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글의 쇼파나 강아지 사진을 보고 닉네임과 함께 기억해 두었다가 우연히 마주치게 되었을 때 아 그 쇼파를 갖고 있던 모모님이군, 하진 않지만 얼굴 사진은 그 사람임을 즉각적으로 알아보게 해 줄 확률이 높죠. 반대로 지인들에게 닉네임도 공유 하지 않으려는 사람들도 있는데 사진은 그 익명성을 바로 깨 버릴 위험이 있고요. 누구에게 나를 얼마만큼, 어떤 부분에 대해 오픈할 것인가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은 불안해요.
인터넷 얼짱 사진을 도용해서 자기 싸이, 블로그에 올리면서 자기인 척 하거나 디씨 남친갤, 여친갤에서 그런 사진 도용해서 자기 애인이라고 올리는 경우도 많이 들었어요. 인터넷에 올린 얼굴 사진 보고 알아본 지인이 그 사람 아이디로 구글링하다가 뒷담화하고 다닌 글까지 다 알아버린 안타까운 사례도 종종 있죠;;; 서울시 무상 급식 반대 광고처럼 허락도 받지 않고 아이 얼굴 사진, 몸을 합성해서 광고 때렸는데 인터넷에 올린 사진으로 합성해서 참 여러 용도로 쓰일 수 있습니다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사람들의 태도가 더 조심해진 것 같습니다. 디씨 초창기에 보면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대부분의 회원들이 닉네임을 실명 그대로 썼고, 여친갤, 남친갤에 실제 자기 여친남친 사진을 막 올리고 그랬었죠. 개인정보공개에 대한 별다른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없던 시기여서일까요. 요즘은 웬만해선 다들 꺼리는데 또 어떤 싸이트에선 특정 시간대에 인증타임이라고 자기 사진을 많이들 올리더군요. 커뮤니티의 성격에 따라서 다른 것 같기도 합니다.
주민등록번호나 ID, 패스워드 같은 사회/기술 필요에 의한 개인정보이거나 재산변동 등과 같은 프라이버시 정보는 아니지만 얼굴-즉, 개인의 초상에 대한 권리가 인격권으로 존재하니 상황에 따라 일반적인 개인정보 이상의 비중을 둘 수도 있겠지요. 얼굴을 통장처럼 가방에 집어넣고 다닐 수는 없는 것이지만, 나와 관계가 있는 사람 외에 거리의 군중속에 섞여있을 때는 누군가 나라는 개인을 인지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게 일반적이죠. 그럴 때의 불특정 다수에 대한 대면상황, 또는 스스로 특정 대상(이를테면 듀게 유저)에 대해 한시적으로 초상권을 푸는 선택상황에서도 그에게 '명예훼손 또는 모욕'을 준 행위는 잘못이고요.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니까요. 얼굴이 알려졌다는 이유 때문에 마음 편히 산책하기도 힘든 셀러브리티와는 차원이 다르지만, 일반 사람들 역시 불특정 다수(모두가 선하거나 나에게 호의적이라고 확신할 수 없는)에게 인지되었을 때는 크고 작은 범위로 자유를 제한받을 위험이 있지요.
싸이월드 초창기엔 사람들이 얼굴 공개 잘 했죠. 일촌공개라는게 생겼어도 초반에는 전체공개하는 사람도 많았고요. 하지만 인터넷 활동 인구가 늘고, 사람 사진 가지고 장난치고 신상 캐고 이러는 경우도 많이 생기다 보니 요즘은 공개하는 사람이 많지않죠. 블로그나 게시판 등에서도 자기 얼굴 공개하는 사람들은 합니다. 만날 하면 또 분명 무서운 네티즌들이 생긴 것으로 태클 걸거나 할테니 일상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올리는 분들은 올리죠. 제가 가는 사이트들은 자신 사진 올리는 게시판이 있거나, 비정기적으로 인증 사진을 올리는 다수의 회원들이 보이더군요. 안올리는 분들은 물론 안 올리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