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간질거려요 - "그래도 나는 하지 않았다" 보신 분 도와주세요 (스포일러 얼러트)

원더이어즈 님 글에 댓글 달다가 급 궁금해졌어요.


저는 카세료가 연기한 주인공이 결국 유죄인지 무죄인지 애매모호하게 처리되었다고 생각했어요. 주인공은 일관적으로 그래도 나는 안했어, 하고 주장하지만 이걸 증명할 길이 없거든요. 심지어 전차 상황 재현에서도 추행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걸 증명하지 못했죠. 그리고 내가 안했다고 하는 건 대개의 피의자들이 그렇고요. 물론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하지만 이런 성추행 범죄에선 좀 다르죠 (복잡한 얘기는 쓸 시간이 없어서).


그래서 영화보고 토론하는 시간에 (수업에서 아시아 사법제도와 관련해서 이 영화하고 공리씨 주연의 붉은 수수밭을 같이 봤거든요) 교수님 질문에 저요저요 손들고 그렇게 말했었답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제가 착각한 걸 수도 있다 싶고.. 영화 보신 분들, 이 영화에 카세료가 범인이 아니라는 결정적 증거가 나오나요?

    • 영화 초반에 카세료가 하지 않았던 모습이 나오지 않나요? 전 그렇게 기억하는데...
    • 안나옵니다

      적어도 카세 료를 제외한 타인들을 납득시킬만한 증거는 나오지 않았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제목인 "그대로 나는 하지 않았다"가 더 울림있다고 생각합니다
    • 그 영화는 주인공의 성추행 여부(혹 유죄냐 무죄냐)가 중요하지 않아서 성추행 사실 여부에 대한 영화의 입장 표명이 없었습니다.
    • 결정적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고 기억해요. 다만, 추행이 발생한 시점 카세 료가 전철문에 낀 옷자락을 빼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습과 여학생을 추행하는 손을 번갈아 보여주면서 감독이 카세 료가 범인이 아니라는 힌트를 넌지시 보여준 걸로 기억해요.
    • 앗 댓글 감사합니다. 저는 심정적인 확신이나 정황 (면접일이었나 일 첫날이었나 그랬죠) 이외엔 성추행여부가 애매모호해진 게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저랑 비슷하게 보신 분들이 계신 게 좀 안심..(응?)
    • 영화상으론 증명하지 못하니까 무죄가 되지 않고 복역하게 되지요. 하지만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카세 료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지점에는 이른다고 봅니다. 카세 료가 '그래도 나는 하지 않았어'라고 이야기하며 끝 날 때 '아니 니가 했잖아'라고 대답할 관객이 있을까요. 전 그걸로 의미있다고 봤습니다. 일본의 사법 제도는 알아주지 않지만 카세 료를 위해 애쓴 동료들 그리고 관객은 그가 하지 않았다고 믿는다고요.
    • 원더이어즈/ 그게 저는 일본의 사법제도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증언에 많은 부분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이런 종류의 범죄에서 입증책임은 어느 나라에서나 참 어려운 문제죠. 저는 아니 네가 했잖아, 까지는 아니고 알수 없기 때문에 여운이 더 컸다고 (위의 머슬님도 말씀하셨지만) 생각했어요.
    • 스팀밀크/ 힌트라고 말씀하신 부분은 주인공 입장에서의 주장일 뿐 객관적 진실이 아닙니다.
      성추행이 벌어진 그 시간과 공간에 대한 영화의 객관적 시점은 아예 나오질 않죠.
      고로 주인공이 범인이 맞는지 아닌지에 대한 영화의 언급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영화가 주인공이 하질 않았다는 전제를 드러낸 순간 (혹 범인이 아님을 믿어주는 순간)
      이 영화의 의의는 사라지기 때문이지요.
      수오 마사유키가 그 영화에서 관객에게 친절이나 설명을 할 만큼 호락호락한 연출하진 않았죠.
    • 타일러/힌트는 어디까지나 힌트일 뿐이며, 애초에 객관적 사실과 범주를 달리하죠. 단지 추측을 할 수 있게 도와주죠.

