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고양이가 사람을 반기나요?

요즘 이 녀석들이 제가 아침에 문 열고 나오면

반갑다는 듯이 저에게 달려옵니다.

제가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나오면 어서 사료를 투척해주라는 눈빛을 날립니다.


오늘은 여친이 사온 삼겹살을 포장도 안 뜯고 집에 들어와서 물고 나가다

저에게 딱 걸렸거든요.

그런데 한 녀석이 제가 서 있는대도,

겁도 없이 그걸 가져가려 또 들어오는 거에요.


제가 큰 소리로 겁을 줬는데, 그때 뿐이고

4,5번이나 계속해서 들어오려고 하더군요.


생삼겹살을 고양이가 좋아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길고양이가 겁도 없이 날로 대담해지네요.


사료를 괜히 줬나 하는 생각이 요즘 드는 것이,

애네들이 저에게 조금씩 길들여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제가 나오는 시간대에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이나,

부엌에 제 인기척이 나면 울어대는 것이나,

이제는 제법 제 가까이 오는 것이나,

서로에게 길들여지는 것은 그것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어찌되었든 참 무서운거에요.


요즘 살짝 고민중입니다.



    • 음, 길고양이가 사람을 따를 때에는 임신했을 가능성이 높아요. 지난 글 사진을 보니 고양이가 여자아이네요. 배가 불룩한지 확인해보세요. 그리고 그 아이는 이미 어느 정도 님께 정을 붙인 것 같은데, 밥은 가끔이라도 챙겨주는 게 나을 것 같고요. 너무 잘 해주시면 다른 사람을 겁 없이 따르다가 해코지 당할 수 있으니, 이제부터라도 친한 척은 외면하시고 밥만 챙겨주는 선에서 돌봐주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좋은 일 하시네요.
    • 진짜 책임지실거아니면 먹이주지마세요. 그럴수록 더살기어려워져요
    • 로동님 말씀대로 밥은 주시되 마주치지 않도록 조심하시면 좋겠어요.
      저도 제가 밥주는 냥이 얼굴 한 번 못봤어요.
      밥그릇이 비워져있으니 채워줄 뿐.
      그야말로 밥셔틀 역할에만 충실하고 있지요.^^

      요즘처럼 음식물 찌꺼기조차 분리통으로 싹싹 들어가는 때에 한겨울이라는 혹한기까지 겹치니 도대체 녀석들은 어디서 무얼 줏어먹고 살며
      어디서 자는지 궁금해요.
    • 저는 말 그대로 투척하고 휙 돌아옵니다. 한번은 실수로 고양이 머리를 맞힌 적도...
      (사료를 종이에 싼 거니까 아프진 않았을 거예요;)
    • 밥만 챙겨주세요. 그리고 사실 밥 주는 사람을 좀 따른다 해도 길냥이가 다른 사람에게도 들이대는 경우는 거의 없을 거에요. 하다못해 집에서 사는 애들도 주인 이외의 사람은 경계하는걸요. 요즘처럼 추운 겨울에 음식물 쓰레기도 구하기 어려운데 밥 주시는 정도는 괜찮을 겁니다. 책임지기 어렵다고 생각되시면 밥만 주고 거리를 유지하세요. '아주 안심할 수는 없는 사람' 이라는 인상을 주시는 정도로요. 도시는 산이나 들판이 아닌 만큼 먹이를 주지 않는다고 스스로 사냥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러나 저러나 살기는 팍팍한것이 길냥이의 묘생이니까요. 보통 15년 사는 애들이 길에서는 2~3년 산다잖아요.
    • 먹을 것 있어 보일 때만 친한 척 합니다.
    • 고민이 되실만도 해요. 처음엔 안쓰러워 조금씩 줬을 뿐인데 고양이가 자신을 따르면 생각지도 못한 책임감이 생기게 되니.
      집까지 들어오는게 신경이 쓰이시면 밥주는 곳을 옮기는건 어떨까요. 지금 주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으로 따뜻한 보금자리 만들어주시고 밥만 주러 왔다갔다 하시면 점점 뜸해질지도... 사료맛을 본 녀석들이니 사료는 계속 주는 쪽으로 마음을 굳히셨으면 합니다.
    • 간혹 사람 잘 따르는 애들이 있더라구요, 사람한테 키워지다가 길냥이가 된 건지.. 저희 오빠 자취방 근처의 고양이는 저랑 저희엄마를 처음 보자마자 와서 부비대고 냐옹대고 T_T 애교가 철철.. 오빠도 한동안 사료랑 물이랑 챙겨주고 했는데 학교 졸업하고 곧 이사나올 입장이라 (나중에 이사올 사람은 고양이를 싫어할 수도 있고 곤란해질 수도 있어서) 계단에 사료랑 물만 놓고 비어있는지만 확인하더라구요. 늦달님 말고는 챙겨주는 분들이 안 계신가요? 예전에 동물농장인가에서도 길냥이 한 마리가 동네주민들의 챙김을 돌아가며 받아서 서로 메시지를 교환하는 편도 있고 저희오빠 동네에도 밥 챙겨주는 사람, 씻겨주는 사람 등등이 꽤 여럿 있다더라구요.
    • 여러분의 조언 감사합니다.
      조언대로 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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