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볼 때 컨닝을 목격하면…

그냥 가만히 있어야 하나봐요. 방금 기말고사 보고 왔는데, 두 학생이 서로 답안지를 보여주길래 참고 참다가 신경쓰여서 조교한테 말했어요.

시험을 다 치고 친구와 여자친구에 말하니까 뭘 그걸 말하냐고. 컨닝한 사람이나 고자질한 사람이나 둘다 좋게 보진 않을거라네요.

 

제가 잘못 생각한건가요. 그냥 가만히 있었어야 한거에요?

    • 저도 한번 <고자질>힌 적 있는데 후회하지 않아요...그런데 안좋게 보시는 교수님도 계시더라고요. '혹시 컨닝을 목격하더라도 나에게 말하지 말아라, 친구사이에 그러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의 양심에 맡기도록 하겠다.'
    • 당연히 할 일을 하신 것뿐이죠. 컨닝한 학생은 같은 수업을 듣는 학생 전체를 상대로 도둑질을 하는 건데 고자질이라니.....참 편하게 말하는듯.
    • 당연히 할 행동을 하신 겁니다.
    • 저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정작 제 주위에서는 괜히 했다고 말하니까요. 시험공부 해야 하는데 괜히 우울하네요.
    • 잘하셨습니다
      전 소심해서 고자질도 못했어요
    • 만약 글쓴분이 그걸 보고도 그냥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면, 그건 빌어먹을 강도 둘이 글쓴분의 집에 들어와서 현금을 가져가고 보석함을 뒤지고 채권을 챙기고 땅문서를 꿀꺽하고 회사에서 월급 대신 받은 스톡옵션을 싹쓸이하는 걸 보시면서도 허허 웃고 마는 호구가 되신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ㅇㅋ?????
    • 저는 발견했는데 말을 못했어요.
      계속 책망하는 눈빛을 보냈더니 죄책감에 어린 눈빛이긴 하던데...
    • 하하. 은성님 댓글 보고 유쾌해졌어요. 감사합니다.
    • 댓글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기분이 많이 괜찮아졌어요.
    • 저는 감독할때 말해주는 학생 있으면 아주 고맙습니다. 무조건 잡아서 에프처리하고요.
    • 일요일에 시험을 치셨네요. 고생 많으셨어요. 저도 수업 조교라 어제 기말고사 감독을 하고 왔는데, 컨닝한 학생을 나쁘게 보지 나이브모님같은 학생을 나쁘게 볼 일은 없을 것 같은데요. 친구 사이가 어쩌고 하는 건 학생들 본인의 일이지 수업 교강사 및 조교가 신경 쓸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나이브모님이 잘못하신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같은 조교 입장에서 볼 때 그 조교님이 나이브모님을 샐쭉하게 여길 것 같진 않은데요. 기운 내시고! 남은 시험 잘 준비하세요 ^^

      그런데.. 만약 전공 시험이었고 제가 그 학과의 교수였다면, 어쩌면 낭랑님의 교수님처럼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시험 시작할 때 대놓고 공표하진 않겠지만요.
    • 저도 비슷한 경우가 있었는데요. 저 같은 경우엔 아주 안좋은 기억으로 남았네요.
      시험을 보기전에 제 옆자리에 있는 남학생이 그 옆에 있는 친구와 낄낄거리며, "야, 당연히 공부 안했지! 이 종이에 다 적어왔다!" 하자
      친구는 "올~야, 나도 보여줘!!"하는 이야기를 듣고 시험을 보았습니다.
      혹시나 해서 시험지를 내러 나가면서 슬쩍봤는데.. 참으로 열심히 복사(?)하고 계시더군요.
      그래서 억울한 마음에 같이 시험친 언니에게 강의실을 나와서 자초지종을 말했더니 그 언니는 더 열받아하면서
      교수에게, 그러니까 그 시험치는 도중에 문자를 한거죠. "왼쪽에서 세번째열의 세번째 학생이 컨닝을 하고있습니다" 라구요.

