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집에서 실장님 번호 딴 얘기.

참치 완젼 좋아합니다. 부위 이름은 몰라도 부위별 맛은 아니까 오호호 아하하 암냠냠 맛나게 잘두 먹어요.

인근 웬만한 참치집은 다 가봤는데 다찌에 열 명이나 앉을 수 있을라나, 테이블은 세 개. 이 정도 규모의 조그만

참치집을 단골삼았습니다. 호남쾌남실장님 혼자서 일하셨는데 우하하하 수다떨면서 맛난이 썩썩 잘라주시고

배부르다 싶으면 좋아하는 참치구이 몇 번 더 갖다주시고 마무리로 참치죽도 한그릇 더 주시고 이럼서 친하게 지냈습니다.

참치집 문 닫을 때까지 있었던 적도 한두 번 있는데 언젠가는 와인을 사주기도 하셨죠(단둘은 아니고, 맨날 같이 가는 언니랑 ㅇㅇ).

근데 한 5개월 전 호남쾌남실장님은 다른 곳으로 옮기시고, 뽀얀 얼굴의 어린 실장님이 새로 오셨드랬죠. 저보다 다섯 살 많은데

경력은 10년! 위엄있다! 그리고 귀엽게 생겼

글서 제 주특기인 호쾌하게 친한척하면서 갈구기 까기 들이대면서 드립치기 이런거 했죠. 맨날 같이 가는 언니도 옆에서 막 거들고.

심지어는 언니가 '실장님 핸드폰 주세요' 이러더니 저한테 슥 건넵니다 '번호 찍어'

어...장단 안맞추면 민망할 분위...기...응 사실 번호 알고 싶었어

음..그래서 '오호호호 그럴꽈' 찍고 나서 실장님한테 건네주며 명령조로 얘기합니다 '지금 전화하세요.'

번호 교환 석세ㅋ스ㅋ.

왕년에 좀 노셨던 믓쨍이 여사장님까지 '실장 쉬는 날 만나' 라며 푸쉬해주시니 분위기는 대략 걷잡을 수 없이...흠...

이남자 쨍하게 생겨갖고 대략 차도남 컨셉인데 별로 싫지도 않은 눈치입니다. 10년경력의 노련미인가. 나 갖고노는건가. 나도 노는거지만

어이쿠 이남좌 나 배부른데 자꼬자꼬 참치주네효. 소주 시킬때마다 금가루 넣어주네효.  아싸 참치셔틀

내일 출근해야돼서 한병만 마시고 일날라그랬는데 커플엮기에 재미붙인 언니가 일어날 생각을 안합니다.

세 병 마시고 히레사케를 시켰더니 저를 보며 '괜찮겠어요? 녹차 줄게 그냥 녹차 마시고 가요'

까도남의 챙김. 아아.............뭐야 이 역할놀이 나 빠져들것같아..............

볼은 후끈 달아오른 주제에 요즘 말술이 된 저는 절주결심을 잊고 괜찮아요 합니다. 우리가 갈 생각을 안 하니 저 실장 드립 보게

'나 세시에나 끝나요' 이사람아 나 안 기다려요 곡춍마...이미 정신은 내방 침대에 가있어 졸려 죽겠다구 언니 젭알 집에 가좌 엉엉

그러나 실장님과 여사장님께도 거푸 술을 돌리고(제 술자리는 항상 이모양입니다) 정종에 소주 하나를 더 까고서야 집에 갈 수 있었어요.

새벽 두시 엉엉 내일 자다가 바로 출근하려고 일곱시 이십분에 알람맞추고 침대에서 숨졌는데, 알람이 울리자마자 문자 하나가 들어옴미다.

