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트 보네거트 읽는 여자.

이 표현을 보고 문득 생각했습니다.

저렇게 어떤 작품이나 창작자의 이름을 빌려 자신을 한 마디로 정의하는 표현을 나눠 보면 어떨까 하고요.

어떤 이는 거기서 취향을 읽을 수도, 욕망이나 허세를 볼 수도, 현실적인 필요를 느낄 수도 있겠지만 해석은 각자의 자유.

그냥 각자 좋아하는 작가나 책, 음반, 영화 등을 공유한다는 의미로 한 마디씩 써 보시는 건 어떨까요?

 

받을 분이 계실지는 모르겠지만 저부터 한 번 써 보겠습니다.

 

허세 버전 : 저는 푸슈킨 읽는 여자입니다.

 

현실은 엔하위키를 열독하는 인터넷 폐인.  (...)

 

 

 

    • 전 "알랭 드 보통이 당췌 안 읽히는 여자" 인데

      이 경우는 허세 버전인지 현실버전인지 @_@
    • 산해경 읽는 여자는 어떨까요? 허세축에도 못낄려나.
    • 허세 버전 : 바흐를 듣는 여자
      현실 버전 : 전국노래자랑 본선 진출한 여자
      (제 모친이십니다.)
    • 칸트의 저서를 읽는 남자...
    • 러시/하하하하핳
      허세버전 : 비트겐슈타인 읽는 여자
      현실버전 : 와우하는(했던) 여자?
    • 벤야민 읽는 여자
      말러 듣는 여자
    • 게임도 되죠? (듀게인은 아무도 안하는 카스온라인-_-)


      허세버전:인간이 좀비로 변하는 모습을 보며 실존에 대해 고민하는 대자적존재라는 닉네임을 가진 남자.

      현실버전:지침스텝 꼬여서 초딩한테 쳐발리고 욕먹는 PC방 손님.(며칠전엔 10원짜리로 계산했다고 여알바한테 혼났음-_-)
    • 미연시 하는 여자(...) 에헴.
    • 저는...드레스덴 프라우엔 교회 앞 카페에서 제 5 도살장을 읽은 여자.
      그 곳이 소설에 등장하는 바로 그 부분이었죠*3* 멋진 허세였습니다.
    • 전자제품 사용설명서 수회 통독하는 여자.

      재미있다고요 정말.
    • 주안 / 여태까지 달린 댓글 중 가장 우주적인 취향을 느꼈습니다.
      • 핸드폰 사용설명서에서는 문자입력방식 설명이 특히 재미있어요. 나이 많은 어른들이 그걸 들여다보면서 몇십 년만에 글씨 쓰는 방법을 새로 배우는 광경을 상상하면 XD

        가전제품 조작방법을 쉽게 설명하려고 버튼 그림을 조그맣게 그려서 누르는 순서를 배열해 놓은 귀여운 책자들을 보다보면 어떻게 쓰는지 뻔한 기계들이라도 그거 보면서 하나하나 따라해보게 된다니까요. 직관적인 것을 텍스트로 상술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도 알게 되고요.
    • 주안 / 대단히 바람직한 취미네요. 기기관련 카페에 올라오는 질문글들을 보다보면 정말이지... ㅠㅠ
    • 생각해보니 전자제품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상품설명서를 다 즐겨읽어요 전. 약국에서 약 사면 안에 들은 깨알같은 글씨의 설명서도 다 읽거든요. 수십 번을 읽은 타이레놀 설명서라도요. 과자 사면 상자에 적힌 자연을 아름답게, 환경을 깨끗하게까지 다 읽죠. 활자중독 뭐 그런 건 아닌데 정말 재미있어요;;
    • 진짜 커트 보네거트 읽는 여자고 고등학교 때부터 그랬는데 참...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ㅠ
    • 주안/ 공일오비 정석원씨랑 취미(?)가 같으시네요. 십수년전에 들은 얘기를 아직도 기억하는 나;;; 너무 인상깊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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