      그래서 저도 결정적 증거는 영화상에서 없었다고 말했고, 지금도 완벽하지 못한 기억으로 떠올려보면 카세 료가 범인이 아닐 것 같다는 추측을 하게 되나 동시에 그가 범인이 아니라고는 결코 확언할 수 없죠.
      첫 댓글에서 '범인이 아니라는 힌트' 를 '범인이 아닐 수 있다는 힌트' 로 수정하고 싶었는데, 타일러님의 댓글이 달려서 그냥 놔둘게요. 여하튼 저는 후자의 늬앙스입니다.
    • 카세료 연기 잘하더군요.
      여고생으로 나오던 연기자는 귀엽던데..

      이런 뻘플...
    • 스팀밀크/ 감독이 주인공이 범인이 아니라는 힌트를 넌지시 보여줬다고 위에 댓글 다시지 않았나요?
      그 장면들은 감독의 힌트가 아니라 주인공의 주장입니다.
      그렇다면 추측이란 건 힌트에서가 아닌 주인공의 주장에서 나오는 거죠.
      감독의 발언과 주인공의 주장은 차이가 크고요.
    • 네, '범인이 아닐 수 있다'는 힌트로 본다해도 그건 힌트가 아니라 주인공의 주장을 영화가 단지 기계적으로 재연한 겁니다.
    • 근데 성추행 범죄에선 왜 무죄추정의 원칙이 다르게 적용되어야 한다고 보는건가요?
      사실 무슨 범죄이든지간에 혐의를 받으면 다들 사실상의 범죄자 취급하는게 일반적인 사람들 사고방식이긴 하지만.

      loving_rabbit님은 복잡한 얘기라 쓸 시간이 없으시다니 다른 분이 간단하게 설명해주실수 있을런지 모르겠군요.
    • loving_rabbit/ 국내 개봉제는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 입니다. 아까 소개글 복사했던 그대로

      '형사 사건으로 기소될 경우 99.9% 유죄로 판결되어지는 일본 사법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한 이 작품은 무죄의 근거가 충분히 있음에도 판사가 무죄 판결을 내리기 쉽지 않은 일본 사법 제도의 현실과 기막힌 모순을 무고하게 치한으로 구속된 주인공 텟페이의 재판 과정을 통해 여실히 보여준다'는데 홍보 자료 낸 쪽이 영화를 오독한걸까요.

      개봉 당시 씨네21 20자평 같은 경우도 아래와 같이 나오기도 했고요. 일본 사법제도상 그가 빠져나올 구석이 없다고 영화에서도 언급되지 않나요. 형사사건으로 넘어가면서.

      이용철 다시 드레퓌스 사건을 읽게 만드는 힘
      박평식 ‘인질사법’이라는 황당하고 포악한 권력
      김봉석 그래서 개인적 투쟁을 멈출 수 없다

      이런 리뷰를 봐도 개인과 국가(사법부)를 놓고 문제시 삼고 있다고 보고요. 수오 마사유키 감독은 어쨌건 일본의 현실을 보고
      영화화 결심을 했다고 합니다.
      http://jiff.cine21.com/2008/article_view.php?article_id=51174&mm=008004002
      http://www.cine21.com/Article/article_view.php?mm=002001001&article_id=54295

