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감독의 우승 자체를 폄하 하고 싶은 생각은 없으나, 과연 삼성이 00년 이후에도 2위 컴플렉스에 시달렸는가, 는 별개로 생각해야죠. 02년 우승을 선감독이 시킨건 아니잖습니까. 대구/삼성의 올드팬들이 왜 선동열을 까댔는지, 거기엔 능력 자체의 문제보다도 소통의 부재와-자존심이 워낙 강한 양반이어야죠-좋게 말하면 스타일, 나쁘게 말하면 고집이 너무 세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수줍은 저격자/ 우승은 이미 코감독때 했습니다. 그 전 한국시리즈 제외하면 85년에 김영덕 감독이 전후기 싹쓸이로 우승도 시켜놨고.. 전 김응룡 감독 스타일은 좋아해요. 삼성 스타일로 우승시켜놨으니.. 개인적으로 볼때 선감독 스타일은 삼성하고 안맞습니다. 어쨌건 삼성이나 선감독님이나 둘 다 이번 헤어짐은 좋은 일이라고 봐요.
일단 만년 이인자에 머물던 삼성에게 우승을 안겨준 감독(코치)라는 것 만으로도 삼성팬들에게 평생까방권을 획득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하는데, 현실은 매일 욕만 처먹는 자리가 되었죠. 게다가 요즘 삼성선수들 보면 국대급 슈퍼스타도 없는데 그래도 근근히 성적 내주고 있구요. 야구스타일도 물론 이유중의 하나일 수 있겠으나 그간 댓글들 보면 다른 요인이 더 큰 듯 해서 더더욱 씁쓸.
Goodieyoung// 전 해태팬(기아도 사실 팬심은 없습니다)으로서, 김응룡이나 선동열은 같은 선상에서 보고 있습니다. 삼성에서 적장에게 우승을 맡긴거죠. 우승에 목말랐으니까요. 어차피 재미있는 야구를 추구하는 프런트였다면 선동열보단 이만수를 데려와야했죠. 아무튼 기대만큼의 우승횟수가 아니어서 그렇지만 뭐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고 보고 어차피 까이는 곳에서 야구하는 모습을 팬으로선 보기 싫죠. 그냥 해태는 사라졌으니 후신인 기아에서 감독을 하는게 낫죠. (프런트로 삼성에 남는 것도 영...보기 싫네요.ㅋ)
음... 전 좁은 야구판에서, 적군/아군의 개념자체가 좀 희미하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비유는 아닐지 모르나, 앞에선 열심히 싸워도 뒤에선 같이 사우나 가는 국회의원들 같은 느낌이랄까-_-;; 그래서 김응룡감독이 취임할때도, 아, 그냥 다른팀 감독하던 사람 오는구나라고 생각하고 말았죠(해태-삼성이 라이벌이라기보단, 해태-롯데가 라이벌이 되는 게 더 맞다고 보는지라...) 다만 김응룡 감독이 왜 삼성으로 왔으며, 선감독이 왜 '까이는 곳'에서 코치/감독 일을 하게 됐는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팀에서 잘해주는거죠;; 기아랑은 뭔가 말이 안맞았으니 그리 된거구요. 그리고 이건 추측성 발언일 수도 있지만, 그 "까는 말" (대부분은 인터넷..)에 선동열이 조금이라도 신경이나 썼으면, 그 자존심 강한 사람이 여지껏 얌전히 있었을까요.
선수 선동열의 위대한 커리어 앞에서 말을 잃곤 하지만, 지도자에게는 인간적인 감수성, 혹은 리더쉽도 엄청나게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고 보는지라, 그의 대화법은 참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그게 선수시절의 커리어에서 나온 자신감이라고 하더라두요. 에고가 너무 강력해서 깜짝 놀랠정도랄까..
선동렬 감독의 경질은 뜻밖입니다. 어짜피 대구 지역 야구 명문고 출신이 아니라 잘려나갈꺼라고 생각은 했지만 그래도 우승감독한테 이렇게 속전속결로 끝낼줄은 몰랐습니다. 전에 넥센 김시진 감독한테 '자리 비워줄테니 언제든지 오라'고 언질을 줬다는 이야기 들었는데 꼭 그가 아니어도 저렇게 한칼에 날려버리는 군요... 여담이지만 저렇게 팀을 운영하면 결국 90년대로 돌아가는거 아닌가 싶습니다.
올드 삼성팬인 저는 선동렬 전감독에게 호불호는 별로 없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지나친 불펜 야구에는 조금 불만이 있었으나(지나친 공격 야구, 수비 소홀 야구도 물론 싫죠), 해태 출신이라고 반대하고 그런 건 없었습니다. 김응룡-선동열이 해태 출신이더라도 우승을 가져다줬으니 고마운 면도 있고요.
제가 해태 출신 오는 것에 대해 별 생각이 없고 반발하는 사람들을 조금 특이하게 생각(국회의원 사우나 같은 얘기와 저도 일맥상통하게 보기에)하는 것과 같은 논리로, 이만수 감독을 원하는 시각은 지나치게 감정적인, 향수에 빠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만수를 내치고 하는 구단 프런트 문제 등에야 불만은 있죠. 하여간 그건 다른 문제고, 사실 이만수가 떠나있던 세월이 몇 년인데, 현실적으로 큰 충격과 혼란의 도가니가 될 겁니다. 장기 플랜으로 리빌딩 중이기도 했고, 갑자기 외부(라고 생각합니다 저는)에서 이만수 감독이 오면 다시 과도기로 가겠죠.
류중일은 최고의 선택입니다. 선동열과 달리 삼성맨이란 장점도 있지만, 그거랑 별개의 문제로, 11년간 삼성 코치 생활을 해왔습니다. 거의 수석 코치죠. 그럼 당연히 팀을 정말 속속들이 잘 알고 있겠죠? 리빌딩에 대해서도 플랜을 함께 해왔을 테고요. 완전한 삼성맨이며, 감독 교체의 충격이 가장 최소화될 것이며, 사실 능력도 인정받고 있죠. 국가대표 코치 붙박이기도 하고요.
선수 시절부터 쭈욱 가장 좋아하던 분이기에, 언젠가 당연스레 삼성 감독이 되실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튀는 성격이 아니셔서 별로들 예상못하셨는지? 좀 갑작스레 되시긴 했는데, 잘 이끌어주실 거라고 봅니다. 삼성 프런트 쪽의 일처리는 확실히 싫긴 합니다.