      그 이후로는..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그 교수 싸이클럽에 '요즘아이들은 영 아니다. 경쟁적이다. 우리때는 인생 그렇게 안살았는데..' 하며 그 언니가 보낸 문자메세지를 올려놨더라구요. 댓글이 더 압권이었습니다.
      "그래요, 교수님. 요즘은 아이들은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는지도 몰라요."
      전 황당했고 미안하기도 하여 빨리 그 언니에게 연락을 했죠.
      그러자 그 언니는 교수님에게 전화로 연유를 설명했고 그 싸이클럽에 또 글이 올라오게 되었습니다;
      '계속해서 그 학생의 변명섞인 전화와 문자가 온다.. 이것 참..'

      결국 그 언니는 그 시험에서 틀린문제가 거의 없었음에도 B+을 받았습니다.
      그에 반해 그 언니보다 틀린 것이 더 많았던 제 친구는 A+...
      아마도 괘씸죄겠죠..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절대로 보더라도 모른척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는 계기가 되었답니다.
    • 우울과몽상 / 그건 정말 심하네요. 교수님 오지랖이 쩌시는듯..
    • "컨닝하다 걸리면 F처리 합니다. 시험 다 치면 여기 책상앞에 시험지 놔두고 나가면 됩니다."
      이 말이후 커피 마시면서 독서에 빠지시는 교수님도 한둘이 아니시죠.
    • 교수님 오지랖이 쩌시는듯..22
    • 교수본인이 논문복사와 컨닝으로 되서 그런거보죠 뭐.
    • 도둑질이 나쁘냐 아니면 고자질이 더 나쁘냐라는 윤리적 딜레마의 차원에서 보면, '동료를 고발'하는 것이 더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시각도 있을 수 있는 것 같네요. 우울과몽상 님의 에피소드에 나오는 교수는 아마 그런 시각에 따른 사람이었을 겁니다. 도둑질한 부모를 고발한 아들은 정직한 사람인가? 공자는 오히려 부모를 숨겨주는 아들이 더 올바르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교실에서 컨닝하는 동료가 부모-자식관계와 같은 특수한 공동체에 속하지 않는다는 데에 있습니다. 교수의 언급처럼 "서로 경쟁"하는 관계입니다. 이를 서로 허물을 덮어주는 공동체로 간주한다면 교수는 학생들에게 잘못된 윤리적 메시지를 주는 겁니다. "감시자의 눈만 피한다면 얼마든지 범죄를 저질러도 된다. 주위 사람들의 시선은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그러니 그 교수는 엉터리 판단을 한 겁니다.
      (정말 저 일 때문에 그 누나에게 성적을 낮게 줬을까요? 그렇게까지 엉망인 교수는 아니겠지요. 아마 누나가 시험을 못 봤을 거에요.)

      사실 원글 쓰신 분의 의문은 윤리적 차원이 아니라 처세적 차원인 것 같습니다. "괜히 나섰다가 내가 불이익을 받는 게 아닐까?"라고 고민하시는 게 아닌가 싶어요. 별 일 없을 거에요. 교수를 도운 것이지 교수의 영역을 침범한 게 아니잖아요. 이를테면 앞의 우울과몽상 님의 에피소드에서, 그 누나가 비윤리적으로 굴어서 교수가 안 좋게 봤을까요? "당신이 시험 관리를 제대로 안 하고 있다" 라는 메시지로 읽었기 때문에 교수가 그딴 식으로 군 거라고 생각합니다. 교수 자신을 공격한다고 생각했을 거라는 거죠.

      하지만 이 경우는 다른 얘기 같아요. 시험 감독 조교가 하는 일이 부정 행위를 잡는 것이니, 그 일을 잘 도와주신 겁니다.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그런데 친구와 여자친구가 "뭘 그걸 말하냐"라고 한 게 흥미롭네요. 선생한테 밉보일까봐 걱정해주었다기보다는, 잠재적 부정 행위자로서 말하는 거 같아서.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7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1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7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2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4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9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8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7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3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