가장 재미있게 읽었어요. 그 책에는 그 분이 고안하셨다는 임상과학(이건 방법론을 들으면 잘 읽던 책을 집어던지고 싶을 정도로 좀 그래서-_-;; 별로 이야기하고 싶지 않네요. 오링테스트 비슷한 느낌? 그러니까 아래 수치들은 모조리 재미로 보아야합니다. 그저 재미......로 보기엔 또 그건 아닌데 참--;) 으로 인간의 의식수준을 수치로 측정, 의식의 지도를 만들어놓으셨죠. 이 수치 부분을 옮겨볼게요. 재미로.

 

20. 수치심

30. 죄책감

50. 무감정, 증오

75. 슬픔

100. 두려움

125. 욕망

150. 분노

175. 자부심

200. 용기

250. 중립

310. 자발성

350. 수용

400. 이성

599. 사랑

540. 기쁨

600. 평화

700-1000 깨달음. (붓다와 예수의 의식수준은 1000)

 

 이 책은 '인간 의식'이 어떻게 초월을 향해 나아가는가를 유사과학(-_-)을 통한 의식의 수치화를 통해 단계별로 설명해 놓은 책이에요. 200 이하는 동물적 생존에 급급한 수준. 먹고 먹히는 적자생존수준.  200이상이 되면 타자에 대한 배려, 사회적 발전이 시작되는 수준..비로소 인간이 되어 발전하기 시작하는 단계지요. 이렇게 발전한 인간이 세속적인 의미에서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수준은, 논리와 지성이 지극히 우월해지는 '위대한 과학자, 철학자'의 수준.. (400~499. 재미로 몇몇을 언급하면, 윌리엄 제임스 490,  J.S.밀 465,  갈릴레오 485,  프로이트 499,  마키아벨리 440,  플라톤 485,  아리스토텔레스 498.....마르크스 130 충격;; 재미로 보세요 재미..-ㅅ-;;;), 그리고 이성과 논리를 넘어 영성으로 들어가는 단계인 500은 일종의 돌파, 초월이 시작되는 수치로,  부처와 예수는 1000을 달성한 것으로 보더군요.  당시 심리상담 와중 제가 이 책 재미있게 읽고 있다고 하니까, 선생님이 '넌 그런 책 읽을 단계가 아니다. 우선 기본적인 생존부터 제대로 해야지' 하고 비아냥(-ㅅ-)? 음...질책을 하셨던 기억이 있는데, 사실 제가 이 책에서 열심히 읽고 큰 도움을 받은 부분은, 200보다 낮은 수준들에 대한 부분에서였어요. 정말 모두 다 저와 관계가 있는 이야기들이었거든요. 더구나 저자가 과거 아주 유능한 정신과의사였던터라, 영적 흐름 속에 정신분석용어부터 임상적 소견까지 풍성한 이야기를 넣어놔서,  정말 폭 빠져 읽었어요. 제가 이 책을 읽을 때 제 의식 수준은, 책의 묘사에 따르면, 20이었어요. 생존한 인간에게 측정한 최저수치. 데이비드 호킨스 박사가 그러더라고요. '이 수준에서는 병원 가서 약부터 먹어야 한다.'  음. 약 먹기 시작한 직후 이 책을 봤으니 뭐...

 

재미로 보는(-ㅅ-) 저 수치에 따르면, 제가 감탄했던 보통 사람들은 250~400사이 어디쯤이고, 특히 자발적으로 일을 해 나가고 주변에 세상에 무언가를 더 하는 사람들은 310, 자발성 수준이겠죠. 제 지금 상태는...아마 200인 '용기'? 변화의 용기를 내기 시작한 수준. 지하에서 헤메다 이제 겨우 지상으로 고개를 살짝 내민 수준.. 가야 할 길이 너무 멀죠.

 

제가 이 프로그램을 끝마칠 즈음 단단히 연습한 '마음챙김'으로 도달하기를 바라는 수준은 '수용'이에요. 음, 수용전념치료 프로그램을 받아볼가 싶기도 해요. 이거 위빠사나 명상과 현실에 대한 '수용'을 결합해 놓은 제 3의, 신인지치료 트렌드 중 하나인 치료법으로, 국내에 막 도입이 되고 있죠. 관련 서적 읽다 보면 이게 불교 서적인지 영상 서적인지 인지치료프로그램인지 헷갈림. (그래서 저에게 잘 맞을 것 같아요.) 

 

남들보다 한참 뒤처진 상황인데도, 저는 '제 페이스'에서는 너무 빠르고 조급한 것이 아닐까 걱정이 되어요. 예전에도 이런 식으로 (저 딴에는) 갑자기 많은 일을 시도해서 성공적으로 잘 해 나가다가 한방에 풀썩 꺾인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도 본의 아니게 갑자기 붕 뜨게 된 상황과, 현실의 제 몸이 있는 것 같은 바닥 사이의 공간을 마음챙김으로 촘촘히 채워나가야지... 다짐해요. 그래서 제 상태가 외부에서 억지로 끌어 땅겨 속은 빈 상태로 빵빵하게 부풀어만 오른 텅 빈 누각이 되지 않도록, 속도 꼭꼭 차 있어서 무너지지 않고 차근차근 밟아 올라갈 수 있도록.  오늘 흥분되고 피곤하고 힘들었는데, 그때마다 (피곤할 때면 더욱) 잘 쉬어지지도 않는 숨을 집중해서 쉬며 몸에 주의를 집중하려고 무던히 노력했어요. 차근차근...지금 여기에...숨 들이쉬고 내쉬고...지금 하는 일에 집중...

