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 남는 명절날

신정 구정 하던 시절 이야기입니다.. 


신정 연휴가 연 사흘이 되다 보니 회사다니시던 고모부들은 늘 신정연휴때 할아버지를 찾아와 뵈었습니다. 그때 일인데 그때 저희 집에 증조할머니께서 살아 계시던 시절이


었죠. 물론 저희 집에서 그때는 사시지 않고 할아버지 고향집에서 작은할아버지께서 모시고 사셨습니다. 그때 연세가 80대 후반이신데 이가 다 빠지셔서 발음이 엉망이셨던


거 빼곤 꽤 정정하셨죠. 그렇지만 세월 앞에선 장사가 없듯이 할머니께서도 건강이 점점 쇠약해지셨습니다. 


어느해인가 설날 사흘 연휴때 이야긴데, (이 사건 둘이 그 연휴안에 다 일어난건지는 확실친 않습니다) 


그해 설에 둘째 고모는 만삭의 몸이었죠. 첫 딸을 낳고 이제 둘째 출산일만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고모 고모부 + 사촌들이 들이닥쳐서 명절 분위기를 한껏 내고 있었


구요. 거기다가 눈까지 흠뻑 쏟아진 신정 연휴 아침 작은 할아버지한테 전화왔습니다. '증조할머니께서 위독하시다고'. 본래 간병인 오래 하다 보면 간호사, 의사 뺨치는 안


목이 생기듯이 작은 할아버지께서도 오래 돌보다 보니 감이 있으신 거죠. 결국 그 자리에서 할아버지. 아버지 게다가 고모부들까지 모두 출동하셨습니다. 당시 그 동네는 거


리로는 가까왔지만 그린벨트에 묶여서 버스가 한 시간에 한대 올까 말까하던 외진곳이었고 효심에 불타시는 할아버지께서는 택시를 대절하시고 출동하셨죠. 남은 어머니와


고모 들은 마음의 준비를 하고 우리 꼬맹이들은 유일한 여동생 놀려먹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었구요. 


그리고 그날 오후에 '눈이 갑자기 왔는지 안좋으시다 좋아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돌아오셨습니다. 그날 돌아오시고 나서 이야기 들어보니 눈은 기록적으로 왔고 비포장 도


로 에서 결국 아버지와 고모부들이 차를 밀고 가면서 겨우 다녀오셨답니다. 그사이 둘째 고모부는 병원에 가신다고 했고 다들 멍 하면서 새해 둘째날을 보내고 있었는데 언


니, 동생의 출산을 도와주러 간 고모와 할머니의 전화가 왔습니다. '아들인데 순산했다고' 그리고 나중에 그 과정을 다 지켜보고 나신 둘째 고모부께서는 친구분들과 '기쁨의


한 잔'을 하시러 어디로 가셨단 이야기를 들은게 기억납니다. 참 그 날은 정신 없던 하루였죠. 시골 촌 까지 왔다 갔다 하고 다시 새 생명이 태어나고 아마 그날은 어른들 한


텐 깨나 정신살 사나운 하루 였다고 생각듭니다. 우리 꼬맹이들은 그런 상황을 다시 관찰자가 되서 서로 깔깔 대면서 웃으면서 이야기 했구요. 


그 후에 몇 번이나 눈만 와면 울리던 비상경보때문에 할아버지는 결국 협심증이나 그런 상황에 쓰시라고 그런 약을 사다 작은 할아버지한테 드렸죠. 그 후 집안은 돌아가실


때 까지 잠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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