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아침 당황 -당황 레벨1

지하철 근방 가판에서 커피를 샀어요. 돈을 치르는데 쥔 아저씨가 굉장히 따사로운 얼굴로 저를 바라보시는 겁니다.

"방은 따숩고?"

에?

분명히 들었어요. 방은 따숩고? 라고 하는 걸. 출근 시간이라 근방에 사람이 있긴 했지만 거기서 물건을 사고 있던 사람은 저뿐이었죠. 잠깐이지만 눈도 맞추면서 이야기했고. 하지만 안면이 있는 사람도 아니고, 그 전에 무언가 이야기가 오갔던 것도 아니라서 저는 잘못 들었겠거니 저 편한 대로 생각하고 묵묵히 거스름돈을 지갑에 넣었죠.
종종 이어폰 끼고 통화하는 사람에게 대답했던 아픈 기억도 있고.

"방은 따숩고?"

목소리가 커집니다. 이번에는 못 들은 척 하려던 것이 아니라 당황해서 얼른 대답을 못 했어요. 방? 방이 뭐지? 나한테 방이란 게 있던가? 여긴 어디? 나는 누구?

"방은 따숩고오?"

버럭!

지하철 출구에서 나오던 사람들이 가판대를 주목합니다. 목소리 진짜 크셨어요;

네. 제 방 따셔요 아저씨. ㅠ_ㅠ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날이 추우니까 어젯밤에 따뜻하게 잘잤냐 하는 인사같아요. 옛날에 엄마가 할머니께 하던 인사처럼
    • ㅎㅎㅎ;;; 전 지하철에서 이상한 사람을 만나서 대화한적이 몇번 있지요.
      열심히 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노숙자 아저씨/할머니 라던가 ;_;
    • 엄마가 할머니에게....할머니에게....할머니에게....할머니에게.........OTL
      전 껌 파는 아저씨가 제게 자일리톨 껌 하나를 주신 기억이 ^_ㅠ 불쌍하게 생겼나봐요.
      • 아니 그저 예사롭게 하던 인사였다는 말이었어요. 아저씨가 옛날분이신가봐요;
    • 전 어릴 때 화장실 가는데 주인 할배가 마요네즈 유리병 처럼 큰 병을 하나 주더라는. 선물인가 싶어서 갸웃거리니 거기다 오줌 받아달라더군요. 다음날 오줌마늘짱아찌가 주인네 현관 앞에 다소곳이...
    • 안녕핫세요/저런, 껌값을 안 주셨군요...
    • mockingbird / 까서 주셨는데 서비스 차지도 쳐드려야 될까요;;;;
    • 셜록???? 셜록??? 진짜예요? 여기는 어디? 나는 누구? 태평성대 주인공 할아버지같아요 (맞나 태평성대)
    • 셜록/ 무슨 얘긴지 이해가 안 돼요.
    • 셜록/근데 그거 머...먹는 건가요 (소심)
    • 셜록 / 주인 할배께서 오줌 건강법 뭐 그런거에 심취하셨던건가요...
    • 그럼요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레옴/ 아마 그런 듯해요.
    • 시킨 메뉴나 입고 가신 옷 같은 게 우연히 맞아서, 접선 대상으로 보신 거 아닌가요?
      "방은 따듯한데 너무 건조하네요." 등으로 대답하면 벽인 것 같았던 곳에서 문이 열리고.
      국정원에 신고하세요.
    • 크, 이거 진짜 웃기네요.
      저도 아마 그 아저씨만의 인사라는 생각이 드는데...

      레벨1밖에 안 되나요? 좀 쎈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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