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어제 일을 보고 떠오른 두가지 경험.

 

1.

회원수가 200명이 안되는 모 동호회에서 회장이 바뀌고 그에 따라 운영진도 바뀌고 나서 동호회 사이트 리뉴얼을 하였습니다.

회원수가 200명이 안되지만 그중에 하루에 한번이라도 접속하는 사람도 없고 올라오는 게시글은 하루 1개가 될까 말까..

그걸 운영진의 아는 동생의 친구라는 사람이 일하는 업체에 맡겼는데.. 서버 호스팅 비용 포함해서 월 300만원씩 받아가더군요... 헐...

게다가 리뉴얼하고서 접속문제, 게시글 작성하고 나면 등록이 안되는 등 굉장히 문제가 많았어요.

운영진이 참다 못해서 왠지 이런 일을 잘 할것 같은 저한테 물어봤고, 그래서 그 업체에 전화했더니...

모든 문제는 그 업체에서 자체 개발하였다는 웹사이트 게시판이 아직 불안정해서.. 였습니다.

 

이정도 운영하는데 호스팅비용까지해서 월 300만원씩 받아가는게 정상적인 가격인가요?

제 느낌에는 잘 모르는 아저씨들 모르모트 삼아서 제대로 바가지 씌웠구나 하는 기분이었습니다.

하지만 곧.. 지갑에 여유가 많은 아저씨들의 모임이었으니 그정도는 회비에서 걷어서 젊은 IT 종사자들에게 돌아가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 하고 신경 껐습니다.

 

 

 

2.

듀게의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을 모금하자는 이야기를 보고...

제가 정말 열심히 활동하던 동호회가 있었습니다.

회원수는 만명급, 올라오는 콘텐츠의 양은 당시 기준으로 듀게급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루에 올라오는 글이 3~4페이지였고, 바낭글이나 짤막한 글은 메모장에 적었으니까요)

 

이 모임의 특성상 거의 매주 오프모임이 1~2회씩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오프모임에 나와서 통성명하고 적어도 한달에 두세번씩 보다보면 친분도 생기고, 그러다 보면 운영진이 힘들어하면 모른척하기 힘들어지죠.

동호회장은 평범한 직장인이었고, 그 밑에 총무는 온라인 쇼핑몰을 하는 사람이었는데, 거의 자기 업무시간의 1/3넘게를 동호회 관리하느라 투자하였으니까요.

그래서 1년에 3만원씩 내는 유료회원제도를 만들었고, 200명 정도가 참여를 했습니다. 그래봐야 600만원... 게다가 이 돈은 운영진이 맘대로 쓸 수 있는 돈이 아니라 회계처리를 확실하게 해야 하는 돈이죠.

 

또한, 무료로 와서 놀고 가는 사람들과 돈을 내는 사람들과는 어떻게든 차별화를 해줘야 할 의무랄까 그런 압박이 오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유료회원용 모자를 제작하고, 또 정말 좋은 조건의 한정 공동구매 같은걸 할땐 유료회원들에게 먼저 오픈해주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료회원들의 '민주화' 요구는 거세졌습니다.

 

민주화 요구측에서는 '이정도 인원이 모였으면 더이상 동호회장이 혼자 만들어서 키운 모임이라고 할 수 없다. 운영위원회를 만들고 회장도 민주적으로 선출하자' 라고 하였고...

운영진 측에서는 '뭔소리냐.. 우리가 만든 놀이터에 와서 놀다가 갑자기 사람들이 많아 졌으니 놀이터를 내놓으라는게 말이 되냐' 라고 맞섰습니다.

 

그렇게 길고 긴 싸움을 벌였지만 결론은 운영진측에서 민주화(?) 요구를 하던 핵심멤버들을 잘라버렸고, 그쪽을 지지하던 사람들과 그 모습에 실망한 사람들은 우르르 나가버렸고, 지금은 그냥 흔하게 볼 수 있는 '온라인 공동구매 카페' 가 되어 버렸다능...

개인적으로 4년을 열성적으로 활동하던 모임이라 그 모습을 보고나니 더 이상 온라인 기반의 모임활동에 열과 성을 다하는 것에 회의가 들게 되었습니다.

 

하여튼 그래서 듀나님과 듀게의 특성상 듀게라는 커뮤니티의 모임 운영비용을 모금(정기/비정기든) 하는건 어렵지 않을까 싶어요.

처음이 어렵지, 한두번 하기 시작하면 점점 모금이라는 방법을 쓰기 쉬워지고.. 듀게분들의 특성상 회계 처리 문제라던가 비용문제 등에 대해 '될대로 되라' 하고 조용히 넘어가진 않을 것 같거든요.  이것도 제 지레짐작이긴 합니다.

