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보면서 이거이거 문제될 수 있겠다 싶었는데 역시나...
그런데 한편으론 저런 고민거리에 "사람이 사람 좋아하는 건데 뭐가 문제냐" 고 쿨하게 대답해 줄 수 있는 나라가
아직 지구상엔 없지 않겠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그것도 공중파 TV에서는 더더욱이요.
사람들 개개인의 마음가짐이 호모포비아를 벗어나서 저런 표현이 무의식에서라도 쓰이지 않게 되는 게 좋겠지만
아마 인종차별이나 계급사회를 처음 타파했을 때 그랬듯이 법적인 규제를 가하는 게 좀 더 빠르지 않겠나 싶기도 합니다.
그래서 동성애 차별금지법안이 필요한건데 말이죠. 흠
첨에 편지가 두사람 모습을 가리길래 비공개할줄 알았더니 바로 애 얼굴 나오길래 좀 놀랐어요. 이건 자신의 커밍아웃인가 제작진의 아웃팅인가 싶고. 그러고 그 "정상적인" 자막에 한번더 놀랐죠. 그들의 상담에서 정답이나 깊이를 기대하는건 아니지만 민감할 수 있는 문제를 굳이 방송에 냈어야 했나 싶었어요.
저는 조금 다르게 생각하는데요. 제작진의 접근법이나 자막이 문제였던 거지 그 자체는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우선 상담내용 자체가 커밍아웃의 성격을 띠지 않았고(아직까지는 여자가 더 좋지만 남자가 뽀뽀를 해도 기분이 좋아서 헷갈린다는 거였죠), 이윤석의 조언은 그 내용 안에서 실질적인 성격의 것이었죠.
이 상담 포함해서 어제 기획 자체가 무리수였어요. 물론 애들 허락 받고 내보내는 거였겠지만, 얼굴, 이름, 학교까지 다 공개되고 몇 분 얼굴 맞대고 말 주고 받는 걸로 형님 운운하는 게 가소롭다고밖에. 남격이 원래 그런 성향이 있긴 하지만, 자기만족적인 기획도 이 정도면 너무 노골적이라 보기 민망해요.
상담이라는 특성상 사람마다 다르게 대할 수 밖에 없는 거고 당연하게도 그건 절대적인 내용이 될 수 없는 것이지요. 동성애 문제가 상대적으로 더 민감한 문제이긴 합니다만, 이런 식으로 따지자면 여학생에게 '세상엔 예쁜 여자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표현을 사용한 이경규의 상담 또한 문제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기사에 나온 방식대로 치환을 하자면 '결국 해당 여학생에게 예쁘지 않다'는 말을 직접적으로 한 게 돼버리니까요. 문제를 삼자면 상담이라는 것 자체를 방송 아이템으로 삼은 걸 문제시하고 싶지(오프닝에서 이경규도 농담삼아 이야기했지만, 사실 나이라는건 그냥 거져 먹는게 맞죠. 다만 경험이 있을뿐. 경험의 폭이 한정된 사람들에게 공식적인 상담을 시킨 것 자체가 무리수일지도 모릅니다), 개개인을 눈 앞에 두고 상대하면서 이야기한 발언들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재단하고 싶지는 않아요.
조심스럽지 않은 단어 선택을 무시할 수 없다면, "○○는 그런 케이스가 아니겠..냐는 생각이 들어"라는 이윤석의 조심스러운 접근태도와 기사에 나온 자막 중 <일시적인>과 함께 나온 '살면서 흔히 겪는 일시적인 과정<일수도> 있다'라는 부분은 왜 무시하고 있는지 의문이네요. 제대로 된 접근이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겠지요. 하지만 호모포비아 이야기가 나올만한 방송은 절대 아니라고 봅니다.
말이라는게 날카롭게 하면 할수록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무지/실수를 저지른 자와 직접적인 혐오자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조심스럽지 못한 부분에 대한 지적과 함께 노력한 부분에 대해서도 함께 고려 됐으면 합니다. 세상의 올바른 균형을 맞추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면 이런 부분에 있어서도 균형을 맞추고자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제 경우는 기사에 나온 상담내용과 관계없이 '일반인의 TV출연, 더군다나 미성년자'과 '상담'이라는 부분에서 이 아이템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