      일본의 형사사법재판에는 폐해가 있다. 무죄라는 가정 아래 피고인을 조사하는 무죄추정이 원칙임에도 체포 즉시 피고인은 관행상 유죄로 인식되고 인질사법으로 구속된다. 피고인이 죄를 벗으려면 법정이라는 국가권력에 맞서 자신의 무죄를 입증해야 한다. 그러나 권력의 벽은 높고 견고하다. 그 지루한 싸움의 승률은 0.1%가 채 안된다. 수오 마사유키 감독은 긴 인고 끝에 무죄판결을 받은 어느 치한사범의 이야기를 신문에서 접하고 그 길로 영화화를 결심한다.
      ------------
      수오 감독은 텟페이의 무죄를 조장할 만한 어떤 영화적 장치도 허용하지 않는다.
      -------------
      그런데 판결이 진행되는 동안 관객의 심경은 신기하게도 무죄를 호소하는 텟페이에게 가닿는다. 절제된 감정으로 수오 감독은 제도의 모순이라는 간과할 수 없는 진실을 설파한다.
    • 컴플렉스/ 성범죄에선 조금 다른 증거법 원칙이 적용되어서 피해자의 진술이 큰 제약없이 이용될 수 있다거나 하는 경우가 있고, 영화에선 피해 여성이 주인공이 범인이라고 증언을 해버리니까요. 이런 느슨한 피의자 보호는 범죄의 특성상, 그리고 또 이런 범죄의 신고와 처벌을 장려하려는 정책적 목적과 관련이 있다고 할고 있습니다.
      원더이어즈/ 저도 영화를 보면서 경찰사법권력이 문제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인용해주신 문제의식도 물론 공감하고요. 그런데 그걸 영화로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애매하게 처리한 게 결국 연출력이라고 생각했어요. 너무나 뻔하게 무죄인 사람을 내세웠으면 얘기 구조가 좀 허술해졌겠죠. 타일러님도 이렇게 생각하시는 걸로 이해했고요.
    • 폴라포/ 저도 카세료 얼굴이 참 신기하다고 생각했어요 무표정한 것 같은데 뭐랄까..
    • 타일러/ 제 기억이 불완전하고 자의적으로 구성된 것일 수밖에 없다는 전제하에, 적어도 저는 영화를 보던 당시 그 장면을 단순한 기계적 재현 외에 추가적인 의미가 내포된 것으로 혹은 것일 수 있다고 받아들였습니다. 이 부분은 관람자로서 제 해석의 영역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 유무죄의 여부에 집중했다기보단 일본 사법제도의 모순에 더 집중했기에 그런가보죠. 일본 사법제도에 문제가 있다는건 애매하게 연출하지 않았다고 봅니다. 중요한건 했냐, 안했냐가 아니라 일본 사법제도가 무죄추정의원칙을 무시하면서 구속수사를 하기에 범죄 혐의를 받은 개인이 혐의를 벗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모순. 그리고 결국 극의 마지막에 카세 료에게 심경이 가닿는 순간 유무죄도 애매할 것 없다고 생각하고요. 이 부분은 영화를 다르게 봤으면 동의하지 못하실 수도 있고 어쩔 수가 없네요. 항소하면서 끝났으니 다들 항소에서는 무죄가 되길 바라는 심정...

      영화 처음 시작 부분에 다음과 같은 문구가 나오기도하고요.
      '열명의 죄인을 놓치더라도, 죄 없는 한 사람을 벌하지 말지어다'
      마지막 장면에선
      '당신이 심판받기 원하는 바로 그 방법으로 나를 심판해 주시기를'라는 문구가 나오고요.
      사실 이 정도면 감독이 의도하는 바는 명확한거 아닐까 싶네요. 카세 료는 범인이 아니다.
    • 넵. 그 부분은 조금 보는 시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 글을 따로 쓴 건 시비를 걸거나-_-; 그러려고 한 건 아니고 제가 영 오독했나 하는 걱정때문에 (이 영화보고 본문 같은 감상평을 블라블라 말하고 다녔죠). 저만 이 수다 재미있나요 근데?
      • 저도 재밌어요. 하지만 잠자리에 누워 편두통과 씨름하며 아이폰으로 댓글쓰려니 확실히 한계가 있군요;
    • 이 글과 댓글 보니깐 저 이영화 제대로 못 봤나 봐요.
      전 당연히 카세 료가 범인이 아니라고, 그런 장면이 있었다고 생각(기억)하고 있었어요...;;;;
    • loving_rabbit / 그 부분은 저도 알고 있던 부분인데요, 그러니까 피의자에게 입증책임을 넘기는거랑 무죄추정의 원칙이 머리에서 잘 연결이 안되네요. 입증책임이 어느쪽에 있던지간에 일단 입증에 대한 판단이 나오기 전까진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르는거 아니었나요? 피의자에게 입증책임이 있으면 일단 유죄라고 본다는건지 조금 헷갈립니다.
    • 자본주의의 돼지/ 라쇼몽은 아니지만 참 그런 것 같아요.

