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형래씨의 롤모델은..

심형래씨의 상황을 얘기할때 비교되며 자주 거론되는 인물은 일본의 희극인 겸 영화감독,배우인 '기타노 다케시'더군요.


영화스타일이나 상황이 전혀 다른 두사람인데 선상에 오르는 이유는 다름 아니라 영화가 좋으면 희극인이든 정치인이든 관객은 상관하지 않는다.라는 점을 말하다 보니 엮이는것 같아요.

심형래씨가 항상 하는 얘기인 '내가 코메디언이라 내 영화는 저평가 받고 있다'는 말에 반론하며 따라붙는 인물이죠.


사실 기타노 다케시는 포커페이스로 유명하고,그의 유머들도 상당히 엄숙한 편이지 않나요.영화 또한 굉장히 비장하고 진지하며 비관적인것들이 많죠.

여러면에서 심형래씨와 같은 선상에 두기 어려운것 같아요.


제가 생각했을때 심형래씨가 롤모델로 삼으면 좋을듯 싶은 왜국의 인물은 '마츠모토 히토시'인것 같아요.

이사람은 가키노츠카이등 성인취향의 일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오랫동안 활동하고 있는 유명한 코메디언이죠.

심형래씨는 슬랩스틱으로 그의 전성기를 이끌었고,마츠모토는 만담으로 지금의 명성을 쌓아왔으니 본업이 코메디분야에서 둘의 기교는 상당히 다를거에요.

그럼에도 만담 파트너에게 매번 맞는 역할을 맞는 마츠모토는 심형래의 어떤 이미지와 상당히 비슷한 구석이 많다고 느꼈어요.

약간 바보스럽고 엉뚱한 말들을 자주 하는 캐릭터인것도 그렇고,나사 풀린듯 조금 쉽게 보이는 사람이라 심형래씨가 간직한 어떤 접근하기 쉽고,동정도 가는 정서들에 가까운게 있죠.


심형래씨는 영화쪽으로 완전히 자신의 진로를 전향하면서 코메디를 그만두었지만,마츠모토는 몇십년간 계속 방송을 하고 있고,자신의 이름을 건 프로그램도 꽤 많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요즘 심형래씨의 감.이라는게 얼마나 날이 서있는지 모르겠어요.가끔 티비에 게스트로 출연하는 모습을 지켜보면 여전히 재밌긴 한데 레파토리는 반복되고,특별히 80~90년대와 달라진건 없어 보였거든요.

반면 방송의 끈을 놓치 않은 마츠모토의 방송을 보면 정말 촉이 좋고,시류에 걸맞는 유머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마츠모토도 영화에 관심이 있었는지 영화를 찍었었었죠.

07년도에 '대일본인'이라는 황당한 sf영화.

특별한 유전자를 지닌 주인공은 전기충격을 받으면 거대해져서 지구로 공급해오는 거대 외계인들에 맞서서 끊임없는 전투를 벌인다는 얘기였습니다.

페이소스로 가득한 영화인데 지구를 지키는 히어로는 현실세계에서 남루하기 그지없고,거대 외계인이나 거대해진 주인공이나 그 생김새나 전투나 우스꽝스럽기 그지 없기 떄문에요.

내용에 걸맞지 않게 생각보다 cg가 괜찮은 영화이기도 했죠.


구박받고 바보스러워서 슬픈 소시민에 대한 이야기와 어떤 b급 취향의 황당한 상상력이나 sf적 세계관.은 심형래씨의 그것과 참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마츠모토가 두번째로 만든 영화는 레슬러에 관한 영화로 알려져 있던데 이역시 황당한 스토리와 황당한 효과로 가득한 서글픈 느낌을 간직한 영화라고 하는군요.


마츠모토의 영화를 보면 특별히 아주 독창적이거나 대단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지만 시대를 잘 포착하고,잘 표현해 낸다는 생각을 들게 했습니다.

시류에 맞는 본인의 유머감각과 유치하고 황당한 취향들을 잘 섞어서 공감이 가고 흥미있는 영화를 만들어내는것 같아요.

규모가 큰 영화는 아니지만 이미지를 부끄럽지 않은 선에서 구현할 만큼의 욕심도 있고요.


방송을 접은지 오래된 심형래씨가 과연 요새 정서를 이해하고 교류할수 있는 코드를 간직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자꾸 애꿋은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돈키호테식으로 무미건조하게 따라가려는건 그런 시대를 풍미한 코메디언으로서의 자존감.보다 거대 비지니스의 선구자로서 더 큰 포부를 갖고 있기 때문인걸까요.