 

-피곤하겟다 좋은하루~

 

네 당연히 실장님이죠. 저 근데 이남자한테 말 까라 그런 기억 없는데 혼자 막 말 놓고 그럽니다 짜식 귀엽긴. 아침 일곱시반에 웬 문자질? 이러면서

 

-이제일어났어요생각보단괜찮군요ㅎ실장님도좋은하루:)

 

고운컨셉으로 답문찍으니*-_-*

 

-진짜춥다 이제 들어가 잘려구 수고^^

 

흠.....................................이러다 실장님이랑 문친되겠음. 쉬는날 물어볼까? 놀자그럴까? 하다가 아 난 애인이 있으니 이럼 안되나. 근데 하고싶...

이러고 있어요 아하하하하. 귀요미는 귀요미인걸.

    • 아...애인님도 있으신 분이 이러시면...이라고 하고 싶지만 읽으면서 얼굴에 웃음이 확 도네요. 호감이 가는 사람을 처음 만나서 알게되고 가까워지는 그 순간들은 언제나 설레고 신나죠.
    • 일단 실장님을 실땅님으로 바꿔야 가능성이 올라가지 싶네요.
    • ...실장이 바라는건 문자친구가 아닐겝니다...
    • 아 근데 커플 신고를 해야할지 말아야할지 아리송.
    • 상큼하네요 :D 그러나 신고...
    • 어장에 참치가 걸린건가요 -_-
      뭔가 임자있는 분이지 모르고 계신 실장님이 좀 안쓰럽군요.
      같은 시각 애인님이 다른 여성 분과 역할놀이하고 있단 생각하면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으실듯.
    • 말로만 듣던 어장관리! 어종 하난 확실하군요.
    • 그러게요. 실장님 입장에서는 확실한 의사표현을 하신 것 같은데 애인 있으신 분이 이러시면 안 되죠. 애인님 실장님 양쪽 모두에게 큰 잘못하시는 것 같네요.
    • 10년 경력의 얼굴 뽀얀 실장이라면 이런 경험이 어디 한두 번이겠어요. 어장 관리인 거 알면서도 즐기는지도.
      문제는 아무것도 모르는 애인인데 Paul.님께서 이 글을 술이 덜 깨서 쓴 게 아니라면,
      유쾌발랄하게 말씀하시는 걸 보니 평소 두 분 사이가 이 정도는 서로 용인해주는 그런 프리한 애인 관계인 것 같기도 하고.
    • 글 너무 상큼하게 읽다가 임자 있으신 분이란 말에 하악 ㅠㅠ 아무튼 그 팩트 빼고 내용만으로 보면 봄철 딸기먀낭 상큼하네요 ㅎㅎ
    • 사장님이랑 점심을 좀 오래 먹고 왔더니 이런 강같은 댓글들이..사실 좀 욕먹을 줄 알았어요:( 장난이긴 한데 흑흑 장난을 진짜 마음에 드는 사람한테 치니 반 장난이 돼가길래 리플로 좀 혼나고 경각심 돋으려고 오호호. 전 뭐든 애인님한테 다 말하기 때문에 이 얘기 애인님한테도 할거예요. 그래봤자 별로 신경도 안쓰겠지만;;;
    • 남자 둘 바보 만드는 건 순식간이네요. 진심으로 말씀드리는데 어장관리 하지 마세요
    • 흐음, 그럼 실장님한테 애인있다고 고백하고 석고대죄;;...
    • 데린 비/ 어장 안해요 차라리 사귀면 사귀지!(응?) 저와 애인님 사이가 약간...프리해서 이정도는 별로 혼날거리가 아니에요(긁적긁적)
      toh/ 으음.......................그사람이 계속 연락하면, 게다가 진지하면;;;;; 석고대죄하고 아님 안하고 참치집에서만 친하게 놀거예요, 참치 실장님이랑 친한 건 좋은 거니꽈HAHAHAHA..............그러게 언니 엮는 컨셉은 무리수였다니까 멍석깔면 춤춰야하는 이놈의 광대근성!OTL
    • 역시 있는 사람이 더하군요 ㅋㅋ 부럽군요 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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