      살인의 추억은 다들 보셨겠지만 일단 스포일러 경고


      살인의 추억 보고 "아니 박해일이 범인인데!" 하고 화내던 선배가 있었죠. 이 영화랑 맥락은 영 다르지만요.
    • 컴플렉스/ 이 부분은 자신이 없어져서 일단 지울게요. 죄송합니다. 흑흑.
    • complex/ 법전공이 아니라 우리나라 현실은 모르겠고, 일본은 그런가 봅니다. '형사 사건으로 기소될 경우 99.9% 유죄'
      ,'일본의 형사사법재판에는 폐해가 있다. 무죄라는 가정 아래 피고인을 조사하는 무죄추정이 원칙임에도 체포 즉시 피고인은 관행상 유죄로 인식되고 인질사법으로 구속된다. 피고인이 죄를 벗으려면 법정이라는 국가권력에 맞서 자신의 무죄를 입증해야 한다.'
      라는 대목에서 보듯이 무죄추정 원칙 따윈 안드로메다로 가버리는 모양이네요.
    • 우유님은 편두통 빨리 괜찮아지시길.
    • 원더이어즈/ 그 부분은 조금 통계의 문제가 있다고 들었어요. 일단 기소를 가려서 한다든가. 그리고 컴플렉스님이랑 얘기 나눈 부분은 성범죄라는 특수한 분야죠. 미국에서도 성범죄 관련해서 피의자의 권익보호는 상당히 느슨해져요. 자꾸 특별법도 만들어져서 그 경향은 더 심화되고.
    • 흠.. 입증책임이 피의자로 넘어간다는게 어떻게 보면 상당히 무서운거군요. 근데 범죄특성상 감수해야하는 부분 같기도 하고...
      저에겐 답이 안보이는 문제군요.;;
    • 스팀밀크/ 추가적인 의미에 대한 해석의 영역이란 건 이 영화가 '관조적 시선'이라는 연출의 전제 아래 이행되었다는
      영화의 포지션을 인지한다면, 영화 외적인 관람자로서의 해석은 무의미하거나 유권해석의 부당함을 안고 있다는 것의 지각이
      필요하죠.

      영화가 하지 않은 것(관객에게 해석의 영역을 제공하는 연출)을 되려 관객의 철학적 사유가 영화에 역제공한 것일 수 있기 때문에
      힌트 혹 해석의 영역이라고 말하기 조심스럽습니다. 관객의 역제공을 바라거나 영화의 관객의 자율적 참여를 허용한 영화가 아니거든요.
      (물론 스팀밀크님께서 말씀하시는 범인인지 아닌지의 여부의 측면에서 말입니다.)

      왜냐하면 이 영화에는 관객이 자유로운 추측이나 해석을 하는 행위에 대한 반발과 지양의 태도가 있으니까요.
      (주인공이 범인이냐 아니냐의 관객의 자유로운 추측 행위 자체가 이 영화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 -관건-을 방해할 수 있기에
      그런 포지션을 한 것 같습니다.)

