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인 11회 12회_박신양이 좋아 보이기 시작합니다_스포
왜 듀게는 싸인을 안 보는 거죠 흑 얼마나 재밌는데.
장항준 감독이 극본으로 빠진 11회, 그냥 간사한 저의 느낌일 가능성이 크지만
연쇄살인마 사건 등에서, 점점 볼이 빵빵해져 곧 터져 버릴 것 같은 풍선을 보는 듯한 그 팽배한 긴장감 같은 건
아무래도 완화된 느낌이 들어 좀 아쉽습네다.
여하간 대기업 의문사는 공소시효가 만료된+박신양의 죽은 아버지가 개입된 과거로 돌아가며 박신양의 새로운 아버지 전병도 원장의
목줄까지 쥐고 흔들며 절정으로 치닫는데요
지금까지의 에피소드보다 무리수를 많이 안고 출발하는 것 같은 설정+ 연출의 긴장감이 다소 빠져 버린 것 같은 간사한 저만의 느낌에도
불구하고 더욱더 모..몰입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박신양식 더듬기)
말도 안 되게 어마거대한 권력에 박신양-윤지훈 선생을 겁 없이 맞서게 하는 동력 중의 하나는
엑스파일의 멀더를 움직이게 했던 것과 같은 호르몬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윤지훈의 방 대들보에 칼로 새긴 것처럼 과학적 진실을 추구하는 소명의식이라고 하면 좀 너무 간지고
진실게임에 승부를 거는 열혈 플레이어로써의 근성 같아요.
박신양의 무식한 악다구니 쓰는 연기가 참 싫었는데
계속 보다 보니 박신양이 연기자로써 잘 팔리는 이유를 알 것 같아요.
단순한 인간의 곧음 같은 게 꽤 잘 어울리긴 해요 일부러 더듬는 것 같은 말투도 그렇고
11회, 전병도 원장을 잃고 나락으로 떨어진 윤지훈은 평소에 잘 뒤집어 쓰고 다니던 두꺼운 외피가 산산조각난 것처럼
연약해 보입니다. 감정을 숨기는 연기도, 숨겨둔 감정이 본의 아니게 넘쳐 흐르는 장면도 진심 같아 보여요.
11회 마지막, 진실보다 중요한 명예도 명분도 있을 수 없다던 윤지훈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앞에 결국 스스로의 신념을 배반하고
위험한 진실을 덮어 두고자 하는 사람들의 대세에 합류합니다.
으아아악.
윤지훈이 다시, 진실을 덮으려는 자들과 맞서 싸우게 되려면, 전의와 동기를 회복하려면 어떤 계기들이 필요할까요.
소리만 빽빽 질러 꼴보기 싫기 그지 없던 박신양이 연기하는 캐릭터에 이렇게 빠져들게 될 줄은 몰랐는데.
인물들-세속적 야망과 직업적 소명을 두고 고심하는 엄코난도 그렇지만 냉혈한의 가슴 속에 인간에 대한 뜨거운 사랑 -_-;이
용암처럼 샘솟는 윤지훈 선생도 그렇고, 시간이 지날수록 평면적으로 보이던 인물이 입체적으로 심화됩니다.
범죄현장 재현, 혈액검사 장면 등등 미드라면 얼마나 멋들어진 영상을 뽑아냈을까 하는 수수한 장면들이 수도 없이 많지만,
회색의 서울에서 한정된 예산으로도 이만큼 진짜 같은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는 것이 뿌듯하고 좋습니다.
덧.
김아중의 연기는 왜 슬슬 질릴까요. 따지고 보면 민폐형 캐릭터도 아닌데, 지나치게 유약해 보이는 게 좀 싫증 나긴 해요.
알고 보면 멋진 여잔데.
한영그룹 대표이사를 연기하는 연기자는 영화배우인가요. 인상적인 악당이더군요. 악당들이 악행의 희열에 눈이 뻘겋게 충혈되고
기쁨에 날뛰는 장면이야말로 무시무시한 듯. 카운트다운할때 눈알이 막 튀어나오려고 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