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의 경우.

 

아래글 보고 예전 생각이 났습니다.

오래 사귄 여자친구였는데 그녀는 기본적으로 팔이 심하게 안으로 굽는 성향이었어요.

가족의 일이라면 만사 제쳐두고 챙기는. 본인은 월급 아끼느라 대학가 보세 옷집에서 싼 옷들만

사입으면서도 자기보다 더 잘 버는 오빠와 남동생에게 수십만원짜리 브랜드 점퍼를 막 사주는 그런 타입이었죠.

물질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심적으로도 자신보다 늘 가족을 먼저 챙기곤 했습니다.

 

오랜 기간 그런 여자 친구 옆에 있다보니 자연스레 약간 서운한 감정이 들기도 했습니다만

가족에게 하는 건 제가 뭐라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런 성향이 가깝게 지내는 초등학교 동창 남자애들에게까지 적용되더군요.

 

당시 그녀와 가깝게 지내던 남자 동창이 두 명있었는데 그 친구들을 챙겨주는 게 남달랐습니다.

가족들에게처럼 물질적으로 뭘 해주고 그런 건 아니었는데 어떤 얘길하다보면 유난히

그 친구들을 두둔하는. 한 번은 그때문에 제가 한소리 했습니다.

내 앞에서 그렇게까지 걔들을 두둔하는 이유가 뭐냐고.

 

그랬더니 하는 소리가 저와는 언젠가는 헤어질 수도 있지만 그 친구들은 초등학교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관계가 이어진 것 처럼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그들은 '자기사람'이라는 표현을 써가면서.

평소 트러블이 많다거나 밍숭맹숭한 사이가 아니고 오랜 시간 다툼없이 서로를 잘 챙기며 하하호호 하는 사이었기에

여자친구의 그 말은 무척 충격적이었습니다. 뒷통수를 후려 맞은 듯한 느낌.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성향또한 여자친구의 개성일 뿐인데 괜히 제가 확인하려고 긁어 부스럼 만들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사람 성향이 원래 그런 건 어쩔 수 없잖아요. 서운하더라도 나 역시 여자 친구에게 100% 만족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아니었기에 그냥 피해가는 지혜가 필요했던 건데 그땐 어려서 그걸 깨닫지 못했던 게 후회되더군요.

만약 그런 지혜가 있었다면 지금은 정말 남이 된 그녀에게 조금 더 괜찮았던 기억만을 남겨줄 수 있었을텐데.

 

그러니까 이 얘긴 남녀관계에서 모든 걸 확인하려들면 결국 피곤해진다는 얘기

 

 

 

 

    • 너랑 나랑 헤어지면 남이다_ 와 같은 진실은 너도 알고 나도 알지만 같이 알 필요는 없어요
    • 속은 그렇다해도 그런 말은 안했으면 좋았을텐데. 전 아무리 생각해도 솔직함은 미덕이 아닌 것 같아요.
    • 이기적인 성격이라고 봐지네요.
    • 그런 관계에서는 결혼까지는 가야지 역전 현상이 일어나는 거죠. 그냥 사귀는 사이에서는 예전 여친 분의 말이 정답일 겁니다. 남자이던 여자이던 간에요. 단지 그걸 굳이 확인하면 서운한 감정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겠죠..
    • 저도 솔직함은 미덕이 아닌 거 같아요. 그게 사실이 될 지언정 굳이 입밖으로 표출할 필요도 그런 기분을 들게할 필요도 없는 거 같아요. 9와 숫자들도 말하잖아요. 거짓말이라도 상관없다고 ㅎㅎ
    • 맞아요. 굳이 확인할 필요가 없는 문제였던 건데.
      여친의 성격도 여우는 아니었던 거죠.
    • 적당히 위선적인 사람이 좋아요. 솔직한 사람은........너무.......;;;; 그 왜 그런 사람들이 그러잖아요. 자긴 뒤끝없다고
    • 둥글둥글/저도 적당히 위선적인 사람이 좋아요. 뒤끝없고 솔직해서 그렇다면서 하고 싶은 말 다 하는 사람들에겐...너는 뒤끝없을지 몰라도 네 솔직함 때문에 나는 뒤끝이 생긴단 말야! 라고 말하고 싶어요;
    • 그냥 이사람하고는 오래 갈것이다 하는 확신이 부족했던 거 아닐까요?
      저도 좀 더 어렸을 때 사귀었던 친구한테는 (말하진 않았지만) 그런식으로 생각했었거든요. 허나 지나고 보니 몇년씩 가던 친구관계도 환경과 생활반경이 멀어지면서 허물어지는 거 쉽고, 그렇게 했던 연애에는 스스로도 후회가 많이 남더라구요. 끝을 생각하고 하는 연애라니 이건 뭐 한 것도 아니고 안한 것도 아니고..
      지금은 사귀는 남자친구에게 무조건 올인하고 있지요. 그분도 어쩌면 조금 후회하고 있을 지도 몰라요.^^;
    • 둥글둥글, 난데없이낙타를 // 어느 책에서 봤는데 뒤끝이 없다는건 앞끝이 있는거래요...생각해보면 그렇지 않나요?? 할 말 다 하는게 앞끝인듯...
    • 아... 저도 좀 솔직한 편인데 앞으로 좀 덜 솔직해져야겠네요.
      그러고보니 언젠가 친구 하나가 제 앞에서 발끈했던 일도 있었어요. 이걸 이제야 깨닫다니. ㅠㅠ

      사과꽃// 확신과 의지는 있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죠. 지금은 후회할 틈도 없을 거예요. 애 키우느라 바빠서. ㅎ
    • 예젼 애인분이 연애를 인간 관계 카테고리에서 떨어뜨려놓고 생각하는 타입이셨나 봅니다. 저도 예전엔 좀 그런 경향이 있었는 데 살다보니 가족도 친구도 마냥 내 사람만은 아니더군요. 연애 상대와 친구와 가족은 다른 거 라고 생각하는 것 까지는 사람마다 다르니 뭐라 할 수는 없지만 그렇게 생각하면서 차등을 두는 걸 겉으로 티를 내는 건 요령 부족 내지는 배려 없음 이기는 합니다.
    • 어떤 이야기냐도 관건이라고 생각해요.
      저같은 경우 친구에게 소개시켜줬는데 친구가 "그 사람 뭔가 이상해. 헤어지는게 좋을 것 같애."라고 말한 걸 남친이 보곤, 친구가 왜 헤어지라 마냐 말하냐면서 저에게 그 친구와 절교하라더군요. 그래서 제가 너와 헤어져도 그 친구와 이런 일로 절교할 수 없다고 한 적이 있어요.
    • 저도 그런 사람과 사겨본적 있는데 그런 사람들이 연애에 실패하는 이유가 바로 그런 마음가짐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 쿨하게 솔직한 것하고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고 거르지 않고 말하는 것은 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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