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1.

오이디프스를 봤습니다.

 

힘찬 연극이더군요.

 

뻔히 아는, 누구나 아는 반전이지만 참 사람 먹먹하게 만듭니다.

 

기울어진 무대는 유리 보드소프의 <보이체크> 등에서 보던 거고

 

그 외 연출도 실험적이라기엔 이젠 이미 통상적이 된 느낌이지만

 

전체적으로 한태숙의 통제력이 돋보입니다. 

 

기대 외로 박정자선생님의 연기가 너무 좋았고

 

그 덕에 다른 모든 조연이 다 그 정도로 했다면

 

두 계단 정도 더 올라갈 수 있는 연극이었을 거란 아쉬움이 남지만

 

말한 대로 사람을 먹먹하게 만들고

 

술 한잔 하지 않고는 집에 맨정신으로 들어갈 수 없게 만드는 작품이더군요.

 

(사족을 더하자면

 

파괴, 저주, 번영 이런 한자어로 대사를 읇는 건 한계가 있어요.

 

'난 공포를 느껴.'보다 '난 두려워' 나 '난 무서워'가 더 빠르게 전달되거든요

 

전 왜 이렇게 한자어들이 싫은 걸까요? )

 

2.

라푼젤.

 

금발의 이쁜 여자가 단지 웃어주는 것만으로

 

도적떼와 백마가 자발적으로 나서서 그녀의 꿈을 이루어 준다는

 

정치적으로 전혀 공정치 못한 스토리로

 

어린 딸이 있다면 절대 절대!! 보여줘서는 안될 영화입니다.

 

그놈의 등 날리기는 그 왕국 환경오염의 주범일 거구

 

알렌 맥켄의 음악은 인어공주때에 비하면 멜로디라고 할만한 게 도통 없는데

 

재미있습니다.(응?)

 

아, 이런 말랑말랑한 영화라니

 

처음 본 3D 영화인데 뭐 그 부분에서는 시큰둥하더군요.

 

아예 그냥 셀애니메이션이었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아, 늙은 티 난다) 

 

 

3.

명동 예술극장이 생기고 나니

 

명동은

 

하동관에서 낮술 한 잔하고 연극보거나

 

연극보고 향미에서 고량주 한 잔 할 수 있는

 

정말 멋진 곳이 되어버리는군요.

 

역시 극장과 공원은 많이 생겨야 합니다.

 

다들 예쁜 꿈 꾸세요.

    • 2. 3D도 괜찮았어요. 어린 여자애들 틈바구니에 껴서 봤는데 등 날릴 때 그거 잡으려고 다들 허우적 대더라고요.
    • 사실 어린이들한테 이런 영화는 참 위험한데 말입니다^^
    • 1. 저 연극 그렇게 좋아하진 않는데. 보고 싶어지는 후기네요.

      2. 라푼젤, 너무 즐겁고 예뻤지만 한없이 좋아라만 하기에는 어딘가 콕콕 쑤시죠. 계속 생각중. 어쨌거나 참 기괴한 원전인데, 잘도 고쳤다 싶어요.
    • 1. 연극 하도 드문드문봐서 한태숙 연출 새 작품 나온지도 몰랐어요. 한태숙+그리스비극이라니 제가 정말 좋아할 조합인데 정보 검색하러 갑니다. 감사감사.
    • 버섯 / 그럼 버섯님이 금발로염색하고 절보러오시나요 ㅎㅎ



      토, 크림 / 이미 공연은 끝 ㅠㅠ
    • 원글님/ 네, 어제 바로 검색했더니 어제가 막공이더라고요^_ㅠ 명동에서 해서 한태숙 연출가 lg아트센터에서 작업할 때보다 공연비가
      훨씬 저렴하던데 아쉬웠어요ㅠ 또 좋은 공연 있으면 나중에 글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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