 

<약 없이 우울증과 싸우는 50가지 방법>에는, 공식적인 명상 뿐 아니라 명상활동이 될 수 있는 유익한 활동들을 소개하고 있어요.

 

산책하기

골프치기

음악을 듣거나 연주하기

정원가꾸기

침묵속에 있기

수영

달리기나조깅

애완견 산책시키기

호흡 연습

스트레칭 연습

요가나 기공 수련

 

모두 다, '자신이 현재 하고 있는 것에 최대한 집중하며 그것을 느끼'면, 그게 바로 명상활동이 되는거죠. 음음..그래요. 전 최대한 느끼며 먹고 양치질하고 로션 바르는 것 부터.

 

 

하루 삼십 분의 명상은 필수이다. 단, 당신이 바쁠 때는 예외다. 그럴 때는 한 시간이 필요하다.   - 성 프란시스 드 살...

 

 

 

    • 사실 정상인이라는 게 있나요? 있다면 누구 기준으로 "정상"인지 물어봐야하고.
      저도 하루하루 아둥바둥 사는 편이지만, 어떨 때 생각하면 저희 엄마님은 제 나이때 연년생 키워가면서 직장생활 집안일 다 하셨죠. 어떻게 생각하면 좀 무섭..

      시리즈 잘 읽고 있습니다. 그런데 궁금한 점이 하나있어요. 우울증 치유의 중요한 부분이 내부로부터의 치유 (소개하신 명상법 같은)라는 건 잘 수긍하지만 외부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나가나요?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많은 경우 우울의 계기가 되는 외적 요인이 있는데 그것들과도 함께 싸워야 하지 않을까 싶거든요. 비잉님은 그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요.
      • 외부계기라는게 최초의 스트레스 사건(자식의 죽음. 실직..)을 말씀하시는거죠? 그 사건이 바꿀 수 있는 것이면 바꾸면 되고 바꿀 수 없는 사건이면 그 사건에 대한 개인적인 반응(생각. 감정)을 바꾸는게 기본이겠죠. 후자를 연습하는 방법 중 하나가 인지치료의 생각바꾸기연습이고 전자는...사실 에너지가 남았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이죠. 바꾸는게 가능해도 사람의 상태가 그럴 힘을 내지 못하면 말짱 황이니까. 저는 바꾸려고 시도해서 어느정도 성공을 했는데 그 와중에 다른 사건이 다시 겹친케이스? 그리고 명상등으로 대표되는 수용 마음챙김 위주 방법은 후자에 가깝기는 한데, 경험적으로 보면 문제자체를 바꾸능 전자의 역할도 종종 해주더군요. 대체 왜 그리되는지는 모르지만 하여간 그렇게 되더라고요.
    • 응원합니다.

      저도 어제 1시간 걷고 들어와서 다시 한 번 생각했죠.
      아무리 바빠도 하루에 한 시간은 시간 내서 걸어야겠군.
      그런데 넘버링이 잘못됐네요.
      이 글은 시리즈의 9번입니다. :-)
    • 응원합니다2.
      being님 글 보면서 자극 많이 받습니다.
    • 호킨스 박사 책은 대안 비주류를 넘어서 유사과학으로 간 경우가 맞다 싶어 책을 던져 버렸던 경우였는데 being 님이 말씀처럼 고개를 끄덕 거릴 통찰이 일부 있는 것도 사실인 듯 합니다.
    • 전 주문한 마음챙김 책이 오전에 온다고 문자 와서, 택배 기사님 기다리고 있습니다.
    • being님이 언급하셨던 책들 몇몇권 주문하여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응원합니다. being님이 성공하셔야, 잘돼셔야 저도 삽니다..^^;
    • being님 글 보고 힘냅니다. 사실 사람들이 그렇게 사는게 어느순간에 정지가 되버리면 울적하고 힘들어서 더 그런것도 있어요.
      그러니까 동전의 양면인거지 더 우월하고 아니고 그런건 없답니다.
    • 언제나 그렇듯 글 잘 읽고 있어요. 전 수치심이 제 인생의 핵심 감정이라고 생각했는데, 글 읽다보니 제가 지금까지 안 죽고 살아있는게 용하네요.;; being님 글 읽다보면 저랑 비슷한 마인드와 패턴이 보일 때가 있어서 놀라곤 해요. 게다가 요즘 저의 관심사도 '수용'이거든요. 수용전념치료 프로그램에 관련된 서적도 있나요? 전 처음 듣는 말인데, 제가 요즘 계속 수용을 생각하다보니 관심이 생기네요. 관련 서적 아시면 추천해 주시면 감사하겠어요.
    • sophie / <마음에서 빠져나와 삶 속으로 들어가라>가 그나마 제일 대표적인 ACT (수용전념치료) 서적이네요. 그런데 이 책자들은 대중서는 아니라서, 읽다 보면 좀 힘드실지도 모르겠어요. 사실 저도 제대로 못 읽었고요. 수업시간에 내용만 들었고...기본적인 개념이 뭔지, 그 핵심만 알고 있는 상황이에요. ACT관련 서적은 꽤 나와 있어요. 엇그제만 해도 우울증과 ACT 워크북을 샀는걸요 ^^ (언제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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