 

    • 저도 모금 방식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넷 게시판이 개인홈피에서 제공한 놀이터가 아니게 되는게 모금을 하는가, 구성원의 컨텐츠로 수익을 내는가 이 두가지 정도 라고 보거든요.
      듀게 정도면 실제적으로 벌점 누적에 의한 강퇴를 제외하면 거의 금지규정이 없는 자유로운 게시판이죠. 그럼에도 제법 까다롭구요.
      그렇기에 사람들의 요구가 별로 없는 편이지만 이것 저것 규정도 많은 게시판에서 모금을 하거나 또는 회원수에 비례해서 쏟아지는 컨텐츠로 수익이 나는 경우엔 회원들의 요구사항이 많아질 수 밖에 없죠.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정 게시판이 불안정한데 관리를 맡길 사람은 없다면-돈을 주고 맡기기엔 돈이 없다든가, 자원봉사자를 구하기엔 너무 일이 많다던가-결국 포탈에 카페를 만드는 방법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만들어 둔 카페도 있죠.
      카페도 설정하기에 따라서 지금 게시판처럼 가입하지 않아도 읽을 수는 있고 가입하려면 승인해야 하는 구조로 할 수 있을 거에요.
      아직은 일어나지 않은 일이니 그냥 대안의 하나지만요.
    • 저는 게시판 관리 유지보수가 간단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이제 많은 분들이 전보다 더 체감하셨겠지만...)
      포털에서 제공하는 클럽/까페 등의 플랫폼을 사용하는게 낫겠다고 생각합니다.
      반대급부가 분명히 있겠습니다만, 제가 생각하기엔 그 편이 가장 비용이 적습니다.
    • 근데 생각해보면 포탈서비스를 이용할 시에 지금의 구글광고 하나만 있는 것보다 깔끔한 레이아웃이 제공될지가 의문이긴 합니다.
    • "레이아웃이 덜 깔끔한 것"은 비교적 저렴한 비용이라고 생각합니다.
    • 저도 모임 운영비용을 모금하는 것에는 회의적이에요.
      대부분 사람들에게는 인터넷 공간을 이용하는 것에 대한 대가를 지불한다는 개념이 없거든요.
      제가 가끔 가는 커뮤니티도 늘어나는 서버비 감당이 어려워 자발적 모금을 받고 있기는 한데,
      실제 드는 비용에 비하면 터무니없는 수준이더라고요. 동접자 수가 수천에 달하는, 규모도 꽤 큰 곳인데.
      결국 실질적인 효과도 미미하고, 돈 오가는 문제다보니 말만 시끄러워지죠.
    • 초급 개발자 1인 한달 방통위 단가가 얼마인지 아시나요.

      아마 4백만원대일 겁니다. 호스팅 비용 포함 300만원이면, 1M/M (한달에 한명 투입이란 의미) 도 안잡았다는 겁니다. 시스템 운영비로 비싼 건 아닌 듯 한데요.
    • mad hatter / 초급개발자 1M/M 는 700가까이 하죠. 제 기억에 중급이 800이 전후 고급은 1000 가까이 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계약시 최소 30에서 많이는 70%까지 할인 들어갑니다.
      그리고 1번에 말한 사이트 같은 경우에는 월 5천원~만원짜리 웹호스팅에 제로보드를 써도 충분한 규모의 사이트였는데 월 300씩 1년 3600에 계약한건 제가 생각하기엔 과했습니다.
    • 조금 샛길로 새는 댓글 하나 드리자면,
      만약 어느날 듀나님께서, 익명의 회원이 게시판 운영비를 책임져주기로 했다는 내용의 공지를 올리시면,
      아,, 러시 이 사람이 드디어 로또 1등이 됐구나, 라고 생각해주세요.
    • 러시 / 전 회사 그만두고 세계일주 간다고 하면...(쿨럭)
    • 가라/ 할인율이야 천차만별이니 의미 없습니다. 초급도 연차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최저치라고 받는 단가가 저정도라는 얘깁니다.

      그 사이트의 규모가 뭐냐가 문제가 아니라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계약을 맺었느냐가 중요하겠죠. 어떤 문제가 생기던 지원이 되고 업그레이드를 해주고 등등 유지보수 계약이 제대로 되어 있다면 1M/M 투입 정도는 받아야 되는 게 아닌가 하는 게 제 생각입니다. 말씀대로 그런 정도 필요 없다면 일반적인 호스팅 계약만 맺어도 되겠고 그러면 가격이 싸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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