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하신 상황 (유령과 괴물이 된 아내와 아들을 아무 일 없다는 듯 받아들이는 상황)은 감독 본인도 유머러스하고 많이들 웃을 거라고 예상하며 연출한 건데, 한국 관객들이 그 장면에서 웃지 않고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오히려 의외였다는 걸 아피찻퐁이 인터뷰를 통해 말한 적이 있습니다.
한국의 관객들이 웃을 수 있음에도 참는 이유가 뭘까 추측해보면, 자기가 이런 위대한 (진짜 위대하다는 게 아니라 깐느 수상, 권위있는 평론가의 호평 등이 작용한 후)영화를 못 알아보고 엄숙한 분위기(라고 오해)에서 그저 웃어버리는게 아닌가 싶은 부담감이나 두려움이 작용해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작품을 감상하는 데 있어 남들 눈치나 보는 경우가 흔하긴 하니 이해가 되긴 합니다. 한국 사람들이 그런 면이 좀 있으니까요.
유머라는 게 꼭 '하하하'하고 웃어야만 유머간요. 그 유머가 어떤 종류냐에 따라 속으로만 웃을수도 있고 겉으로 표현할 수도 있는 거죠. (게다가 영화관 분위기도 너무 조용하고 사람도 몇 명 없었으니깐요.) 전 유령과 괴물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그 장면이 인상깊긴 했지만 특별히 큰 유머를 느끼진 못했는데 다른 관객들도 웃지 않은 이유가 남이 자길 어떻게 생각할까 눈치보느라 그런 것 같진 않아요. 다른 나라/문화권에서는 그 장면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한국에서는 아핏차퐁이 만들었든, 심형래가 만들었든 그 장면을 보고 크게 웃을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던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