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 오늘 <조선명탐정> 봤습니다.
저는 아주...는 아니더라도 꽤 재미있게 봤습니다.
주인공은 오달수, 수퍼마리오 수염을 단 김명민도 귀엽고,
무엇보다 와~~~~~~~
한지민 만세!
저도 따라 외쳤습니다.
"완전 예쁘십니다."
2. 저는 태어나서 예쁘다는 말을 지금 가장 많이 듣습니다.
" 와 엄마 오늘 정말 예쁘다. 내가 아는 사람중에 엄마가 제일 예뻐"
" 나도 어른되면 엄마처럼 예뻤으면 좋겠어."
아유~~~그래,그래 그런말 하도 들어서 지겹다 얘~라고 말하고 싶지만 행복해요.
제가 예쁘다는 말을 많이 못듣고 자라서 그런지, 예쁘다라는 말은 입에 발리고 그냥 만만하게 보고 하는 말인줄 알았더니....완전 좋습니다.
이러다가 우리 애들땜에 나이들면서 더 이뻐지면 어쩌지요?
3. 우리 외 할머니는 평생 노루모와 활명수를 곁에 두고 지내셨습니다.
열여섯에 시집와서 딸 둘 낳고 한창 남편과 정분이 나는 스물둘에 외할아버지는 일제징용에 끌려 가셨더랍니다.
여리여리 풀꽃같은 세 여인을 두고 떠나기 싫었던 역시 어린 외할아버지는 징용을 피해 뒷산 동굴에 숨어 있다가
몰래 집으로 세여인을 슬쩍 보러왔다 차출에 눈이 벌건 일본순사에게 끌려갔다고 합니다.
외할머니는 너무 억울하고 애절한 정을 놓을길이 없어서 숨도 잘 못 쉬고 물한모금도 못 삼키는 병에 걸려
약도 달여 먹고, 누군가는 아침 빈속에 집간장을 한 종지씩 먹으면 낫는다 하여 그 짠 간장도 한 항아리 먹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새끼땜에 억지로 목숨을 이어갔다고는 하지만 평생 소화불량에 숨쉬기를 힘들어 하셨어요.
돌아가실때도 음식을 더 이상 못 삼키셔서 곡기를 끊다시피하다가 돌아가셨습니다.
한글도 못 깨치신 할머니는 하루도 안 빼놓고 9시뉴스를 보셨습니다.
할아버지가 살아계시면 뉴스에 나올지도 모른다고 생각도 하시고
나라가 독립했으니까 일본놈들이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셨어요.
어릴때는 그런 할머니가 어리석고 미련하보였는데 \
지금 아이를 낳고 기르는 어머니가 되고 보니 할머니 생각이 많이 나요.
수요집회를 하시는 정신대 할머니를 뵈면 역시 우리 할머니 생각도 나구요.
우리 할머니가 평생 짊어졌던 마음의 병으로 돌아가신 것처럼 저 할머니들도 돌아가시면 그냥 모든게 흐릿하게 저물겠지요.
욱일승천기가 풍어를 기원하는 깃발과 비슷하니 그냥 과민하게 반응하지 말자 라는 이야기를 저번에 게시판에서 본 날,
오랫동안 까먹었던 우리 외할머니의 까슬까슬한 손바닥과 활명수 냄새가 나서 조금 울었습니다.
4. 여러분,
우리 행복하게 올해도 살아봐요.
우리의 적들보다 더 건강하고 힘차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