      다만 해석의 여지를 주는 것은 범인일 수도 아닐 수도의 부분이 아니라 사건을 다루는 일련의 과정에서 한 개인을 다루는
      제도의 면면에 대한 부분에는 관객의 자의적 해석을 요구한다고 봅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관객의 해석이 영화가 지양하는 지점에 가서 사유를 펼치게 된다면 중구난방의 영화가 된다는 점이었어요.
      위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그걸 바라는 영화는 아니니까요.

      wonderyears/ 주인공이 범인인 지 아닌 지 나는 모른다고 감독은 얘기했고 그건 내 관심사가 아니라고 했죠.
    • 컴플렉스님/ 이건 뭐 허무개그는 아니지만 입증책임 부분은 (저도 공부한 지가 되고 이런 걸 써먹을 데가 없어서) 조금 자신이 없어요. 증거법 원칙이 느슨해지는 건 확실합니다만. 죄송합니다. 오해를 초래할 수 있는 앞부분 댓글도 조금 고칠게요.
    • 근데 법쪽에 관련되어선 아는 게 없는 편이지만
      '무죄 추정의 원칙'은 유죄로 선고되기 전까지는 무죄로 가정한다는 원칙이고
      입증책임이 피의자 혹은 누구에게 있냐는 건 '유죄임을 입증하지 못하면 무죄' vs '무죄임을 입증하지 못하면 유죄'의 이야기 아닐까요?

      잠이 안와서 꼽사리..
    • 타일러/ 뭐 영화는 그럴 수 있겠네요. 하지만 수오 감독이 영화를 찍기 위해 출발한 문제 의식을 생각하면서 제 나름의 답을 수오 감독이 내려줬다고 여겼나 봅니다. 그런 말을 한 인터뷰는 못 봤는데 제가 본 인터뷰에선
      '무고한 사람을 2년이나 고통스럽게한 시스템이란 게 대체 무엇이냐?'의문이 들었다.'(영화에 영감을 준 사건 취재 하면서..)
      '취재를 통해 무고한 사람들을 무수히 봤습니다.(3년간 200여명의 관계자, 200회 이상 재판 방청) 그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찍었습니다'라고 하더군요. 그런 의지가 영화에서도 느껴졌다고 할까요, 전 카세 료를 끝내 믿게 되더군요. 그리고 아무리 피고인이 아니라하고 유죄를 입증할 근거가 없어도 유죄로 만드는 사법제도에 대해 답답한 마음도 들더군요.
    • wonderyears/ 연출의 계기가 된 문제 의식의 출발점과 영화를 준비하고 연출하는 과정에서 더 중요하게 생각한 지점이
      다른 것 같습니다. 무고한 사람을 다루는 것 보다는 죄의 여부와 상관없이 피고인을 다루는 그 시스템에
      집중하는 쪽으로 문제의식이 기울어진 거죠. 그렇기 때문에 영화의 객관적 현실의 부분(지하철 사건의 그 당시!)에 대한
      씬 연출 자체를 하지 않았겠고요. 저 역시 영화의 포지션을 인지하기 이전인 중반까지는 주인공의 혐의 여부에 대한 궁금증과 관련한
      사적인 욕망으로 인물과 과정을 바라보다가 그렇게 보다가는 진짜 드러내고자 하는 부분을 내 개인적 감정이 훼방놓을 수 있겠구나
      싶었어요. 물론 촬영의 태도와 그것을 구성하는 편집의 기술을 보고 관객으로서는 감정적 욕망의 억누름이 옳다고 생각한 것이고요.
      애초 출발한 문제의식과 그 의지에 대한 감독의 발언은 이 영화를 어떤 표현수단이었든지 간에, 만들어서 보여준다는 것 자체로
      의미있는 발언이라고 봅니다. 구체적인 견해와 주장을 드러내지 않았다해도요. 감독 개인의 욕망을 드러냈다가는 사실 시시한 법정
      드라마가 될 수도 있으니...
    • 엥; 저는 절대 애매하게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교차편집으로 다른 진범이 성추행을 하는 장면 같은 걸 넣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하는 건 너무너무 촌스러운 연출일 것 같고요,
      다른 사람이 죄짓는 걸 보지 못한 주인공의 입장에서 철저하게 진행되고, 당연히 실체적 진실은 주인공이 무죄라는 걸 깔고 보는 영화 아닌가요? 카세 료가 정신병이라도 앓고 있는 게 아니라면; 마지막 나레이션 같은 걸 보면서도 애매하다고 생각하는 건 무리일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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