심형래씨가 여전히 고 촉.을 간직하고 있다면,꿈을 절충해서 롤모델을 스필버그 대신 마츠모토정도 삼고 영화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그럼 진짜 흥미로운 영화가 나올수 있을텐데.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 마츠모토히토시씨랑 심형래씨가 비슷한가요? 보케는 츳코미한테 맞지만 그게 슬랩스틱하고는 또 다르죠. 만자이든 방송진행이든 마츠모토씨는 기발한 말과 상황으로 웃기니깐요. 저는 심형래씨가 코미디언으로 최 전성기인 시절부터 별로 웃기지 않다고 생각했고 그건 슬랩스틱류에 대한 제 취향하고도 연관이 있어요. 반면에 제 취향에 따라 말로 웃기는 마츠모토씨는 많이 웃기시다고; 생각합니다. (아 그런 의미에서 가키노츠카이 이런 데서 막 맞고 그러는 건 안웃기지만요) 그리고 그의 영화들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부업"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대일본인이랑 또 뭐죠? 잠옷 입고 본인이 나오는 영화, 리뷰가 많이 안좋았던 기억이 나요.

      좋아하는 장르(?) 얘기라 좀 댓글이 길어졌어요오.
    • loving_rabbit/네.개그 스타일은 다르지만 캐릭터의 위치나 방식이 좀 비슷하다고 적었어요.
      어떤 개그스타일이 웃긴지,그렇지 않은지는 취향이니까..
      현재 심형래씨가 얼마나 웃긴지는 잘 모르겠지만 마츠모토는 굉장히 웃기다는것 동의하고 글에도 표현했어요.;;..방송들 보면 꽤 오래된 코메디언임에도 시대에 전혀 뒤쳐지지 않는 센스있는 유머로 가득해서 인상적이었죠.그게 영화에도 묻어나오는것 같고,애초 그런 감성들을 가지고 영화를 만드는것 같아서 심형래씨의 영화관도 그런식으로 자신의 코메디언 인생이나 캐릭터,(여전히 시류에 걸맞는 촉이 존재한다면)정서를 가지고 만드는 영화를 보고 싶다.는게 요지죠.같은 sf더라도 스필버그가 지향하는 sf적 상상력이나 스케일과, b급 아동물들과 페이소스가득한 캐릭터연기에 전념했던 배우가 그 밑천들을 두고 (아무래도 부족한) 환경과 자본을 더해서 만드는 sf는 방향이 달라야 할것 같거든요.후자는 제가 판단했을때 마츠모토에 가깝게 보였지요.
    • 마츠모토 히토시의 ' 대일본인' 은 상당히 재미있고 흥미로웠어요. 저와 제 친구들에게 예상치 못한 빅재미를 선사한 영화죠. 심형래의 영화에서는 재미를 못 느끼겠어요. 호기심과 흥미를 유발하지도 않고 이건 도대체 뭐지.. 싶을 뿐이죠.
    • 심형래와 마츠모토 히토시의 캐릭터는 전혀 다르죠. TV에서의 보케는 그 상황의 웃음을 위한 것일 뿐, 실제로는 그의 파트너만이 그에게 츳코미(머리를 때리는 등의)하는 것이 가능한 카리스마 게닝입니다. (오히려 타케시가 TV에서 코미디언으로 전성기였던 '효킨족' 시대의 바보 캐릭터가 심형래씨 캐릭터랑 더 비슷합니다.) 타케시가 '스승'급의 코미디언이라면, 마츠모토 히토시는 지금 현재 TV 권력 한가운데에 있는 거물인데다가, 실제 그의 전성기를 만든 작품들도 하드코어한 블랙 코미디로 유명하기 때문에 그를 쉽게 대하거나 전성기의 심형래씨처럼 나사 풀린 캐릭터로 인지하고 있는 대중은 아무도 없습니다; 코미디언으로는 타케시보다 그를 높게 더 치는 사람들이 더 많을 정도니까요. 주근깨님이 말씀하신 마츠모토 히토시의 - 시대를 읽는다는 스타일을 롤모델로 삼는 건 심형래가 스필버그를 흉내내는 것만큼이나 힘든 일이고, 그걸 힘들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가 재능의 차이도 있지만 심형래는 누구를 롤모델로 잡건,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는 한 영원히 이 정도의 작품밖에 못 만들 겁니다.

      그리고 두번째 영화 [심볼]은 레슬러라기 보다는, 설정상 방에 갇힌 한 남자의 이야기라고 보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덧붙이자면 최근엔 TV보다 더 영화에 중심을 두고 있고, 계속 영화를 만들 생각이랍니다.
    • 심형래가 바보/슬랩스틱 캐릭터로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에 실제로 롤모델로 삼았던 인물은 시무라 켄이죠. 시무라 켄의 바카도노 같은 캐릭터를 차용한 코미디를 상당히 많이 하기도 했구요. 마츠모토 히토시와 심형래는 캐릭터도 방송계에서의 위치도 상당히 다릅니다. 마츠모토 히토시는 전혀 새로운 스타일의 만자이로 세간의 주목을 끈 다음 곳츠에에간지 같은 콩트 코미디로 일본 오와라이의 역사를 새롭게 썼고 가키같은 방송에서 크리에이터로서의 마츠모토 히토시의 역량을 보여주기도 했죠. 마츠모토 히토시에 대해서 여러가지 평가가 있을 수 있고 저도 상당히 비판적으로 보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방송 프로그램 DVD를 수백만장 팔아치우고 '웃으면 안 되는' 시리즈 등을 통해서 크리에이터로 위치를 확립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부정할 수 없을 겁니다. 심형래가 코미디언으로 걸어온 길과 마츠모토 히토시가 걸어온 길은 전혀 다르다고 해도 무방할 겁니다. 마츠모토 히토시는 영화에 대해서도 텔레비전에서 콩트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으니 영화라는 매체로 오와라이/콩트를 하려는 것이라고 밝힌 적이 있죠. 심형래와 마츠모토 히토시는 영화를 통해 이루려는 것 또한 다른 것 같습니다.

      하여튼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마츠모토 히토시를 나사 풀린 바보 캐릭터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예민하고 날카롭고 두뇌 회전이 빠르고 시니컬한 사람이라고 보는 사람이 많을 겁니다.
    • 개그맨으로서 캐릭터의 유사성보다는 개그맨으로서의 '웃긴다'라는 점을 영화에서도 살려나간다는 부분을 지적하시려 한 것 같구요,
      문제는 ... 히토시씨는 끊임없이 변화하면서 자신의 개그'촉'을 갈고 닦으며 일종의 발전내지를 변화를 쉬지 않는 타입이라면,
      심형래씨는 개그맨으로서의 그런 발전과 변화를 따라잡거나 연구하길 관둔지 오래이고 지금도 별로 그럴 생각이 없어서보여서 ...
      아마 어렵지싶네요
    • 마츠모토 히토시의 두번째 감독작 <심볼>은 심하게 재미없어요. 정말 지루하고 무슨 이야기인지도 모르겠고 왜 만들었는지
      갑갑할 정도로. 기타노 다케시가 <자토이치>이후에 연달아 찍은 두편의 코미디 영화 <다케시즈>, <감독만세!>도 재미없는데
      이것보다 더 재미없어요 정말로. 심형래 감독은 이야기하고 싶지 않네요. gg
    • 문스타/ 시무라켄. 흥미로워요. 심형래-마츠모토의 간극보다는 심형래-시무라의 간극이 더 가깝다는 데 동의하고요. 그러나 시무라켄 역시 바보연기로 페이소스를 주지만 그러면서도 굉장히 날카로운 커멘트를 던지죠. 심형래씨는.. 어릴적 기억을 더듬어봐도 그런 이미지는 아니고 그냥 바보연기였던 것 같아요.
    • 심형래는 그냥 롤랜드 에머리히를 롤모델로 잡는다고 말하는 것이 본인 입장에서는 가장 안전한 발언일 겁니다.
      롤랜드 에머리히는 지능 좋은 심형래죠.
    • 심형래의 현실은 21세기에 떨어진 남기남일 뿐입니다.
    • 제발 이 분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찰리채플린, 기타노 다케시 드립 좀 그만 했으면 합니다.
    • 헐 남기남 감독은 심형래보다 100배는 영화를 더 잘 만들잖아요 ㅠ
      심형래가 남기남만큼만 만들었어도 이 정도 욕은 안 먹었을 듯
    • 영화를 예술로 안보고 기술 내지는 산업으로만 보는 감독입니다. 어떤 스토리 텔링을 하거나 감동을 주려고 하는 게 아니라 헐리우드 주류 영화가 갖고 있는 외적인 요소에 치중할 뿐입니다. 즉, 제작자 성향에 더 맞을 뿐 감독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 그러게요. 애초에 좋은 영화를 만드려기 보단 좋은 돈벌이를 만드려는 마인드던데 이런 조언들이 통할까요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4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38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48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5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0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1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6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8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4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29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3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6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6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2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5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